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은산분리 완화’와 ‘상가임대차보호법’ ·· 불발
여야 ‘은산분리 완화’와 ‘상가임대차보호법’ ·· 불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8.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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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본회의에서 알짜배기는 통과 못 해, 민주당 내에서 은산분리 완화 이견, 임대차보호법은 패키지 처리 방침에 통과 못 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국민 안전·소상공인과 저소득층 지원·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 등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합의했는데(정의당은 의견을 달리한다고 명시) 이것이 지켜지지 못 하게 됐다.

여야는 30일 오후 개최된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률을 통과시키지 못 했다.  

구체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법 △지역특구법(규제프리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5개 법률을 통과시키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이행하지 못 한 것이다. 

3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직접 통과되지 못 하는 사실을 알리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3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직접 통과되지 못 하는 사실을 알리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홍영표·김성태·김관영)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고개를 숙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 별로 미세한 내용 조정들이 필요해서 오늘 본회의에서는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핵심은 은산분리 완화였다.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관련 법률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한 데는 두 가지 난점이 있다. 

지분 보유율과 지분 참여의 자격을 두고 여야의 입장 차이가 있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은산분리 완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로 당론이 불일치한 점이 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관련해서 저희가 장시간 토론을 벌였지만 찬성이다 반대다 이런 게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견해가) 나뉘고 있다”며 당내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 정의당의 추혜선 의원이 시민사회(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와 함께 연일 은산분리 완화 반대를 외치고 있다. 특히 1993년 르노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 의중에 맞게 삼성생명의 자금이 운용됐다는 사례를 거론하며 아무리 안전장치를 두더라도 ‘재벌 대기업의 사금고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의원과 시민사회는 연일 은산분리 완화를 비판하는 총공세를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추혜선 의원과 시민사회는 연일 은산분리 완화를 비판하는 총공세를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은 금융자본의 의결권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민주당은 25~34%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34%~50%까지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당은 IT 기업 외에 모든 산업자본에 은행 지분 참여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IT 자산 규모가 50%를 넘으면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가적으로 한국당은 대기업 제외 규정을 없애고 대신 심사를 통해 IT 기업 위주로 허가되도록 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31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내에서 조정해도 어차피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정무위 소위에서 대기업에 다 풀어주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어차피 우리가 좀 조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소위에서 김 의원이 안 해줄텐데 그런 증언이 의원총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대표적인 인터넷은행은 당분간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를 개최해 2차 인터넷은행 추가 허가를 내줄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8월24일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김종석 소위원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8월24일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김종석 소위원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교섭단체 3당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규제개혁 법률에 대해서도 산업융합촉진법과 정보통신융합법은 해당 상임위원회 소위를 통과했지만 나머지 행정규제기본법·지역특구법·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내걸고 추진하는 규제완화의 흐름에 전반적으로 비판적이고 연일 정책 토론회를 열어 박근혜 정부 때의 창조경제(규제프리존법)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 때 못 했지만 9월 정기국회에서는 꼭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교섭단체 3당의 포부지만. 신임 장관 내정자 5명에 대한 인사 청문회, 국정감사 등 또 다른 할 일이 많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한 토론 과정이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필요성이 제기되어온 상가임대차보호법도 한국당의 패키지 처리 방침에 불발됐다. 궁중족발집 비극이 있었고 그런만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일본의 차지차가법을 모델로 삼아 상인들이 공간 걱정없이 장사할 수 있도록 ‘100년 가게법’을 관철시키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8월7일 오후 궁중족발을 찾아 ‘백년가게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8월7일 오후 궁중족발을 찾아 ‘백년가게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행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5년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임대인은 5년이 지나면 임대 계약을 연장할 의무가 없다. 건물주는 이를 악용해 보즘금과 월세를 급격하게 올려 다른 임차인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존에 공간을 사용한 상인은 장사를 오래 영위해왔음에도 법적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임대차보호법과 관련 한국당은 건물주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었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기한을 5년에서 10년으로 겨우 늘리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이조차 패키지 처리 방침에 밀려 또 무산된 것이다.

한편, 그럼에도 30일 본회의에서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와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일부개정안 등 37개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37건의 안건이 통과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본회의에서 37건의 안건이 통과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재난안전관리법은 특별재난지역선포를 통해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금이 지급되도록 법률상 자연재난의 범위에 ‘폭염과 한파’를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개정안은 올 7월1일 이후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의 피해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소급 적용을 명시했다.

아래는 이날 통과된 안건의 목록이다.

△제363회 국회(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 △건설기계관리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소년법 일부개정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주택도시기금법 일부개정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 일부개정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국적법 일부개정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청원경찰법 일부개정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    외식산업 진흥법 일부개정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농업생명자원의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농업기계화 촉진법 일부개정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도선법 일부개정 △경찰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 △몰수금품등처리에관한임시특례법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률 △물류정책기본법 일부개정 △식생활교육지원법 일부개정 △경찰공제회법 일부개정 △상업등기법 일부개정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 △상법 일부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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