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가뭄으로 채소 생산량 크게 줄어
강원도 기습적인 폭우에 고랭지 배추 7월 하순 평년보다 6.5% 시세 높아

(사진=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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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어머, 어머! 배추 한 포기가 7000원이야!”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형 슈퍼마켓의 야채코너를 돌던 최모씨의 비명이다. 그녀뿐만이 아니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이 야채코너를 빙글빙글 돌기만 할 뿐 평소와 달리 장바구니에 선뜻 야채를 집어넣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북적이는 다른 코너와 달리 아예 야채코너가 한산하다는 느낌이다.

배추 한포기에 7000에 이어 세포기 묶어 19,800원 하는 배추포기를 들었다 놨다 하던 최모씨는 결국 돌아서면 한 소리다. “차라리 김치 안 먹고 말지 폭도 제대로 차지 않은 배추 한포기를 7000원이나 주고 어떻게 사요. 그냥 오이나 양배추로  피클이나 담아 먹던지 해야지 뭐.”

그러나 오이 양배추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전체적으로 야채가격이 고공행진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일일 도매가격에 따르면 오이 100개 기준 가격이 5만9570원으로 평년 대비 14.9% 올랐다.

(사진=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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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는 한 포기당 5679원에 판매, 평년보다 134.5%나 올랐다. 지난달 작년기준 70%나 가격이 하락해  재배농가들이 갈아엎기까지 했던 애호박도 20개에 1만4695원으로 평년 대비 11.0% 올랐다. 

배추 가격은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포기당 도매가격이 지난달 중순 2천652원에서 같은 달 하순 3천745원, 이달 상순에는 3천593원, 이달 중순에는 무려 포기당 6137원을 기록했다. 무는 개당 2253원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보다 각각 74.4%, 73.4% 높게 거래됐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배추는 2.3배, 무는 1.5배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야채품목은 시금치로 4kg에 7만6500원에 판매돼 평년 대비 144.4% 상승했다.
한 달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병해충까지 늘어 신선채소들이 작황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대형마켓의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에 병충해까지 늘어 야채들이 생산지에서 출하량이 전년에 비해 배로 줄고 특히 고랭지 배추·무 주산지인 강원도는 폭염에 폭우까지 덮치면서 작황이 좋지 않다.”며 “7월 하순 도매가격 기준 평년보다 6.5% 높은 시세로 거래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여름 과일 수박은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떨어진 반면 수요가 늘어 10kg 기준으로 개당 27,900원에 판매되는데 이도 물량이 부족해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작황 악화로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8월 하순 조기출하 물량을 기존 하루 100t 수준에서 150t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농식품부는 20일 중앙주산지협의회를 열어 산지 유통인 조기 출하 참여도 유도하는 한편 오는 23일부터는 농협 매장에서 시중가보다 40~50% 낮은 가격에 할인 판매를 할 예정이다. 또 양파 등 평년보다 낮은 가격(1㎏ 도매가 749원·평년비 24.4%↓)의 대체소비 확대 운동도 펼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기상 악화에 대비해 상시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추석 2주 전부터 성수품 특별 공급을 늘려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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