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중 2년 연속 상승, 자산가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 '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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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융부자 추이(사진= kb금융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국내에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가 28만 명에 육박하고 이들 부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3억2천만원 수준으로, 총 규모는 646조원에 달했다.

6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의 수는 27만8천명으로 전년(24만2천명)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부자수 및 금융자산은 2013년 16.7만명, 369조원에서 2017년 27.8만명, 646조원으로 평균적으로 매년 약 10%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인당 평균 23억2천만원이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들 금융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올해 기준으로 주택이나 건물, 상가,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53.3%였고 금융자산이 42.3%, 예술품 등 기타 자산이 4.4%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던 부동산 자산 비중이 최근 2년 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도에는 부동산 비중이 51.4%까지 떨어졌지만 이듬해 52.2%로 올랐고, 올해는 53.3%로 뛰었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주식시장 호황,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린 효과라고 KB금융경영연구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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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 지역적 편중 현상이 지속적으로 약화

서울과 강남 3구에 쏠려있던 한국 부자의 지역적 편중 현상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만2천명으로 전국 부자수의 43.7%를 차지하고, 경기가 21.3%(5만9천명), 부산이 6.6%(1만9천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부자수 비중은 2013년 47.3%에서 43.7%로, 부산은 7.6%에서 6.6%로 감소한 반면, 경기도는 19.3%에서 21.3%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내 강남3구의 비중도 2013년 37.5%에서 35.6%로, 경기도의 부자수 상위 3개시(성남시/용인시/고양시) 비중도 같은 기간 45.2%에서 42.2%로 하락하는 등 특정 지역의 쏠림 현상은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3구라고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의 거주자가 4만3천명으로, 서울 부자 가운데서는 35.6%가 강남3구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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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비중 2년 연속 상승, 향후 부동산 경기는 지역별로 큰 시각차

이러한 한국 부자의 자산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비중이 총자산의 53%로 금융 및 기타자산에 비해 부동산에 다소 치우친 자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2년 이후 부동산자산 비중은 하락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되었으나, 2017년 들어 부동산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부동산자산 비중이 지난해에 이어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의 경우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46%, 빌딩/상가, 투자용 주택, 토지 등 투자용 부동산은 5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부자 중 85.5%가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유형별로는 상가(48%), 토지/임야(42%), 일반아파트(35%), 오피스텔(27%), 재건축아파트(11%) 순으로 높았다.

향후 1년간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 응답(25.5%)이 부정 응답(21.5%)보다 높았지만, 서울/수도권 부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중(31%)이 부정적으로 보는 비중(16%)을 상회하는 반면, 지방 부자는 부정 응답(37%)이 긍정 응답(10%)보다 높아 지역별로 시각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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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의 경우 상속 및 증여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24.4%로 전년(17.5%) 대비 증가, 상속 및 증여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산 전부를 사전 증여하겠다'는 비중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5.6%→16.5%)한 반면, '자산 전부를 사후 상속하겠다'는 비중(11.3%→8.7%)은 감소했다.

이는 상속 시점(피상속인의 사망)은 임의로 정할 수 없지만 증여는 증여자가 시기를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합한 시점에 자산을 이전하려는 니즈가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비중이 7.2%p 증가하였고,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자는 사회환원 의향이 17.4%에 달해, 전체 사회를 위해 본인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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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 '안하겠다'

한국 부자의 암호화폐 투자 경험률(24%)은 일반 투자자(14%)를 크게 상회하나 향후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한국 부자의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상당수의 자산가들이 암호화폐의 향후 성장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6.4%, 투자 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중이 7.5%이며, 투자경험이 없다는 응답 비중이 86.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20대의 경우 현재 투자 중인 비율이 11.9%, 현재 투자하지 않고 있지만 투자 경험이 있는 비율은 10.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투자 경험률을 나타냈다.

한국 부자의 경우 암호화폐에 현재 투자 중인 비중이 4.0%로 일반 투자자 대비 낮으나, 현재는 투자하지 않지만 과거 투자 경험이 있는 비중은 20.3%로 높아 암호화폐 투
자 경험률(24.3%)은 일반 투자자(13.9%)를 상회했다.

향후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한국 부자의 비중은 2.3%로 투자의향이 없는74.8% 대비 매우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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