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가 기가 막혀,..” ‘육각수’의 음악세계
90년대 복고풍, ‘썸머트위스트 (Summer Twist)'로 변곡점 찍어

(사진=박주환 기자)
가수 육각수의 조성환 (사진=박주환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얼쑤...흥보가 기가 막혀, 흥보가 기가 막혀...!” 

판소리의 해학과 랩의 절묘한 조화로 대중들의 어깨를 마냥 들썩이게 했던 두 뮤지션, 90년대 신선함을 넘어 대담하기까지 한 장르로 가요계를 뒤흔들던 이 두 청년을 모르는 대중이 당시 몇이나 있었을까. 

1995년 MBC 강변가요제를 시작으로 공중파 방송을 장악했던 육각수(조성환)를 다시 만난 건 지난 16일. 신곡 ‘썸머트위스트 (Summer Twist)’로 여름사냥에 나선 그는 여전히 악동 같은 미소로 옛 모습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바쁘게 음악활동 하고 있었는데 어찌...”

그동안 어디에 꼭꼭 숨어 보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조성환 그는 지금껏 음악 속에 묻혀 바삐 살았는데 왜 나를 발견하지 못했느냐며 오히려 너스레다. 그런 그에게 먼저 신곡 소개를 들어보기로 한다. 

신곡‘썸머트위스트’는 육각수밴드의 시발점... 앞으로 2~3개월마다 싱글 곡 발표 예정

 “‘썸머트위스트’라는 여름노래로 지난달 26일에 발표했다. 90년대 복고풍 트위스트 장르인 댄스곡인데 30대에서 40~50대 대중의 감성에 맞췄다.

특히 이 노래는 ‘육각수밴드’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불어 대중들과 소통하는 나의 변곡점이 될 거라는 기대에 매우 즐겁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는 이번 ‘썸머트위스트’를 시작으로 앞으로 2~3개월마다 지속해서 싱글 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육각수의 조성환 (사진= 박주환 기자)
 (사진= 박주환 기자)

또 후속곡들은 가능하면 사회에 일어나는 문제들, 즉 사회 이슈들을 그때그때 주제로 담아 대중들의 감성에 다가갈 생각이라고. 이미 가을 후속곡도 나와 있는데 들어보면 아주 깜짝 놀랄 거란다.

9월 중순쯤에 선보이게 될 가을 후속곡은 서정적인 발라드 장르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그리고 지금은 겨울 노래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눈빛을 빛낸다.

그런 그의 눈빛에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단단함이 느껴져 신곡발표에 이은 홍보작업에도 야무지리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는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틀에 묶이는 매니저, 기획사 NO, 자유롭게 순수한 음악활동에만 전념하려...

“NO, 지금은 알다시피 SNS와 인터넷시대다. 방송매체가 무수히 많다. 대중들은 공중파방송만 보지 않는다. 신문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보는 시대다.

홍보활동을 하자면 그만큼 범위가 광범위하고 그에 따른 여력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여력이 있어 홍보활동을 한다고 해도 노래가 뜬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게 해서 방송을 타고 싶지는 않다.

그런 쪽을 갈망하며 시간을 소모하기엔 내겐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자유롭고 순수하게 열심히 음악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썸머트위스트’를 내놓으면서 KBS와 TBN 이외는 심의를 넣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다.

물론 매니저도 없고 따로 기획사와 계약한 것도 없다. 지금 진행을 맡은 TBN 경인방송에서 내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런 내 음악 활동에 반응을 보여주는 애청자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노래만 좋다면 꼭 공중파가 아닌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을 그분들에서 받고 있다. 누구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가내수공업처럼 열심히 꾸준히 노래할 생각이다.”

(사진=박주환 기자)
(사진=박주환 기자)

TBN 경인교통방송의 ‘육각수의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 3년째 진행 중...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그 어떤 작업과정에서도 자유롭겠다는 육각수. 아니, 어떤 틀에도 묶이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순수하게 음악만을 하고 싶다는 육각수. 그렇게 나름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그는 지금껏 어디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음악에 묻혀 바삐 살았다. 클럽의 EDM 디제이 활동과, 아프리카티비, 팟캐스트, 라디오 교통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TBN 경인교통방송에서는 3년째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육각수의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앙뉴스와 인터넷 라디오방송 ‘전국파케자랑‘의 팟케스트를 진행해왔고 앞으로 이 일은 다시 계획 중에 있다. 또 현재 육각수밴드 이외 모 가수와 콜라보로 한 기획사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MBC 미스터리 음악쇼 ‘일밤-복면가왕’에서 가창력 재확인
 

이처럼 보이지 않게 다양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16년에는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어장관리 문어발’로 ‘램프의 요정’과 맞대결을 벌여 출연진들과 방청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그 이후 그는 다시 공중파에 얼굴을 내 보이지 않았다. 왜였을까?

나는 6.25 가수...아이돌가수 뒷전에 서 있는 것 싫어 섭외 나가지 않아

“나를 소개할 때 나는 자칭 6.25 가수라고 말한다. 연예계에서 나를 오래 된 가수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75년생인데 날 마치 노인을 대하듯 하는 때가 많다. 아무리 연예계가 초스피드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노인 취급 받으며 아이돌가수 뒷전에 서 있는 것은 싫다.

그 때문에 방송 섭외가 와도 나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대중들은 내가 아예 무대를 떠난 줄 아는 모양이다. 아니다 지금껏 부지런히 음악활동하며 살고 있었다.”

애견업체 의류관련 사업하는 여성과 내년 결혼... 
 
1995년 MBC 강변가요제에 혜성처럼 나타나 주체 못 할 인기를 누렸던 육각수이기에 아무래도 지금의 현실에 적잖은 우울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의 표정은 의외로 밝다. 그 이유에 그는 요즘 동갑의 한 여성과 예쁜 사랑을 하고 있다며 깜짝 결혼 발표다.  

“애견업체 의류관련 사업하는 친구다. 만난 지 6개월인데 대화도 잘 통하고 성향도 비슷해서 그 친구랑 있으면 참 편하다. 김광석밴드에서 베이스를 하시던 분의 소개로 만났는데 진짜 괜찮은 친구다. 내년쯤에 결혼할 예정이다.”
 
물 흐르듯 막힘없이 정직하게...가수는 무대에서 대중과 소통이 가장 큰 행복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어왔던 만큼 뜨겁게 사랑할 거라며 환하게 웃는 그의 신조는 물 흐르듯 막힘없이 정직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또 가수는 무대에서 대중과 소통하며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기에 기획사에 묶이는 것을 꺼린다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가수로는 조용필 선배를 꼽는다.

그런 그가 지병으로 작년 고인이 된 육각수의 멤버 도민호와 관련해서는 금세 숙연한 빛이다.

“민호 형님은 항상 같이 있는 느낌이다. 민호형님 보내면서 민호형님의 어머님에게 약속했다. 육각수 자리매김하면 꼭 찾아뵙겠다고...”

‘썸머트위스트’ (Summer Twist)로 육각수밴드의 새로운 약진을 시도하는 조성환, 그가 또다시 대중들의 감성을 뒤흔들어 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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