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의 ‘대안’ ·· “가처분소득의 증대는 성장의 토대 아냐”
김관영의 ‘대안’ ·· “가처분소득의 증대는 성장의 토대 아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9.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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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비판에 집중하고 여러 대안 주문, 청와대 주도 비판, 공론화 정치 비판, 판문점 선언에 대한 단계적 로드맵, 정치개혁 방안, 각 정당 반응은 평화당 외에 부분적 평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기만 하지 않았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에게 “소득주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경제 현실을 직시하라”고 직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가처분소득의 증대는 성장의 과실이지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없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극히 일부분이라면 소득주도성장을 이끌 다른 방법들이 있다는 말로 이해된다. 왜 다른 성장 정책을 쓰지 않고 영세 소상공업자들을 눈물짓게 하고 일자리를 잃은 최저임금 근로자를 절망 속에 살게 하는 것인가”라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는 사례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2가지를 거론했고 그 대안으로 △노동시장 개혁 △경제민주화 강화(공정경제 생태계) △선 허용 후 규제의 산업정책(규제프리존법·지역특구법·규제영향 평가제도 실시)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소득주도성장 정책 중 최악의 결정은 바로 유례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지적하면서 “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무모하다고 밖에 따로 칭할 표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최저임금위원회를 개편해서 최저임금의 결정 방식을 바꾸고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 업종별·규모별 차등 적용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7월 고용동향에서 새로운 취업자가 5000명 밖에 증가하지 않는 등 악화된 경제 상황에 대해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일자리 실패 정부가 됐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정책을 정조준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무원 수 늘리기 정책(2년간 54조원을 투입했고 궁극적으로 81만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채용시장에 준 신호는 심각하다. 정부가 직접 고용하니 방법은 쉽다. 그러나 이것은 역대 정부가 자제를 해온 하책 중 하책이다.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약 2700만명인데 이중 공무원은 100만명 수준이다. 전체 취업자 수의 3.7%에 불과하다. 그러나 청년들은 그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목을 매고 있고 취업준비생의 약 40%가 공시족이 됐다”고 설명했다. 

즉 “공무원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하니 구직시장이 더욱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 미충원률은 12%에 달한다. 중소기업 등 민간 부문 곳곳으로 진출해야 할 신규 인력들 중 상당수가 공공부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 이것을 정상적인 나라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세계적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감축하고 있음에도 한국만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들어져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논지를 주장했다. 

더불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동개혁에 빗대어 “노조강국이자 복지강국이었던 프랑스가 마크롱 이후에 변해가고 있다. 10.5%까지 치솟았던 프랑스의 실업률이 올 상반기 8.9%까지 감소했다”며 “일자리는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 여건이 형성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지하되 예외 업종을 확대하고 노사 자율합의에 의한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의 확대를 통해 근로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규제혁신, 노동시장 개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무엇보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가 경제정책의 초석”이라며 “경제민주화의 강화를 통한 공정경제 생태계 확보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것은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과 달리 혁신기반의 중소벤처기업을 그 중심에 두는 것으로 “대기업의 성장 과실이 제도적으로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후술했다.

더 나아가 “기업과 가계의 불평등한 소득 분배구조를 개선하는 경제민주화의 성과 속에서 경제 발전의 기반이 조성되는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1년4개월 동안 공정경제 생태계를 제대로 조성하지 못 했고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의 노력은 말만 앞설 뿐 아직도 빈손”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유로 들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우선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기업가 정신이 회복되고 혁신적인 창업이 이뤄질 수 있게 정부가 시장과 기업을 믿고 과도한 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민간의 창의성이 살아있고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민간에서 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천송이 코트와 액티브X, ICO(가상화폐공개)와 블록체인 기술 등 거론하며 ‘선 허용 후 규제’의 원칙으로 파일럿 사업(규모가 큰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행하는 소규모 프로젝트)을 시행하고 정기국회에서 규제프리존법과 지역특구법을 처리하자고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 공식 제안했다.

동시에 “바른미래당은 무조건적인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며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도려내되 강화해야 할 규제는 제대로 강화해서 국민의 생명도 지켜내고 혁신성장이 가능한 기업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국회 입법안에 대한 규제영향 평가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가 역으로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다. 규제의 역설은 부동산 시장을 평가하는 많은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며 “수요 규제에 공급 정책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교육부·금융위원회·서울시와 경기도 등 유관기관이 함께 모여 “부처간 엇박자나 혼선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길고 긴 경제 문제에 대한 연설을 끝내고 김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청와대 정부에서 내각이 중심이 되는 행정부로 변해야 한다”며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고 국무위원들에게 잘못된 대통령의 지시를 비판없이 수용하지 말고 소신껏 부처를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론화위원회에 쟁점 정책 결정을 맡기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노력 대신 공론화란 미명으로 국민의 등 뒤로 숨으려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연금 개혁 문제도 그렇게 공론화위에 맡길까봐 우려된다며 별도의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 개혁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연설은 전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때와 달리 본회의장의 분위기가 조용했다. 야유와 고성이 없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가 높은데 김 원내대표는 “지지율과 민심은 언제든지 변하고 변화의 바람이 불면 태풍이 된다”며 현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혜택을 보는 거대 양당의 이익이 궁극적인 이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련해서 김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동시 개헌 무산에 대해 한국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동시에 거론하며 “기본권 확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분산, 지방분권 강화라는 방향으로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김 원내대표는 정치개혁의 화두로 △정치자금법 개정 △국회 선진화법 개정 △기초의회 4인 선거구 분할 금지 △국민 발안과 청원제도 개선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에서 대북 문제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김 원내대표는 “초당적인 협력과 합의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명히 주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은 없이 북미 협상마저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굳건한 한미동맹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에서 비준 동의안 처리가 한미동맹의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일부 야당(한국당)의 우려를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비준의 전단계로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 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고 결의안에는 “굳건한 한미동맹 유지와 북한에 대한 판문점 선언 및 한반도 비핵화의 책임있는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올초 미투 운동이 일어났고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83% 대 17%는 우리 국회의 남녀 비율이다. 미투 법안이 이런 남녀 비율 때문에 관심 법안이 되지 못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결의가 있었지만 국회 전체의 논의는 더뎌 보인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담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안해야 하고 차별받는 사회 이제는 끝내자. 이번 정기국회에서 미투 관련 법안을 서둘러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통 속에 힘들게 용기를 내 미투 사건을 공개한 모든 여성들에게 당신은 잘못이 없다. 용기를 내라. 함께 하겠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끝으로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포부와 관련 “기득권 내려놓기를 거부하는 양당을 견인하는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며 “발목잡기가 아니라 대안있는 비판을 통한 협치를 하겠다. 사람으로 거래하는 협치가 아니라 정책을 공유하는 협치를 하겠다. 대안있는 비판과 견제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건강하도록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연설에 대한 각 정당들의 반응은 이례적으로 새겨 들을만한 메시지가 있다는 눈치였고 부분적으로 동의하지 못 하는 점도 지적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여당으로서 동의하기 어렵지만 새겨들을 만한 분석과 제안 그리고 힘을 모아 협력해야 할 현안들이 제시됐다. 가처분소득의 증대는 성장의 과실이지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없다는 바른미래당의 분석에 동의하는 바가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이제 출범한지 1년4개월도 되지 않은 정부의 실정 탓으로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며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의 칼춤에 흔들리지 말고 보수의 대안정당으로 정부여당의 대화 상대로 우뚝 서길 바란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건설적인 비판과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부여당은 언제든지 마음을 열어 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본회의장 2층 방문객 좌석에 앉아 연설을 지켜봤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본회의장 2층 방문객 좌석에 앉아 연설을 지켜봤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경제에서는 무모하고 무능하고 정치에서는 무책임하다는 문재인 정부 평가에 공감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최악의 결정이고 소득주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지적 또한 적절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 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들고 나온 것은 사실상 청와대와 행보를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바른미래당의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비판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좀 더 야당다운 야당. 투쟁력 있는 야당이 되길 바란다”며 부분적 평가를 내렸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책적 접근을 해서 실용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정부가 새겨들을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공허한 외침으로 들린다. 판문점 선언 비준을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것도 당내 이견 봉합용이겠지만 안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디테일엔 능하지만 전체 구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며 무엇보다 “정치개혁을 이야기하고 양당에 대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를 그만두라고 야단치지만 정작 자신들은 비례대표 3인방(박주현·이상돈·장정숙)에 대한 당적 정리조차 해주지 않고 있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인식이 한국당과 대동소이하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가운데에 서서 균형을 잡아야 할 바른미래당의 위치 선정이 매우 아쉽다. 지금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주장하는 기업주도의 성장은 산업화 시대의 낡은 관념일 뿐이다. 물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이 허술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민주화의 확대와 촘촘한 복지 안전망이 필수적이다. 바른미래당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투 운동의 과제를 국회가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고 정의당 역시 바른미래당의 문제의식에 100% 동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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