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경제를 보는 시각은 낙관론에서 비관론까지 폭이 넓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인도 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도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인도를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러시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전과는 달리 리스크 보다는 기회 측면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진출에 소극적일 때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인도시장의 혜택을 누려 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주목하는 것은 엄청난 시장잠재력, 우수하고 값싼 노동력, 빠른 성장성 등으로서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 중점 분야는 크게 마케팅, 연구개발, 저가시장 침투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특히 마케팅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지역적으로 워낙 넓고 제품 성능과 기능의 차별화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TV 보급률은 낮고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0-30대 연령층이 매우 두텁다는 점이 다른 국가에서와는 마케팅 전략에서 부터의 차별화를 요구하는 독특한 시장환경이다. 실제 인도에서는 정보수집에 빠른 청소년층이 부모세대의 구매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인도의 R&D 허브 기지화에 외자기업들의 선호와 투자가 커지고 있는 것은 인도가 보유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바탕으로 기능성 있는 저가 상품기술을 개발하는 역혁신(Reverse Innivation)이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역혁신을 통한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도의 가장 가난한 4개 주를 포함한 인도의 지방시장은 인도의 특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시장이다. 현재 매우 가난하지만 인도 중에서도 청소년 인구층이 특히 두텁고 최근 소비 수준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의 Poor 마켓 성장에도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인도진출은 그 자체로도 인도의 시장환경 리스크를 낮추는 측면이 있는 만큼 우리기업들도 과거보다 전향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영진의 현지화 확대도 우리기업이 다시 짚어봐야 할 과제이다. 시장을 더 잘 알고 현지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도 경영진 현지화의 확대는 필요해 보인다. 인도 시장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인도 로컬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생존을 위한 격전지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기업들이 과거의 성공경험에서 벗어나 인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할 시점이다.

인도의 2010년 구매력평가기준(PPP) 국내총생산(GDP)은 4.1조 달러로 미국(14.1조), 중국(9.9조), 일본(4.3조)에 이어 세계 4위다. 시티은행 글로벌리서치그룹은 지난 2월 장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2050년경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인구증가율, 저축률과 투자율, 국민교육 확대로 양성될 저임금의 풍부한 젊은 노동력 등이 반영된 전망이다.

거대시장 인도의 성장세는 교역규모 증가를 통해서도 감지된다. 수입규모는 최근 10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했다. 2000년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입 비중은 0.8%로 26위였다. 이후 매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09년에는 2%까지 상승, 14위를 기록했다. 비록 규모에 있어서는 중국의 4분의 1, 일본의 절반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2.6%에는 바짝 다가서 있다. 지난 10년간 수입의 연평균증가율은 같은 기간 세계 증가율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큰 폭의 수입 증가 이유는 빠른 경제성장과 소득증가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구소비재 경우 급증하는 국내수요를 충당하기엔 아직 자국 제조기업들만으로는 자체 공급능력이 부족해 수입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소비가 급증하는 거대시장 인도를 두고 글로벌 외자기업들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 경쟁 기업에 뒤질세라 연이어 발표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대 인도 투자계획은 이미 인도 소비시장의 빅뱅이 시작되었음을 알려 준다.

Ⅰ. 인도 소비시장의 빅뱅

소비시장은 2015년 지금의 2배로 성장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BMI)은 인도 소매(Retail)시장 규모가 올해 약 4천 2백억 달러에서 2015년 9천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킨지(McKinsey)도 2025년 인도가 독일을 제치고 세계 5위의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소비시장의 빅뱅이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를 가능케 한 인도 경제 성장의 분기점은 2003년이다. 1991년 외환위기를 맞은 이후 2003년까지 연평균성장률 5.2%를 기록하던 인도 경제는 2003년 이후 지난 해까지 연평균 8.6%의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 해 오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율이 크게 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0년에만 하더라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중국(945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448달러였다. 글로벌인사이트(Global Insight)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400백 달러에서 500백 달러가 되는 데에는 약 7년(1996년~2003년)이 걸렸다. 하지만 2003년 이후에는 매년 1백 달러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에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1,351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15년에는 2,57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의 2005년 이후 주요 업종별 제품판매증가율을 보면 대부분의 업종에서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는 부문이 전자제품, 자동차 등 고가의 내구 소비재 시장이다. 그간 한 자리 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04년 이래로 자동차 시장은 평균 27%, 전자제품 시장은 평균 23%씩 성장해 왔다.

언스트앤영(Ernst & Young) 발표자료에 따르면 인도 전자제품 시장은 2004년 110억 달러에서 2009년 294억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 2012년에는 400억 달러가 넘을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도 4륜차(승용차) 판매대수 기준으로 2002년 67만 대에서 2010년 304만 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500만 대로 세계 5위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그 외 기초 생활소비재(FMCG), 은행 등 금융업, 종합소매유통업 등 기타 업종에서도 외자기업들의 현지 진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도 소비시장의 급성장은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직접투자를 통해 진출하는 외자기업체 수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와 LCD TV 시장에서 글로벌 외자기업(MNC)들의 진출 업체 수 변화를 살펴보면 2005년 이후 인도 현지에 진출한 기업체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돼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Ⅱ. 최근 인도시장 경쟁구도 변화

글로벌 기업들의 India Rush

우리나라 기업은 1983년 최초로 인도 현지에 진출했다. 이후 소규모 투자가 이어지다가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시설투자는 1990년대 중반 전자, 자동차 기업군들의 투자를 기점으로 확대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를 제외한 2010년 11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인도 투자진출 업체 수는 총 479개로 집계된다. 특히 인도 경제가 8%이상 고성장하고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진출한 기업이 265개로 전체의 55%를 넘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84.5%로 가장 크고 도소매업(8.4%), 금융업(2.4%), 건설업(1.8%) 순이다.

제조업 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인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대표하고 있는 업종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자와 자동차로 대별되는 양대 제조업종에서 지난 1996년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인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먼저 진출해 있던 일본과 구미 선진기업들을 제치고 현재 시장점유율에서 전자시장은 1위, 자동차 시장은 2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 중국, 구미 등 글로벌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인도 시장에 쇄도하고 있다.

제조업은 물론 정보통신(ICT), 금융, 소매유통, 인프라 등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외자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 동안 자동차, 전자제품 시장 등 일부 시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전방위에 걸친 경쟁기업들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활동조사기관 제국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 업체 수는 247개였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950여 개사가 인도에 진출, 지난 5년 사이 3.8배나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7%로 가장 많으며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자기업들의 경우 2000년대 초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뒤 상당수 기업이 철수 내지는 고전해 왔으나 2009년 이후 인도 소비시장의 성장잠재력과 중국을 대신할 저렴한 생산거점화의 가능성을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최근 현지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우리나라에 이어 인도와 FTA 협정을 맺음으로써 인도 공략의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200개 가까운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있다. 역시 제조업 비중이 70%를 넘고, IT서비스와 무역업 순으로 진출 기업수가 많다. 그 동안 중국은 인도와 정치적 긴장관계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인도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국방, 정보통신 등 일부 업종에서는 투자와 수입에 대한 직접규제가 가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지 직접투자보다는 수출에 중점을 두어왔다. 현재 중국은 2010년 6월말 기준 인도 전체 수입의 11.6%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최근 중국은 양국 관계 해빙무드를 계기로 그간 수출위주 전략에 더해 현지 직접투자를 통한 생산까지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해 원자바오 총리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를 방문,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보따리를 풀고 왔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래된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또는 백여 년도 더 이전부터 인도에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전자, IT 장비, 이동통신서비스업, 소매유통업 등에 대한 직접투자는 물론 수준 높은 인도 기술인력들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감안하여 연구개발(R&D) 부문에까지도 투자를 확대하고 로컬기업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 급속하게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화 되고 있다.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도에서의 지난 10년이 성장의 중흥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생존 경쟁기가 될 전망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위를 점해 온 업종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감소하는 등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시장이다.

먼저 전자제품 중 TV시장을 보면, 2010년 인도 전체 TV 시장의 경우 브라운관 TV(CRT)의 비중은 75%로 아직 절대 비중을 점하고 있다. LCD는 24%, PDP는 1%를 차지한다. 하지만 LCD TV의 점유율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 조만간 CRT TV를 제칠 전망이다. 인도 중상류층의 선호가 LCD TV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 Search)는 2012~2013년 사이 LCD TV점유율이 CRT TV를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인도 LCD TV 시장은 다국적기업(MNC)이 전체 물량의 94%를 공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다.

TV 시장에서 그 동안 한국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과반 이상으로 수위를 점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 기업의 아성에 일본 기업들의 거센 도전이 시작됐다. 소니(Sony)와 파나소닉(Panasonic)을 필두로 한 일본 기업들이 2008년 귀환을 선언하며 도전장을 낸 것이다. 지난 2004~2006년 사이 일본 기업들은 가전시장에서의 우위를 한국 기업들에게 내줬었다. 일부 사업부문은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9년 LCD TV(물량기준)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1,2위를 점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다시 인도 전역에 걸친 일본 기업들의 재공세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소니는 신규 유통 딜러점을 6천 개 더 확대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한국산 제품과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파나소닉도 인도 전역에 30만 개의 판매네트워크를 보유한 로컬기업을 인수하는 등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재공세로 2010년 LCD TV시장에서 소니는 2위로 부상하고 파나소닉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도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인구 1천명 당 인도의 자동차 보유인구수는 12명이다. 중국은 35명, 한국 346명, 일본 591명, 미국 818명이다. 이 같은 잠재력을 보고 최근 인도 자동차 시장에는 미국, 일본, 유럽 메이저 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4륜차 생산량 기준으로 현재 세계 8위다. J.D. Power 등 전문기관들은 2014년 인도가 우리나라를 제치고 생산량 기준 세계 5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인도 4륜차 시장은 시장점유율 1위의 스즈키마루티와 2위의 현대차 양사가 70% 이상을 점해왔다. 나머지를 인도기업인 3위의 타타(Tata)자동차와 여타 구미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그런데 2010년 말 스즈키마루티는 48.1%, 현대자동차는 17.6%로 점유율이 감소됐다. 일본과 서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인도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인도 자동차 시장을 크게 세 가지 면에서 주목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첫째는 소형차 생산기지에 적합한 저임금, 엔지니어링 역량, 수출기지로서의 지리적 유리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신차 개발을 위한 비용이 선진국에서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의 4~5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인력도 풍부한 점 등 연구개발 허브로서의 발전 가능성이다. 셋째, 신흥개도국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기술 역량이 빠르게 갖춰져 가고 있으며 이미 로컬 기업들 중에 친환경차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로컬업체들까지 있다는 점 등 미래형 자동차 생산의 실험기지(Test-Bed)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의 시대가 친환경 그린에너지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생산과 연구개발이 동시에 저렴하게 가능한 곳으로 인도를 보고 있다.

인도 로컬기업들의 추격도 거세다. 전자산업의 비디오콘(Videocon)과 오니다(ONIDA), 자동차 산업의 타타(Tata)와 마힌드라(Mahindra) 등을 필두로 각 산업별 로컬 기업들이 Fast-follower 기업화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과 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져 나온 선진 글로벌 기업들을 사들이는 큰 손으로 활동하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인도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는 비단 전자와 자동차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개인생활소비재(FMCG), 식음료, 바이오·제약, 금융, 소매유통, 인프라 등 전 산업에 걸쳐 진행 중이다.

Ⅲ.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전략 중점 포인트

신흥시장 브릭스(BRICs)는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얘기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최근 브릭스도 벌써 레드오션화 되어 간다는 주장들이 많다. 급하게는 포스트 브릭스(Post-BRICs), 넥스트 프론티어(Next Frontier) 마켓 등 신시장 발굴에 대한 논의가 벌써부터 분분하다. 하지만 당분간 세계경제 성장과 소비에 있어 브릭스의 영향력은 확대, 지속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이들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이다. 사실 브릭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최종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비록 그 동안 중국의 생산기지화를 통한 가공무역에서는 성과를 냈으나 만들어진 최종 제품을 파는 소비시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3%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넘어 포스트 브릭스 등 신시장으로 가기 전 아직 미개척 기회가 많이 남은 시장 인도가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달 10년 만의 전체 인구조사(Census)가 있었다. 조사방식의 허술함을 고려해도 12억 1천만 명. 포스트 브릭스라고 통칭되는 몇 개 나라들을 다 합해도 반을 넘지 못한다. 물론 절대 숫자보다는 현실적인 구매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 봤듯이 구매력 증가 폭과 속도를 감안할 때 인도는 우리 기업이 도외시 할 수 없는 시장이다. 철수했던 일본 기업들이 돌아오고, 구미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인도 시장에서 펼쳐질 승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기존에 구축해 놓은 프리미엄 시장과 브랜드 파워마저도 잃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은 인도를 두고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주목하는 시장 판도변화의 촉진제는 무엇이며, 한국 기업들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최근 인도시장을 두고 글로벌 외자기업들이 집중하는 인도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분야는 크게 세 가지-마케팅, R&D, Poor 마켓(농촌 및 저소득 시장)- 핵심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1. 마케팅 채널 다양화와 제휴 마케팅에 주목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인도시장에서 주력하고 있는 최우선 영역을 뽑는다면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기업들의 수많은 제품들이 시장에 뿌려지고 있다 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능과 가격 면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이 상대해야 할 시장도 물리적으로 너무 넓고, 지역마다 이질적이다. 선진 시장처럼 통합된 시장에 소수 채널로 마케팅을 전개해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어려운 시장구조다. 가장 노출도가 큰 방송광고는 인도의 방송매체보급률이 아직 낮아 2억 4천 만 세대의 55% 밖에 노출되지 못한다. 지난 해 시장규모 6조원에 달하는 전통적인 방송, 인쇄매체에 의한 마케팅(ATL)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지만 투입비용에 비해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러 제약 상황을 감안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기업과의 마케팅 차별화를 위해 채널 및 판촉 방식 다양화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고성장하고 가계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연령과 소득별로도 소비계층의 세그먼트가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4P 중에서도 제품(Product), 가격(Price)에 비해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었던 유통채널(Place)과 판촉(Promotion) 방식이 구매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널(Place)면에서 외자기업들은 인터넷 온라인 매체, 케이블 및 위성방송 등 다양화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인도 인터넷 사용자 수는 6천 5백만 명에 이른다. 인터넷 보급의 과거 5년간 연평균성장률은 25%를 넘는다. 유무선 통신기기가 급속히 보급되고 젊은 세대의 구매정보 취합 및 활용이 인터넷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에서 통신기기 및 인터넷 보급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마케팅이 유효한 수단으로 급부상할 것임에 주목하고 이 분야에서의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젊은 층의 인터넷 사용비율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관련 매체들과의 제휴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인도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률은 최근 5년 동안 40%를 넘는다. 또 자동차, 가전, PC, 일용품, 교육 및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거래가 일어나고 있어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에게도 유용한 채널로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조사기관 ComScore에 따르면 인도의 온라인 접속자 중 70%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별되는 소셜 네트워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잠재적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를 본격 활용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에서는 89%가 효과가 큰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투자가 전체 마케팅 비용의 평균 1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향후 오쿳(Orkut),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 등 국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브로드밴드 서비스 확대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구전마케팅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광고시장의 45%를 차지하는 TV 방송광고에 있어서도 다양한 마케팅이 활용된다. 인도에서 TV 수신기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1억 3천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고 있다. 오히려 더 많은 1억 6천만 가구가 케이블 TV를 시청하며, DTH(Direct-to-House) 등 위성을 통해 가정에서 직접 수신하는 위성방송 시청도 4천 만 가구에 이른다. 또 지상파 국영방송사가 제공하는 방송채널이 많지 않고 민간지역방송사업자가 방송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도시보다 큰 농촌 등 지방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민간지역방송사업자들과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도 로컬 홈쇼핑사업자와 합작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인도 마케팅에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비중을 두는 부문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민감한 인도인들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발리우드와 크리켓으로 대표되는 인도인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스타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활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판촉(Promotion)측면에서 볼 때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타겟 연령층은 10대~30대에 걸친 젊은층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Nielson)사 조사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10대 및 20대의 젊은층이 부모세대의 구매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취합, 제공함으로써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인구 비중 53%라는 점에서도 젊은 소비자층이 주공략 대상이다.

동종 및 이종기업들과 제휴마케팅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너무 넓은 시장에서 혼자서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전자기업들과 글로벌 유통전문기업들의 현지 로컬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마케팅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2. 인도발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을 통한 기회 발굴

‘인도공과대학(IIT) 입학에 떨어지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간다’는 말처럼 인도의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역량은 자타가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 매년 3백만 명의 대학졸업자 중 공학인력이 50만 명에 달한다. 미국 회계감사원(GAO)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미국에 전문직 비자(H-1B) 승인을 받은 외국인의 47%가 인도인들이다. 실리콘밸리 연구인력의 30~40%가 인도인들이란 말은 이제 진부해진 얘기다. 이 같은 우수한 연구인력의 바다 인도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도를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기지화 해 혁신제품을 개발, 양산해 내고 있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는 신흥국 중간 소득계층의 니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현지 투자를 통해 신흥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선진시장에까지 진출시켜 좋은 호응을 얻게 된 경우다. 과거엔 글로벌 기업들의 모국에서 기술과 제품을 직접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 우선 공급한 후 점차 신흥국 고소득층 시장에 맞춘 개량형 제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세계경제 위기 이후 구매력이 높아진 신흥시장에 대해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 니즈에 맞춘 기술, 제품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또 신흥국 시장을 넘어 선진국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동이 쉬운 고성능 소형 심전도 측정기를 개발해 미국 등 선진국 의료시장에 수출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도 대당 가격이 100달러 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해 신흥국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인도발 리버스 이노베이션 사례로 노키아(Nokia)와 맥도널드(McDonalds)를 들 수 있다. 노키아는 농업관련 정보와 교육서비스 정보 제공이 가능한 오비 라이프 툴(Ovi Life Tool)을 개발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수단 등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맥도널드는 육류 패드를 대체한 채식주의자용 메뉴를 통해 웰빙(Well-Being) 라이프 스타일에 민감한 선진국 소비자들을 파고 들었다.

인도 시장내 연구개발(R&D)에서의 역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업종은 자동차산업이다. 스즈키마루티와 폭스바겐은 연구개발, 생산 및 부품구매에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6백만 원대의 저가소형 신차개발을 통해 스즈키마루티측은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폭스바겐은 5년 내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2배인 10%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인도에서 개발한 저가 소형차인 포드의 피고(Figo), 도요타 최초의 소형차 에티오스(Etios) 출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적 신모델 출시는 모두 인도발 역혁신 연구개발의 강점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인도발 역혁신의 변화들이 쌓이면서 인도시장 연구개발 허브화 움직임은 세계시장의 판을 흔들 나비의 날개 짓이 돼 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기존 선진국 시장향 이노베이션 전략을 고도화시키면서 인도, 중국 등 거대 신흥국 시장에서의 리버스 이노베이션 역량 강화를 준비할 필요가 크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양질의 엔지니어링 역량 보유인력이다. 인도 현지에 우리 기업들보다 앞서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우수 연구인력 확보 경쟁은 이미 인재난을 유발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3. The Poor 마켓에서 승부 갈린다

인도에는 BIMARU란 말이 있다. 인도 연방을 구성하는 28개 주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4개 주(Bihar, Madhya Pradesh, Rajasthan, Uttar Pradesh)들의 앞 글자를 따 부르는 용어다. 전체 인구의 29%, 19세 미만 인구의 40%가 여기에 몰려 있다. 4개 주를 합한 지역총생산(GRDP)은 인도 전체 국민총생산의 23%를 차지한다. 전자 및 일용소비재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은 낙후돼 있던 이들 가난한 주들의 소비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늘고 있음에 주목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이 나머지 지방(농촌)의 소비패턴 변화 예상을 가능케 해 줄 가늠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 주들의 소비팽창 등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그 동안 카스트에 기반한 지역패권정당 출신의 부패한 총리들이 경제개발과 개혁을 기치로 내건 총리들로 물갈이가 되면서 외부 투자를 견인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부패를 척결하는 등 거센 개혁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이 인도인들을 계급의 굴레로부터 급속히 해방시킬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인도 지방마케팅협회(RMAI)는 2017년 인구의 70%와 63만여 개 촌락으로 구성된 지방의 구매력이 나머지 30%의 인구와 5천여 개 도시의 구매력 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제품, 자동차, 생활소비재(FMCG), 금융 등 전 산업에 걸쳐 가난한 사람들(The Poor)의 소비가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에 걸쳐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인 생활소비제품 및 전자기업인 구드리지(Goodrij CPL)의 연매출 40%가 저소득빈곤층시장(Bottom of Pyramid)에서 창출된다. 외자기업이면서도 인도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힌두스탄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의 60%가 넘는 매출도 지방에서 나온다.

인도 진출 글로벌 외자기업들은 유통판매망 확대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딜러망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대해 글로벌 대형 유통전문기업들은 기존 제조업체 중심으로 구축된 유통망을 흔들고 재셋팅 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마트와 바르티(Bhari), 까르푸와 Wadia, Tesco와 Tata 등 글로벌 유통전문기업과 인도 로컬 대형유통체인간 합종연횡이 진행 중이다. 현재 기업형 종합유통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금지돼 있어 당장은 로컬기업의 판매망을 활용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다. 외자지분 완화 법안이 의회에 제출 중이며 금명간 투자지분상한선이 결정되고 시장이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 지방구매력이다. 90년대 말 우리나라 전자기업들이 인도에서 일본기업들을 압박하면서 시장침투에 성공했던 것도 발로 뛰는 농촌마케팅에서 기선을 잡았기 때문이다. 유통과 판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제조사와 유통사간의 경쟁이 진행 중임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Ⅳ. 시사점

얼마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외자기업들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인도 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도 인도가 갖고 있는 여러 리스크 요인들이 있긴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이전과는 달리 리스크보다는 기회 측면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하고 있다. 인도 비즈니스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일부 업종에서 점차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지금까지 구축해 온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 현지 로컬기업들의 도전도 점차 거세어 지고 있다.

강한 것이 살아 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처럼 거대하지만 느린 인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길게 보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90년대 말 들어 마냥 강한 줄만 알았던 일본 기업들과의 전자제품,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일본을 제치고 우리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았던 것도 일본기업들보다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긴 안목에서 보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현지화 수요에 맞춘 제품개발, 오지를 파고드는 발로 뛰는 마케팅과 판매전략 차별화, 경영의 현지화를 통해 이를 일궈냈다. 향후 10년도 인도 소비시장 빅뱅의 과정을 함께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도 시장 변화의 트렌드를 잘 읽으며 현지화 전략을 지금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인도 소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와 신속한 시장 기회 발굴을 통한 수요에의 대응이 요구된다. 부품조달의 현지화, 직판과 위탁판매 등 유통주도권 확보를 위한 판매 네트워크 확장, 자금조달을 위해 현지 주식시장 상장 및 현지 금융기관을 통한 파이낸싱 등 현지에서의 독자적인 사업역량을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

경영진 현지화도 중요한 과제다. 구미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법인의 수장은 대부분 현지인이다. 최근 일본 기업들도 법인장을 제외하고는 집행임원 대부분을 현지인화 하고 있다. 현지를 현지인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도 경제의 성장과 소비시장의 미래 성장성을 보는 시각은 낙관론에서 비관론까지 폭이 넓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산업과 업종에 걸쳐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이 인도로 가는 길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딜로이트(Deloitte) 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인도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환경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여기에는 법과 세제, 직접투자 방식과 수익 환수, 로컬기업과 협력시 고려 요소, 현지화 방안 등 다양한 기회와 위험요인을 다루고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도 인도에 본격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보고서의 핵심은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인도의 방식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인도 시장은 한, 중, 일 및 구미 기업들은 물론 빠르게 추격해 오는 인도 로컬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생존을 위한 격전지가 돼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 성공경험에만 묶여있는 나머지 인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전체의 한 귀퉁이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때이다.[LG경제연구원 홍석빈 책임연구원]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