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발견 주장하는 신일그룹의 수상한 행보
돈스코이호 발견 주장하는 신일그룹의 수상한 행보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8.07.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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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은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신일그룹 제공)
신일그룹은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신일그룹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1905년 러일전쟁 때 울릉도에 침몰해 가라앉은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가 ‘보물선’ 논란으로 연일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최초 발견자라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이 여러 의혹에 겹겹이 쌓여있어 ‘대국민 사기극’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 주식시장에 ‘보물선 관련주’라는 테마까지 형성되며 급등과 급락을 이어가고 있어 금감원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발견된 돈스코이호에는 ‘금괴가 없을 것’이라는 러시아 언론의 주장에다 이미 2000년 대 초반 최초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업체까지 나와 상황은 더 미궁에 빠지게 됐다.

150조 금괴 실렸다는 돈스코이호…러시아 언론, “돈스코이호에 금괴 없을 것”

지난 17일 한국의 종합건설해운회사 신일그룹은 그 이틀 전 돈스코이함 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는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이 배에는 현재 가치로 약 150조 원의 금화와 금괴 약 5천500상자(200여t)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퍼졌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배에 금화와 금괴가 실려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은 배에 금괴가 실려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주장했다.

18일,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한 군사 사학자에 따르면 "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금괴를 운송할 수 있는데 왜 배로 싣고 갔겠는가. 신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순양함이 1905년부터 심해에 남아 있었고 많이 녹슬어 인양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 통신 역시 "그처럼 귀중한 화물을 군함으로 운송할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느냐"며 "군함은 전쟁에 나가는 길이었고 침몰할 위험이 있었다"고 돈스코이함이 금괴를 운송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아울러 돈스코이함 선상에 금괴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 "배에 선상 금고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금액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돈스코이호 (사진=연합뉴스)
돈스코이호 (사진=연합뉴스)

신일그룹 사기 혐의 고발한 동아건설…“내가 최초 발견자”

이 가운데 2000년대 초반 보물선 사업에 뛰어들었던 동아건설이 ‘최초 발견자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울릉 앞바다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동아건설 출신인 신일광채그룹 홍건표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통화에서 “돈스코이호는 내가 2000년대 동아건설에 근무할 때 발견했다"며 “신일그룹이 최근 발견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일그룹은 인양 신청도 안 해 놓고 인양할 수 있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어 사기가 의심 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서울 남부지검에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동아건설 측은 “신일그룹이 한 일은 우리가 먼저 발견한 좌표에 가서 과거보다 좋아진 장비로 비교적 선명한 영상을 촬영한 것에 불과하다”며 “아직 정식 발굴 허가를 받지 않은 신일그룹이 만약 금화 한 개라도 끌어올리면 그것은 도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일그룹은 돈스코이의 가치가 150조원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규정상 내야 하는 발굴보증금(매장물 추정 가치의 10%) 15조원은 어떻게 낸다는 건지 의심스럽다”며 “우리는 돈스코이에 금 500㎏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현재 가치로는 220억원 수준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설립 50일된 신일그룹, 믿을 수 있나?…인수 의지 밝힌 제일제강 주가 폭등‧폭락
 
이 가운데 제일제강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의 신일그룹은 설립된 지 50일밖에 되지 않은 신생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1979년 설립된 신일건업을 모태로 한 글로벌 건설·해운·바이오·블록체인 그룹”이라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으나 외부에 공식적으로 드러난 회사는 신일그룹과 신일돈스코이호거래소 2개 회사 뿐이며, 모두 올해 들어 설립됐다.

신일그룹이 홈페이지에서 계열사로 소개한 신일건설산업, 신일바이오로직스, 신일국제거래소, 신일골드코인 등은 법인 등록이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상미 씨는 신일그룹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일그룹은 지난 6월 1일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된 신생 법인이다. 류 씨를 비롯해 김필현·손상대·김해래 씨가 주주로 등록돼 있다.

한편 신일그룹이 인수하겠다고 밝힌 철강업체 제일제강은 보물섬 테마주로 지목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까지 치솟아 5400원 대의 주가를 형성하며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제일제강은 18일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는 공시에 급락하기 시작했다. 20일 오전 2500원 대 까지 하락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보물선 인양 사업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돈스코이호는 지난 2000년 동아건설로 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동아건설이 보물선 실체를 확인했다고 알려지면서 2000년 12월 15일 360원이던 동아건설 주가는 17일 후 3265원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지 못했고 유동성 위기로 2001년 3월 상장 폐지됐다.

한편 신일그룹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돈스코이함에 대한 탐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유권 등기와 본체 인양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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