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연장 혈투 끝 크로아티아에 1-2 역전패

결승 진출에 실패한 잉글랜드 (사진=FIFA 제공)
결승 진출에 실패한 잉글랜드 (사진=FIFA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준결승에서 패하며 52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우승 트로피와 함께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던 꿈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됐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키런 트리피어의 선제골로 앞서다 1-1로 동점골을 허용한 뒤 연장 후반 4분에 나온 마리오 만주키치의 역전 결승 골에 당하며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터진 키런 트리피어의 그림 같은 프리킥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을 때만 해도 우승을 차지했던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52년 만의 월드컵 결승 진출 꿈이 무르익는 듯했다.

잉글랜드는 전반까지만 해도 60%대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전반을 1-0 리드로 마쳐 결승행 티켓 획득 기대감이 컸다.

전반, 트리피어의 프리킥 골 상황 (사진=FIFA 제공)
전반, 트리피어의 프리킥 골 상황 (사진=FIFA 제공)

앞서 8강에서 스웨덴을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을 때 '축구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다르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199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1990년 이탈리아 대회 4위를 빼고는 결승 문턱에 가보지 못했던 터라 이번이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털어낼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결승 진출 꿈은 크로아티아의 투혼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후반 초반까지만 해도 잉글랜드의 공격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을 비롯한 선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6골로 득점왕 기대를 부풀리는 케인의 2경기 연속 득점포 침묵이 뼈아팠다.

스웨덴과 8강전에서 골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케인은 크로아티아와 4강전에서도 몇 차례 득점 찬스가 있었지만 끝내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특히 전반 29분에는 케인이 제시 린가드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고도 두 차례 이어진 슈팅이 모두 상대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의 선방에 막힌 게 결정적이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만주키치 (사진=FIFA 제공)
결승골의 주인공 만주키치 (사진=FIFA 제공)

잉글랜드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크로아티아의 반격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3분에 나온 이반 페리시치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연장 후반 4분 만주키치의 결승 골로 2-1 승리를 거두는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반에 선제골도 넣었고 기회도 많았지만 후반 동점 골이 우리를 당황하게 했다. 좀 더 공격적으로 다가갔어야 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이어 "후반 들어 공격 주도권을 다시 찾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우리는 추가 골이 필요했는데, 흐름을 잡았을 때 끝내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우승 도전이 좌절된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 3-4위 결정전으로 대회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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