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악화일로’ ·· 소득주도성장 ‘맹공’하는 야당
경제는 ‘악화일로’ ·· 소득주도성장 ‘맹공’하는 야당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8.20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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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상황 최악, 당정청 긴급회의로 재정 확대, 야당은 소득주도성장 철폐 요구,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의 다른 처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정부를 자처했지만 연일 고용 지표는 악화일로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통계청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다.

19일 당정청이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고용 악화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무거운 분위기로 당정청 회의에 나선 주요 인사들. 김동연 장관, 홍영표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모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하강 추세인 것도 결국 먹고사는 문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당정청은 회의 결과 시급히 재정을 확대하겠다며 4조원 규모의 ‘재정 패키지’를 더 빨리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2017년 대비 올해 일자리 예산은 12.6% 올랐는데 2019년도에는 더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조만간 소상공인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대책도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정부의 일자리 사업과 추가경정예산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점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전략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두 가지라면 확실히 분위기는 후자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전자는 공공 부문 일자리를 확충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정부가 직접 소비자에게 소비 여력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설계자로서 주도하고 있다. 후자는 신산업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규제를 개혁하고 시장의 동력을 살려주는 정책으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담하듯이 하고 있다.

김동연 장관과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장 실장과 김 장관 두 경제 사령탑은 이날 회의에서 명확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관계 부처나 당과 협의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을) 개선 또는 수정하는 방향도 필요하다면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장 실장은 “국민들이 성장의 성과를 체감하고 고용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혁신성장과 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대책을 제시했다.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민간 일자리 창출력 제고 및 투자 제약하는 핵심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 △업종별 분야별 일자리 대책 발굴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해서 첨단 자동차·에너지·바이오·헬스 신산업 일자리 창출 △AI 데이터·수소경제 등 전략투자 분야별 로드맵 조속히 마련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는 아래와 같다.

△도소매와 숙박·음식 등 생활밀착 서비스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 △안전 및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계획 마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생활 밀착형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대폭 확대

불경기에 장사가 안 되니 한국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내년 최저임금도 8350원으로 오른다. 정부여당은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준비 중인데 크게 부가가치세 면세 범위 확대·카드수수료 인하·편의점 출점 거리제한 강화 등이 점쳐진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과를 못 내자 연일 괴로워하고 있는 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과를 못 내자 연일 괴로워하고 있는 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은 당정청 회의에 따라 현재 극심한 불경기에 대해 “인구와 산업 등 구조적 요인과 정책적 요인의 중첩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 산업의 고용 창출력 저하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했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제조업 구조조정 단행 및 숙박과 음식업의 부진이 뼈아팠다는 판단이다. 

경제 얼마나 어렵나

2018년 7월 기준 취업자 수는 2708만3000명이다. 정확히 1년 전과 비교하면 고작 5000명이 늘어났고, 전체 고용률(15~64세)은 67%로 0.2%p 떨어졌고, 전체 실업률은 3.7%로 0.3%p 상승했다. 청년 고용률(15~29세)은 0.2%p 올랐고, 청년 실업률은 9.3%로 똑같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저신용자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8년 동안 가장 악화된 고용 상황이다.

올 2월과 6월만 해도 취업자 수는 각각 10만6000명과 30만명이 늘었는데 이에 비하면 지난달 5000명이 증가한 것은 매우 긴급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과거 월별 취업자 수 증가의 연 평균을 보면 2012년 42만8000명·2013년 34만5000명·2014년 59만8000명·2015년 28만1000명·2016년 23만1000명·2017년 31만6000명이다.

장하성 실장은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집계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실업자 수는 전체 103만9000명으로 작년보다 8만명이나 더 많다. 

통계상 실업자는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2812만3000명 중 취업준비생을 제외하고 취업 상태였다가 실직했고 여기서 적극적인 구직 의사를 보인 사람만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1606만4000명의 비경제활동인구는 제외된다. 그렇게 집계되는 실업자 수는 2018년 내내 1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 모으기 운동까지 해서 극복했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이렇게 실업자 수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으니 일자리가 많이 늘지 않고 있다. 고용률과 취업자 수가 떨어지고 있다. (자료=통계청)

한국은 5대 제조업(조선·철강·자동차·반도체·석유화학) 강국인데 조선과 자동차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중이라 무려 12만7000명이 실업자 신세가 됐다. 서비스업의 대표격인 숙박과 음식업도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다 보니 마침 18일 열렸던 7급 공무원 필기시험에서는 770명을 뽑는데 3만6000명이 지원했다. 무려 40대 1의 경쟁률이다.

야당의 반응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8일 <경제 자살 일자리 학살>이라는 표현을 써서 맹공하는 논평을 냈다. 

윤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책으로 33조원의 세금을 퍼붓고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22조원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을 맹비난했던 정부여당은 이 결과에 대해 폭염과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엉뚱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경제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고 정부 보조금 투입으로 부작용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혁신과 투자 활성화, 노동시장 개혁으로 경제의 근본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입법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업률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통계청)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참사와 경제폭망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결국 국민 혈세만 쓰고 아무런 효과도 없는 과도한 재정 투입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문제제기 했다.
 
이어 “그간 수없이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위험을 경고했는데도 야당과 국민들의 말에는 귀를 닫고 오로지 자신들의 논리만 옳다고 우기는 오만과 무능이 부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의 기본 당론으로서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과 민간이 하고 정부는 여러 경제정책으로 지원해야 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정책으로 기조가 대폭 수정되지 않고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기대 난망하다”고 밝혔다.

5대 제조업의 구조조정으로 취업자 수가 12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자료=통계청)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19일 앞선 두 야당과 색깔을 달리해서 논평을 냈다. 

박 대변인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연일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고 정부여당도 혁신성장으로 방향을 틀고 또 다시 구시대적인 대기업 몰아주기로 달려가는 듯 해서 안타깝다”며 “보수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대기업 중심 성장전략을 폈던 이전 정부에서도 서민경제는 너무 어려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애초 소득주도성장의 내용을 예산을 최대한 소득재분배에 맞춰서 총수요와 총소비를 극대화하는 내수활성화에 맞추지 않고 정부의 역량을 넘어서는 민간 임금에의 개입에 초점을 맞춘 것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혁신성장을 내세우면서 규제합리화를 넘어서는 무리한 규제완화를 통해 구시대적인 대기업 몰아주기가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구체적으로 △공공기관 재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시스템 구축 △연구개발과 교육훈련 예산이 중소기업에 투입되도록 대학과 연구기관의 시스템 개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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