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바라보는 5개 정당의 시선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5개 정당의 시선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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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정책에는 모든 정당 어느정도 공감,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에 회의적인 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당,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고 경제민주화 정책에 방점찍는 민주당·정의당, 평화와정의의 입장 정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다. 2018년도 7530원에 비해 10.9% 인상됐다. 노사는 모두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의 통과로 산입범위에 각종 수당이 포함된 만큼 대폭 올라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 한다는 것이고, 경영계는 두 층위로 분류했을 때 중소대기업 쪽은 경제 불황인데 너무 급격하게 올렸다는 입장이고 소상공인은 도저히 오른 최저임금을 준수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 관련 중소기업 긴급 간담회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회에서는 원내 5당 중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하고 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회의적이다. 

정당별 입장은 크게 이렇게 분류돼 있다.

①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고용노동부에 재심 요청(한국당·바른미래당)
②경제민주화 보완 대책없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비판적(평화당)
③최저임금 인상률은 그대로 가져가되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뒷받침(민주당)
④2020년 1만원 목표에 비춰봤을 때 인상률이 아쉽고 경제민주화 정책 강력 추진(정의당)

물론 한국당부터 정의당까지 경제민주화 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공통분모가 형성돼 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을 내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 지불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며 “상가 임대료·신용카드 수수료·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가맹료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위 말해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건물주의 임대료 갑질 △높은 카드 수수료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있다고 했을 때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한국당도 당위적인 차원으로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폐기, 8350원 결정에 대한 노동부의 재심 요청 등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서 매우 보수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소상공인특별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같은당 의원들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14일 논평을 통해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없는 무책임한 최저임금 급격 인상으로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도저히 버티지 못 할 지경까지 몰고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두 자리 수 최저임금 상승으로 얻을 것은 오직 일자리 증발과 자영업자 붕괴 그리고 인플레이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근로시간) 52시간 제한에 최저임금 8350원이 더해지면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소득주도 폭망이 될 것”이라며 “최저임금법 8조 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2019년 최저임금안 재심의를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원론적인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보완 대책없이 급격하게 추진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5일 충남 당진시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상품을 운반하고 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매출은 오르지 않고 인건비만 오르니 막막하다"며 "현재도 인건비 부담으로 주말에는 가족끼리 운영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를 없애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평화당도 이와 유사하다. 

16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평화당 의원들이 강조한 것은 대부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으로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근로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만원 달성이라는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불복종을 선언했고 저소득층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을 위기(자영업자의 부담 증가로 채용 축소)에 내몰리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주장을 단순한 이기주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뒤에 덧붙여서 강조했지만 기본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문제는 을과 을 혹은 을과 병의 갈등으로 몰아가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소상공인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매출액 대비 비용 비중을 보더라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갑질 횡포와 불공정한 계약 그리고 고삐 풀린 높은 상가 임대료라는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소상공인들께서 대기업과 건물주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현실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니 정부에 그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라 충분히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보장은 노동자의 생존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는 최저임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입체적으로 동원하는 총력 체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정미 대표가 16일 오후 평화와정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정미 대표가 16일 오후 평화와정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의당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의지없이 최저임금 인상을 공격하는 분위기에 매우 비판적이다. 

이정미 대표는 16일 상무위원회에서 “애초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의 실현을 전제로 산입범위 논의가 시작되었는데 결국 최저임금은 덜 오르고 산위범위로도 최저임금을 깎는 한 마디로 이중으로 최저임금을 묶는 꼴이 되었다”며 “정부는 즉각 죽어가는 최저임금 1만원을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에 들어가야 한다. 대기업과 원청, 임대업자, 가맹본부가 경제적 약자들을 약탈하는 우리 경제의 토양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속도조절만 말할 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지불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을 내놓고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양당(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 일부(김용태·김종석·이언주·정운천·추경호)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장경제 살리기 연대>를 결성했다. 아직도 경제 살리기에 노동자는 예외라는 그 인식이 개탄스럽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재심을 받아야할 것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노동자 임금을 억제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양당의 낡은 패러다임이다. 양당은 저임금 노동자와 중소자영업자 사이에 전쟁을 선동하는 나쁜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입장을 살펴서 5당의 최저임금에 대한 시각을 다시 정리해보면 아래 표와 같다. 

최저임금 문제를 놓고 5당은 구체적인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자료=박효영 기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평화당의 애매한 스탠스다. 평화당은 5월28일 본회의에서 최저임금법이 통과됐을 때 정의당과 공조해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진보진영과 노동계에서는 평화당의 이런 행보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으나 평화와정의(공동 교섭단체) 구성 이전부터 평화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비판적이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임금 이외에 특별히 지급되는 현금 급여로 일종의 보너스)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는 법률에 반대했지만 그것이 통과됐다면 당연히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해야 논리적으로 정합한다. 기본급으로만 최저임금을 계산하다가 오히려 그 범위가 넓어져 인상 효과가 약화됐다는 것이 정의당과 노동계의 판단이고 이런 사정을 반영해서 2019년도 최저임금을 더욱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의 대표 후보로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유 의원은 경제 정책과 정체성을 강조했는데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정의당의 노선과 선을 그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의 대표 후보로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유 의원은 경제 정책과 정체성을 강조했는데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정의당의 노선과 선을 그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평화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유성엽 의원은 기자의 관련 질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양쪽에서 걱정이 많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그렇고 최저임금을 받아야 하는 노동계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이 있는 그런 상황이다. 문제는 충분한 보완 대책 없이 또 산입범위에 대해 말끔하게 논란을 잠재우지 못 하고 인상했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려는 그런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러한 시도가 나쁜 일자리마저 없애가지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하는 그런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당시 최저임금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 유 의원은 “최저임금은 산입범위·속도·보완 대책의 문제 이런 것들을 충분히 의견 수렴해서 다듬어야 한다. 지난번에 산입범위 법률에 반대했다는 걸로 따지는 게 중요하지 않다. 그때 나는 그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그런 소신(최저임금 인상 신중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화와정의가 어떤 명분으로)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열린 평화와정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배포된 자료. (사진=박효영 기자)

물론 평화당과 정의당은 각각의 색깔로 원내 활동을 따로 하되 교섭단체 테이블에서 요구할 공통분모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가는 투트랙 전략이 기본 정신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평화와정의 합동 의원총회에서 이정미 대표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시대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지금 최저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을들 간의 문제를 부추기는 잘못된 방향을 제어하는데 평화와정의가 역할을 해야한다”며 이를 공동 교섭단체의 두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흐름에 손대지 않고 경제민주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하지만 평화당의 전반적인 기류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기울어 있다. 경제민주화 정책이라는 공감대에 포커스를 맞춰 두 당이 절충적인 공동 입장을 세울 것인지 아니면 이 점에 대해서는 입장 불일치로 교섭단체 논의 테이블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데 소극적이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2020년 1만원 달성이라는 공약 목표에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론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최저임금위원회의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2020년 1만원 목표 달성이라는 공약을 이행하지 못 하게 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으로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기조는 유지하면서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했다. 아래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이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 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 최저임금위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고용상황,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어렵게 결정했다. 한편으로 최저임금위는 작년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결정함으로써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의지를 이어줬다.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기계적인 목표일 수는 없으며 정부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동시에 가계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목표로 한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이어 이뤄지는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우리 경제가 감당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사정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노력해달라.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 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 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와 가맹점 보호 등 조속한 후속 보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근로장려세제 대폭 확대 등 저임금 노동자와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주는 보완 대책도 병행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와 민생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게 노사정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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