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치닫는 터키..국내증시 코스피·코스닥 동시 하락
금융위기로 치닫는 터키..국내증시 코스피·코스닥 동시 하락
  • 신주영 기자
  • 승인 2018.08.1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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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에 터키 환율 급락
사진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한 환전상이 리라화 지폐를 펼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터키 리라화가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급락하고 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 부과했다. 

미국의 제재에 터키 리라화 가치는 폭락했다. 13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역대 최고치인 달러당 7.24리라까지 치솟았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한때 전일 대비 23%나 떨어졌고, 올해 들어 70% 넘게 폭락했다.

결국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터키 은행과 외국인 간의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리라·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한때 달러당 7.09리라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나날이 추락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투자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리라화 폭락에 따라 터키의 외채 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터키와 교류가 많고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신흥국들의 걱정이 커진다.

1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가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터키가 국내총생산(GDP)의 세계 총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라며 부정적 여파가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 증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겪을 수 있는 타격의 수준을 볼 때도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잇따른 경제제재, 에르도안 정부의 경제정책 신뢰상실, 주요 경제대국의 무역전쟁 등 변수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신흥국의 환율 변화나 터키의 외채 상환 등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터키의 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악화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쉽게 풀리지 않을 악재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 정권과 미국은 복합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터키가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한 미국계 펫훌라흐 귈렌에 대한 미국의 송환 거부, 터키가 테러집단으로 지목하는 쿠르드족에 대한 미국의 지원,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의 적국인 이란, 러시아와 터키의 안보협력 강화 등이 얽혀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멕시코,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와 비교할 때 현재 터키의 상황이 이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국제통화전략실장인 샤하드 잘리누스는 "외환위기 때 시장의 대전제는 미국이 도우려 할 것이라는 점이었다"며 "이제 더는 그 전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3일 일본 도쿄의 주식 전광판(AFP=연합뉴스 제공)

'터키 위기' 아시아 금융시장 강타...엔화 급등·주가 급락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이 13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의 주식 및 외환시장을 강타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오후 2시 엔/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0.45엔 내린 1달러=110.21엔에서 추이하고 있다.

터키 정세 악화가 유럽의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계감을 배경으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의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엔화는 유로화 대해서도 대폭 상승했다. 이날 2시 현재 1.38엔 오른 1유로=125.49엔을 기록하고 있다.

리라화 급락으로 유로화에도 매도세가 몰리면서 장중 한때 유로당 125.26엔 부근까지 접근하며 5월 말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매도세가 확대되며 닛케이주가는 2시 현재 지난주 종가 대비 361.35엔 내린 2만1939.96엔으로 하락했다. 닛케이주가가 2만2000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약 1개월 만의 일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4% 하락했고 선전종합지수는 1%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1.8% 내렸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역외 시장에서 0.2% 넘게 떨어졌다.

호주 달러는 0.3% 내려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10일 종가보다 장중 9% 넘게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터키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 투자자 불안 심리가 급격히 번질 것으로 우려했다.

터키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제공)

이날 에르도안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투자자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했다면서 은행 감독 당국이 외국 투자자와의 외화·리라화 스와프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케닝엄은 "5월에 시작된 리라화 폭락은 터키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 확실하며 은행 위기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자산과 유로화에 악재가 될 것이지만 광범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금리에 대한 거부감을 전혀 감추지 않으면서 구두 개입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세간의 이목이 쏠린 11일에도 금리가 빈부 격차를 부추기는 '착취 수단'이라고 비난하면서 저금리를 강도 높게 주장했다.

또한 터키 당국자들은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의 제재로 그 효과가 바로 사라져버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터키환율 (사진=네이버제공)

터키 환율 폭락 여파..국내 증시도 '직격탄'

터키 환율 폭락의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p(1.85%) 하락한 2240.59p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5.51p(3.25%) 떨어진 2240.59p에 거래 중이다.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은 터키 환율 폭락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6.36포인트(0.72%) 내린 2,266.43으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리며 장중 2,260선도 붕괴되는 등 낙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9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17억원, 779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삼성전자(-1.10%), 셀트리온(-2.76%), 삼성바이오로직스(1.29%), POSCO(-2.90%) 등 대부분이 내림세다.

10위권에서는 SK하이닉스(0.40%)와 현대모비스(0.22%)만 올랐다.

업종별로도 의약품(-2.35%), 철강·금속(-2.33%), 증권(-2.16%) 등 대부분이 내렸다. 비금속광물(1.60%), 기계(0.75%), 건설(0.05%)만 오름세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4억원, 155억원을 순매도 중이고 개인은 33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총 상위주는 셀트리온헬스케어(-2.47%), CJ ENM(-2.23%), 신라젠(-1.82%), 메디톡스(-4.53%) 등 대부분이 약세다. 10위권에서는 펄어비스(1.09%)와 포스코켐텍(0.31%)만 올랐다.

터키 환율 급변에 '직구족' 들썩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국내 '직구족'이 들썩이고 있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세일 중인 유명 명품 브랜드를 터키 쇼핑몰에서 구입할 경우 국내에서 구입하는것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터키에선 현재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세일 중이며, 여기에 리라화까지 폭락해 제품을 더욱 싸게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에선 한국으로 배송하는 안전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는 현지에 있는 배송대행업체를 찾아야 한다.

또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렴한 물가를 기대하며 터키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에서는 터키 곳곳에는 테러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여행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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