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과 ‘방북’ 난항 ·· 민주당 계속 “설득하겠다”
‘비준’과 ‘방북’ 난항 ·· 민주당 계속 “설득하겠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9.1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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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민주당 대변인 끝까지 '설득', 상당히 아쉬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명확한 반대 의사, 정치적 화제전환에 극구 부인, 결의안 수용에 회의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이 11일 제출될 예정이고 10일 여야 방북 초청 제안이 전격 발표됐지만 사실상 둘 다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후자가 1단계라면 전자가 2단계인데 둘 다 연동돼 있고 1단계부터 난항이라 2단계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오후 청와대의 방북 초청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문희상 의장은 끝내 방북 동행 요청을 거절했고 대신 다음에 국회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국회 사무처는 이날 17시 즈음 보도자료를 통해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평양에서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에는)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같은 협의 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대신) 남북 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과 외통위원장의 의견을 모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2018년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14시 청와대에서 “3차 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 국회의장단과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상 아홉 분을 특별히 국회․정당 대표로 초청하고자 한다”며 “꼭 함께 동행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공식 제안했다.

임 실장은 “현재 다섯 정당의 대표 모든 분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화해 협력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의지를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보기 위해 애를 썼고 무엇보다 “별도로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으로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초청에 응해 준다면 별도의 일정을 가질 수 있도록 북측과 성의 있게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종석 실장은 정중하게 5당 대표와 문 의장께 제안했지만 수용되기 어려워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따로 여론조사까지 의뢰해 추진하고자 했던 문 의장이 끝내 불참 결정을 내린 것이 뼈아팠다. 아마 문 의장은 동행하기를 원했을지 모르지만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강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이기 때문에 예민한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장단은 국회 지도부로서 갈등조정자의 역할이 있고 또 대통령과 더불어 삼권의 한 축으로 나름 입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 의장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아침 열린 연석회의에서 “지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나마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테이블에 나오는 것도 돈을 줘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압박이 있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어제 9.9절 행사 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도 누가 봐도 미국 측에 아주 강한 압박이 있으니까 그러한 모습이라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회 비준은 물론 안 되고 계속 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 시에 국회도 함께 가자는 요청이 지난 8월16일 청와대 오찬 원내대표 회동에서부터 있었다. 나는 그 자리 면전에서부터 입법부를 같이 수행원으로 같이 가는 부분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 북한이 실질적인 핵 폐기를 통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국회 차원에서의 남북관계 개선과 또 교류 확대를 위한 방안을 가지고 국회가 교섭단체를 통해서 이 문제를 결정할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3차 정상회담의 수용할 대상이 국회는 아니다. 곁가지다. 이렇게 여러 번 입장이 나왔다. 이것도 역시 여러분들과 같이 우리 당의 당론으로 입장으로 정하고자 한다. 이의 없나. 좋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되려 김 원내대표는 “가뜩이나 정기국회를 앞두고 내각선수 교체를 단행한 문재인 정권이 남북관계 이슈로 아무리 화제를 전환하려고 해도 정책 실패의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그리고 여당인 이해찬 대표 외에 나머지 2당 대표들은 비준 동의안 처리와 방북 초청에 회의적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의 비준동의안 제출은 국회에서 논쟁만 키워 실패한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이 이슈화되는 것을 가리겠다는 치졸한 속셈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와대가 오는 11일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면 정기국회가 마비될 것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정치적 화제전환의 전략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특히 야당 대표들이 가서 만약 들러리를 서게 된다면 이것은 국익과 향후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 차원에서 문 의장이 별도로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했고 이해찬 대표도 10.4선언과 관련해서 행사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조율되고 같이 논의해 이 부분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 저희는 화요일(11일) 아침 판문점 비준동의안과 결의안 채택과 방북 문제에 관해서 정책 의원총회를 하고 그 결과를 수렴해서 최종적인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문 의장 주재의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사실 한국당을 설득할 묘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민주당이) 심사숙고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도 약간 (남북 문제에서) 뒤로 물러서는 것까지는 아닌데 법안 처리가 워낙 급하니까 비준동의안을 강하게 갖고 갈 경우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일단 현실론으로 그렇게 발을 뺀 것 같다”며 “민주당은 (입법 과제 이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금 14일과 20일 본회의 때 규제혁신 5법이나 상가임대차보호법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걸 위해 잠시 숨고르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비준과 동행 문제로 쟁점화를 시켜 뭔가 다른 정치적 이익을 꾀할 것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매우 중요한 입법 과제가 있어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반론을 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대변인은 “바로 거기서 스스로를 노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당이 자기 주도적인 이슈라고 해서 민족의 절체절명인 문제에 대해 상관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거야말로 당리당략적이고 정치적 판단이다. 사실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민족적 과제인데. (민주당이 화제전환을 하거나 뭔가 묻어가려는 ‘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공격은 오늘날 기적과도 같은 남북 문제에서만큼은) 문외한인 것이다. 스스로 전문가가 아님을 자인한 꼴”이라고 반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대북 특사는 최근 방북해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은 북측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적시하고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이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판문점 선언 지지결의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에 이 대변인은 “여러가지 고민을 통해서 판단할 문제지만 비준은 정치적 제안이 아니다. 법률적 사안”이라며 “정치적 타협이라면 언제든 할 수 있겠지만 비준동의안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른 법적 절차다. 여기에 국회가 응하지 않고 다른 합의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 원칙적인 문제가 있다. 그게 가능한가”라고 회의적인 의사를 표했다. 

어쨌든 3차 정상회담까지 일주일 가량 남아서 시간이 매우 촉박한데 이 대변인은 “한국당 의원들 중에 지금 지도부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게 얘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적어도 1~2명에 그치는 정도는 아니다. 그분들도 당 소속 정치인이다 보니 대외적인 행동에 있어서는 개별적 선택을 못 하는 것 같다. 그분들부터 당내에서 설득하고 우리는 외부에서 설득하면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 싶다. 물결 자체는 보수적인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해서 가고 있는데 언제 까지 물결을 외면해서 갈 수 있을지 나는 어느순간 다같이 그런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끝까지 설득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인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임 실장의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야당 지도부에) 설명드리기 전이다. 오늘 내일 정무수석을 통해 일일이 찾아뵙고 초청의 뜻을 설명드리려고 한다. 국회 정당 대표단이 이번 동행에 수락해주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든 누구든 찾아 뵙고 전반적인 준비 과정을 설명 드리고자 한다. 받아주기를 기대하고 정쟁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를 통해 “판문점 선언에 대한 한국당의 반대는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비준이 답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대안이라도 내놔라. 구제불능의 냉전세력으로 낙인찍혀 국민에 의한 도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당은 비준에 대한 무조건 반대 입장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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