준결승 진출한 잉글랜드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준결승 진출한 잉글랜드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득점왕 후보 해리 케인을 앞세워 월드컵 본선 내내 한 수 위 전력을 보여준 잉글랜드가 스웨덴의 철벽 수비를 무너뜨리고 28년 만에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도 개최국 러시아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준결승에 안착했다.

잉글랜드는 8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스웨덴에 2-0 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의 최대 무기 세트피스의 위력을 보여준 해리 매과이어의 선제골과 스웨덴의 수비를 흔든 델리 알리의 추가골, 조던 픽퍼드 골키퍼의 연이은 눈부신 선방으로 만든 승리였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처음 준결승에 오른 1966 잉글랜드 대회에선 우승을 차지했고 1990년엔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24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도전했던 바이킹 군단 스웨덴은 결국 날카로운 잉글랜드의 창에 뚫려 월드컵 도전을 여기서 접게 됐다.

이날 잉글랜드는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고수하며 올라온 스웨덴을 맞아 경기 초반 날카로운 창끝을 감춘 채 탐색전을 벌이며 신중하게 출발했다.

다소 지루하게까지 느껴지던 팽팽했던 흐름이 깨진 것은 전반 30분이었다.

선취 골의 주인공 매과이어(6번) (사진=FIFA 제공)
선취 골의 주인공 매과이어(6번) (사진=FIFA 제공)

 잉글랜드 애슐리 영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스웨덴의 장신 수비숲을 뚫고 솟아올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굳게 닫혔던 스웨덴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매과이어의 A매치 데뷔골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스웨덴은 실점 이후 다소 흔들렸다.

후반 들어 스웨덴은 공세로 전환했다.

후반 2분 마르쿠스 베리가 날카로운 헤딩 슈팅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픽퍼드의 선방에 막혔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의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14분 델리 알리가 제시 린가드가 뒤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으로 골대 안에 꽂아넣었다.

잔뜩 기세가 오른 잉글랜드는 스웨덴 빅토르 클라손의 위협적인 슈팅도 다시 한 번 픽퍼드가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위기에 몰린 스웨덴은 에밀 포르스베리와 올라 토이보넨 대신 욘 구이데티, 마르틴 올손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마르쿠스 베리의 슈팅 역시 픽퍼드가 쳐내는 등 픽퍼드는 여러 차례 스웨덴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결국 승리의 여신은 잉글랜드의 손을 들었다.

러시아를 승부차기로 꺾은 크로아티아 대표팀 (사진=FIFA 제공)
러시아를 승부차기로 꺾은 크로아티아 대표팀 (사진=FIFA 제공)

한편, 이번 대회 선전한 개최국 러시아는 크로아티아를 맞아 선전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정규시간 90분을 1-1로 비기고 연장 전,후반에도 한 골씩을 주고받은 후 승부차기에서 4-3 한 골 차로 갈린 피 말린 승부였다.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준결승 진출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 출전한 월드컵이었던 프랑스 대회에서 크로아티아는 득점왕 다보르 수케르의 활약 등 돌풍을 일으키며 3위를 차지했다.

후 세 차례의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러시아에서 1998년의 영광 재현에 나선다.

면 '꼴찌의 반란'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던 러시아는 48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긴 채 대회를 마쳤다.

IFA 랭킹이 50계단이나 차이 나는 20위 크로아티아와 70위 러시아의 대결이었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점유율은 크로아티아가 60% 이상 가져갔지만 첫 슈팅도, 선제골도 러시아의 몫이었다.

전반 31분 러시아 데니스 체리셰프가 아르템 주바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후 페널티 아크 바로 바깥쪽에서 벼락같은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던 체리셰프의 이번 대회 4호 골이다.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모드리치 (사진=FIFA 제공)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모드리치 (사진=FIFA 제공)

러시아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일격을 맞은 크로아티아는 공격의 속도를 올려 실점 8분 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9분 마리오 만주키치가 왼쪽에서 돌파하다 정면에 있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줬고 크라마리치는 헤딩으로 방향을 바꿔 골대로 꽂아넣었다.

다시 찾은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크로아티아가 공격을 주도했으나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두 팀 모두 16강에서 승부차기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터였지만 상대적으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더 지쳐보였다.

크로아티아는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연장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도마고이 비다가 루카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넣었다.

크로아티아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 했던 연장 후반 10분 러시아가 페널티 박스 모서리 바깥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마리우 페르난지스의 헤딩 동점골로 결국 승부차기에서 결과가 갈리게 됐다.

승부차기에서 러시아는 첫 키커인 표도르 스몰로프와 세 번째 키커인 마리우 페르난지스가 실축했다. 크로아티아는 두 번째 키커 마테오 코바치치가 실축하면서 마지막 키커를 남겨놓은 채 3-3 동점이 됐다.

부담감을 가득 안고 나선 이반 라키티치의 슈팅은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고, 크로아티아는 길고도 치열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크로아티아 에이스 모드리치는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맨오브더매치)로 선정됐다.

크로아티아는 스웨덴을 꺾고 4강에 선착한 잉글랜드와 12일 결승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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