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지식

                   박경용


꽉 차고도 텅 빈 지식
이 왠 불안인가?


총총걸음 이산 저산
부산떨며 주어 담고서도


채워지지 않는 불안
고갈된 결핍의식은
저 잘 난체만 하는 구려


동냥질 모은 지식
자랑하나 내 것이 아니라


허전함을 달래보지만,
갈무리하지 못하누나!


술잔은 넘쳐도
이사람 취하지 못하네.

박경용

1966년 강원도 삼척 출생
스포츠마사지사, 카이로프락틱사, 심리 상담사
가족 심리 상담사, 분노조절 상담 지도사, 요양보호사

 

 

 

 

[당선소감|

내 인생 50줄 넘어서야 꿈 하나가 이루어지니 기쁘고 영광스럽고 감사라는 단어가 이처럼 생생하게 다가올 줄이야!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멋진 시인의 꿈을 꾸었는데 가슴이 벅차오르는 일이다.

시인이 되고픈 꿈은 아마도 어릴 적부터 종교하고는 약간 거리를 두고 살았지만, 나름 보통은 어려워들 하시는 경서들을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탐독하여서 그런지 경서들이 전해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고 시적인 표현들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의미도 모르면서 가슴 깊은 울림은 무엇이라 남에게는 전달도 못하면서 그냥 좋기만 했었던 기억이다.

성현들의 가르침이 대부분은 간접적인 은유의 가르침이어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종종 시구로서 표현되어지는 문장은 나에게는 하나의 시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과연 나에게는 정식 문단 같은데 문을 두드릴 용기도 없었고 길을 알 수 조차 없었다. 학문이 일천한 나에게는 동료라든가 지인 중에 현대시에 조예 있는 문학인 멘토가 있었을 리가 만무하였다.

나는 그럭저럭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서면서 우연인지 천지조화인지 지인 한분을 알게 되고 마음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지면서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시샘을 다시 퍼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인연을 만남이란 이처럼 우물 안 개구리 인생이 우물 밖 세상을 만난 듯이 커다란 자극제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만남도 누구를 만나느냐가 매우 소중하고, 여럿이 함께 길을 가다가 보면 그중에는 반듯이 스승이 있게 마련이라 하더니 시인과의 만남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서나마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중앙뉴스에도 저의 졸작을 활자화해서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심 무한 영광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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