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노회찬을 애도하는 ‘사람들’
정치인 노회찬을 애도하는 ‘사람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24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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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하루, 빈소를 찾은 사람들, 장례 절차 결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3일 방송된 tbs <이슈파이터>에서 장윤선 진행자는 “오늘 썰전 녹화라고 그러더라구요. 썰전 녹화인데 못 간 거죠...”라고 말했다.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고정 패널로서 처음 jtbc <썰전>에 출연했는데 이날 제작진은 예정된 녹화 일정에 다른 대체 패널을 부르지 않고 취소했으며 26일 본방송도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이슈파이터>에서 “내내 생각을 해봤어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본인이 살고자 했을텐데 어쨌든 그런 부분에서 특검 조사를 받고 왔다갔다 불려다니고 또 언론에 보도되고 하는 그런 것을 견디기 어렵지 않았을까. 정말 남모르게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참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뉴스룸>에서 “아무튼 저뿐만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어록을 남기기도 했는데. 기억나는 것도 많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아무튼 더 이상의 촌철살인을 듣기 어렵게... 불가능하게 됐습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정청래 전 의원과 장윤선 진행자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해 침통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눴다. (캡처사진=tbs)
손석희 앵커는 노 원내대표의 비보를 담담하게 전했다. (캡처사진=tbs)<br>
손석희 앵커는 노 원내대표의 비보를 담담하게 전했다. (캡처사진=tbs)

노 원내대표는 23일 우리 곁을 떠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세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이 찾아왔다. 조기(弔旗)와 조화도 가득했다. 여느 상갓집과 마찬가지로 다들 표정은 침통했다. 공식 조문은 17시부터 시작됐다.

밤 23시가 넘은 시각 빈소 앞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빈소에는 조기가 가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밤이 깊었지만 기자들은 빈소 앞에 진을 치고 기사를 작성했다. 최석 대변인은 정신없이 오는 연락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경찰은 10시반 비보를 발표했다. 정의당 중앙당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했다.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12시40분 최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를 삼가주실 것을 언론인 여러분께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논평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의원들 4명(김종대·심상정·윤소하·추혜선) 그리고 당직자들은 15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장소를 장례식장으로 변경했다. 13시반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한 심상정 의원은 유가족을 보듬었다. 노 원내대표와 진보 정치의 아이콘이었고 평생 정치적 파트너로 살아왔던 심 의원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일이라 정의당 의원들은 기자들에게 침묵을 지켰다. 

침통한 표정의 정의당 의원단.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은 누구보다 침통한 모습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원내 5당 원내대표는 공동으로 미국을 방문했고 22일 새벽 귀국했다. 하루 전까지 함께 있었던 4당 원내대표들(홍영표·김성태·김관영·장병완)은 18시에 합동 조문을 왔다. 

미국 일정에 대변인 자격으로 동행했던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제까지도 3박5일 일정을 함께 했던 사람으로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별과 같은 정치인이었는데 그동안 얼마나 무거운 고뇌의 시간을 보내셨을지. 서울행 비행기에서 14시간을 옆자리에 있으면서도 그 심적 고통의 무게를 나누지 못 해 죄송합니다.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편한 곳에서 영면하소서”라며 가슴 속 이야기를 꺼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빈소에 들려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끼고 엄청난 충격입니다. 노 의원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 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노 의원은 정치의 본질이 망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에 서야 된다고 생각했던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추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희상 의장은 노 원내대표를 정의로운 정치인이라고 기억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방미단의 공식 일정을 3일간 18개를 소화하면서 단 한 번도 드루킹과 관련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은 적이 없습니다”고 밝혔고 빈소에서는 “그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 미국에서 최선을 다한 고인의 모습을 모두 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저랑 노동운동 이야기를 하고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갑자기 비보를 접해 충격입니다”며 침통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던 민주평화당의 장병완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옆자리에 앉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방미 일정 관련된 것 외에는 본인 이야기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러한 낌새를 전혀 알아챌 수가 없었습니다”며 허망함을 드러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노 원내대표와 마지막 일정을 함께 했다. 장병완, 홍영표, 김성태, 김관영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20시 즈음 빈소에 도착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많은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던 노 의원이 황급히 가신 것에 대해 충격과 고통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분이 남긴 많은 정치적 과제를 남은 저희들이 이어받아 국민을 위해 더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 의원 혼자 너무 많은 고민을 하게 한 것 같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며 애도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조문을 마치고 “너무나 마음이 고결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의 바른 길 정의로운 길을 주장했던 그의 뜻을 잘 받들어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국회와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며 그의 뜻을 기렸다.

인천에서 노동운동 동지였던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32년 전 1986년에 처음 만나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아픈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간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스스로 말했던 원칙을 어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마음이 맑고 영혼이 깨끗한 분이었습니다”며 그의 삶을 부각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단체 조문을 했고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서 기득권과 함께 싸운 진보 정치의 산 증인이었습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합동 조문을 온 바른미래당 의원단. (사진=공동취재단)

이밖에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이종걸 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조배숙 평화당 대표, 민주당의 박홍근·홍익표·강병원·진선미 의원,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방송인 김구라씨도 그의 영정 사진과 마주했다.

노유진심(노회찬·유시민·진중권·심상정)으로 불릴 만큼 진보 정치에 뜻을 같이 했던 유시민 작가는 빈소를 찾아 그의 영정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훔쳤다. 이 대표와 심 의원을 안아준 유 작가는 누구보다 고통스러워 했다. 팟캐스트 <유시민·노회찬의 저공비행>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함께 진보 정치의 내용을 설명했고 <썰전>에서는 유 작가의 후임자였던 인물이 노 원내대표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을 안고 위로해준 유시민 작가. (사진=공동취재단)

정의당은 5일간 ‘정의당 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고 각 시도당에 분향소가 설치된다. 26일 추모제가 장례식장에서 열리고 27일에는 발인과 국회 영결식·화장이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마석모란공원이다. 

장례위원회가 구성됐는데 이 대표는 상임장례위원장을 맡고 심 의원이 호상(護喪)을 맡기로 했다. 전직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당대표였던 유시민·조준호·천호선·나경채·김세균 등은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역할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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