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수영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재점화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킴엔 탕 S&P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 상무는 12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열린 '트럼프-김정은-시진핑 정책 역학관계와 한국 및 중국 신용시장 영향' 세미나에 참석해 미‧중 무역전쟁 파급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탄 상무는 "순수출이 중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작고 미국도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을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입할 수 있는 점에서 물가 영향 등이 없을 것"이라며 무역전쟁 당사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이나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수출 둔화 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12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S&P 초청 트럼프-김정은-시진핑 정책 역학관계와 한국 및 중국 신용시장 영향' 세미나에서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유담 기자)
▲ 12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S&P 초청 트럼프-김정은-시진핑 정책 역학관계와 한국 및 중국 신용시장 영향' 세미나에서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수영 기자)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은행과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비교한 결과 순수출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수년째 20~40% 수준으로 중국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한국 경제는 여타 신흥국과는 달리 경제 재정건전성 등이 차별화돼 금융불안에 대응력이 있지만, 무역의존도나 금융개방도가 여타 신흥국에 비해 높은 점을 보아서는 안심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에 대해 당사국이 신중하게 대응해 어느 시점에선 타결을 볼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경쟁관계에 있는 점을 보아 취약한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등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탄 상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불러일으켜 신흥국의 자금 유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주요 수출품인 휴대전화나 컴퓨터 메모리 모듈, SSD 저장장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기도 해 추후 무역전쟁 확대로 해당 품목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반도의 신용 문제와 관련해 탄 상무는 "북미정상회담이 긍정적인 요인이긴 하나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이 감소하거나 북한과 한국의 경제 및 사회적 격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축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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