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산 숲에 들면 참으로 신비롭다. 새삼 경이로움을 느낀다. 요즘 세상살이가 부쩍 힘들다. 복잡다기한 세상사 이런 저런 일들로 얽히고 설 켜 삶이 더욱 처절하고 고단하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짜증이 절로난다. 때때로 울화가 치밀고 답답해지기도 한다. 의욕이 넘쳐날 밀레니얼신세대를 비롯한 2030세대젊은이들조차 힘겨워한다. 맘먹은 대로 무엇 하나 제대로 되질 않는 오늘의 세태(世態)가 그러하다.

특히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니 그럴 수밖엔 없다. 꽉꽉 막히고 구만리 기나긴 앞날을 헤쳐 나갈 길에 마땅히 대처할 방안이 없단다. 답답하고 우울하며 암담하기만 현실 앞에 힘겨워 할 수밖엔 없다.

만리장성과 같은 기나긴 스펙이란 뜻의 ‘만리장스펙’이란 신조어가 생겨나 청년의 슬픈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많고 많은 스펙’을 아무리 쌓아 봐도 소용이 없단다. 하물며 중장년세대들은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가장들이 아닌가.

힘깨나 써대던386세대도 어언 노인세대에 접어 들어가고 있다. 베이비부머들 모두가 이제는 힘이 소실돼가고 삶의 의지나 의욕이 유약해지며 메말라가고 있다. 장수하는 100세 시대에 앞으로 남아 있는 자기의 인생 삶을 걱정하기도 버거운 지경이다.

때로는 어디로 도피하고 싶다. 시시때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숨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영혼과 육체가 휴식을 요하고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자기의 안식처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니겠나.     

   시대상황이 힘들수록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살펴봐야 하리라. 산 숲에 가자. 우거진 나무숲에서서 나를 되돌아보자. 누가 뭐라던 자신이 마음과 정신을 바로 잡아나가야 한다.

우울하고 답답하여 안 절 부 절 심란할 때엔 산 숲에 들어보라. 산 숲은 공기를 정화해 주면서 질 좋은 산소를 생산해줘 사람의 마음까지 치유해 준다. 거기 인생이 살아가는 삶의 철학이 스며있다.

산 나무숲에 서서 나를 되돌아보라. 나를 돌아다보고 있노라면 새로운 나의 모습과 또 다른 나 자신을 재발견하게 된다. 거칠던 맥박이 서서히 안정이 되면서 혼란하던 정신이 정화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 수풀이 발산해내는 위력이다.

그 걸 활용하며 만끽해보자. 숲에서 풍겨나는 향기가 풋풋하고 싱그럽고 생동감을 준다. 그 뿐 아니다. 물소리 바람소리에 멧새소리가 그야말로 산 숲 교향악이다. 음색음률에 사랑과 낭만이 있다.

나무숲이 거창하게 울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야산도 좋고 작은 섬마을의 나지막한 산 숲도 좋다. 금상첨화 격으로 산세가 험하고 골이 깊으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냥 쉽게 갈 수 있는 산 수풀이면 된다.

높은 산록이 아니래도 고즈넉하고 산들바람 스산한 숲 그늘아래 계곡 물 곱게 흘러내려가는 곳이라면 된다. 야산은 야산대로 높은 산은 높은 그대로 분위기 좋고 쾌적하면 된다.    
  
  생활이 바쁘고 사는 삶이 힘들고 아파오니 과감히 떨쳐버리고 떠나보자. 가슴속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척척 내려놓고 나서보자. 산 수풀에 들어서서 나를 되돌아보자! 고단한 삶에서 탈출해보자.

짜증을 풀어내고 우울함을 내던져버리자. 산과 나무가 계곡물 바람이 당신을 반겨 맞으리라. 어차피 인간에게 주어진 우리의 인생 삶은 대자연의 법칙에 따를 수밖엔 없는 것이 아니던가.

내 영육(靈肉)에 안위가 되는 심플한 삶 말이다. 누구에게나 자유자재로우며 단순한 공간이 산 숲이다. 산을 자주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산 수풀에 순응(順應)하고 귀의(歸依)해보자. 그렇게 가끔씩이라도 나를 그 곳에 맡겨야 할 필요가 있다.

내추럴(natural)의 원칙(原則)에 부응해야 한다. 자기의 건강과 체력 체위에 맞춰 걷기도 하고 풀 나무들 혹은 새들을 보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나를 되돌아보자. 산 숲에 인간 삶의 지혜와 지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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