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가산 싱크홀 현장 (사진=신현지 기자)
3일 가산동 싱크홀 현장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3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두산위브아파트의 싱크홀 피해접수 창구에는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날 금천구가 마련한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지휘소 앞에서의 113동의 박모씨는 “어젯밤 근처 호텔에서 잤는데 불편한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라며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들 식당에서 밥 먹는 동안 내가 얼른 집에 들어가 가방만 챙겨 나왔다. 언제까지 이래야 될지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에 더 화가 난다 ”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가산동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지휘소 (사진=신현지 기자)
가산동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지휘소 (사진=신현지 기자)

아파트의 주민 이모씨도 "어머님이 평소 당뇨와 심장병이 있으신데 괜찮으실지 걱정이다.”라며 “어떻게 아파트 코앞에 초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주민들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준 금천구청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가 나기 전 아파트 대표회의에서 지난22일 금천구청에 공사 중단 요청 민원을 공문을 보냈던 사항인데 사고발생 전날까지도 구청은 주민들의 민원을 파악도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불만의 소리를 높였다.

세일중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사진=신현지 기자)
세일중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사진=신현지 기자)

이날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가 있는 113동 앞의 피해접수 창구의 한 관계자는 “113동 뿐만 아니라 114동 115동까지 약 18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는데 대부분 정신정인 피해”라고 피해집계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오후 7시 30분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31일 오전 4시 36분 발생한 신축공사장 지반붕괴 사고와 관련하여 전문가 분석 결과 건물과 지반이 안정화 되어 아파트 주민들의 입주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민들 일부는 "사고 3일 만에 그 같은 분석 결과는 믿을 수 없다"며 인근의 호텔과 구청이 마련한 세일중학교에서 임시 거처를 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접수 창구에는 주민들의 피해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피해접수 창구에는 주민들의 피해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이에 금천구는 5일까지 임시 복구 작업을 끝낼 예정이며 시공사와 협의해 임시공사 복구가 끝난 뒤에도 주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원하는 주민에게 종전과 마찬가지로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지원할 예정임을 밝혔다.

아울러 오는 10월 말까지 한국지반공학회에 의뢰해 정밀 안전진단 계획과 진단을 끝낸 뒤에도 계측을 계속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대우건설은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일어난 대형 싱크홀 사태 뒤 재해대책본부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금천구에서 벌어진 대형 싱크홀 사태 관련해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 한다”며 “사고로 인해 피해 입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책임의 뜻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천경찰서도 금천구 싱크홀 현상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내사에 들어갈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피해주민들을 위해 27개 텐트가 마련되어 있는 인근의 세일중학교 임시 대피소에는 피해주민들의 모습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온 적십자사 관계자는 “호텔이나 다른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건설사 측에 영수증을 첨부하면 되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밤에는 한분이 있다 가셨다.“라고 피해 3일째의 대피소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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