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축은행 로비의혹에 대한 무차별 폭로전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형인 이상득 의원, 청와대 관계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고위인사들이 줄줄이 의혹 대상에 올랐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었다.


'질러놓고 보자' 식의 폭로와 맞불 대응으로 대정부질문은 진흙탕 싸움터가 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지난 1월 서울 청담동 한식집에서 청와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여권 실세와 가까운 기업인, 브로커 신삼길씨 등 6명이 만났다"며 2월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난 삼화저축은행 건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또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이 기업인이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저축은행구명 로비를 했다는데 파악하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의 식사자리에 옆 테이블의 신씨가 잠깐 합석해 인사를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상득 의원은 "저축은행 관련자는 한 명도 모른다.

무책임하고 야비한 정치공세"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브로커 박태규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잘 안다고 과시하고 다녔다"며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을 비롯한 언론인 출신 정부 고위직 인사들과도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정치권 인사들이 신문사 부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만났지만, 저축은행에 대해 얘기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현 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P씨가 영포라인을 통해 사건무마 로비를 했다"고 했다.

P씨가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반발하자,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깊이 확인된 건 아니니 너무 비중 두지 말라"고 물러섰다.

청와대 L기획관의 딸이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기 전에 예금 960만원을 인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L 기획관은 "난 딸이 예금한 사실도 몰랐고 작년 5월 만기 인출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신상문제, 재산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9년 4월부터 4개월간 20여명의 국정원 사찰팀이 활동했다"고 했지만, 국정원은 전면 부인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내가 신삼길씨와 수시로 골프를 쳤다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다.

정두언 의원은 "박 전 원내대표 말이 맞다면 정 수석이 사법처리돼야 하고, 거짓말이라면 박 전 원내대표가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 상임위에서 감사원장이 개인기업을 왜 감사하느냐고 따졌는데,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의원은 내가 '대출받는 데 알선했다'고 공격하는데 (손가락 말고) 달 좀 쳐다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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