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실장 비핵화 의제의 엄중함 설명, 중재자 역할, 남북 군사긴장 완화와 비핵화 중재 진전에 따라 경협 결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들떠 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회담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어필했다.
임 실장은 17일 오전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3차 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사실 얼마 전까지 비핵화는 북미 간 의제로 다뤄지고 저희가 비핵화를 의제로 꺼내는데 북한도 미국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굉장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처럼 기대감들이 있으나 매우 제한적”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떤 낙관적 전망을 하기가 어렵다. 실무적 차원에서 논의할 수 없는 의제이고 논의해도 합의에 이를 수 없는 것이어서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냐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 최종 합의문에 담길지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를 “모든 부분이 저희로서는 블랭크”라고 표현했다. 그야말로 통큰 합의 즉 빅딜은 두 정상의 결단에 100%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 실장은 이미 올해 두 번이나 만난 만큼 “일체의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곧바로 정상 간 회담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큰 틀에서의 의제와 일정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모든 것은 “현장 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먼저 의제는 ①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 ②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촉진 ③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의 종식 ④이산가족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 등 4가지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특징으로 ①북한에서의 최초 생방송 실현 ②두 정상의 실질적 대화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음 ③사상 최초로 비핵화 의제가 포함된 점 등 3가지를 풀어냈다.
임 실장이 소개한 회담 일정은 아래와 같다.
9월18일은 △(8시40분) 성남공항 출발 △(10시) 평양 순안공항 도착 후 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 △점심 오찬 △첫 번째 정상회담 진행[김정숙 여사는 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참관/특별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만남/경제인은 내각부총리와 대담] △늦은 오후 환영 예술공연 관람 이후 환영만찬
9월19일은 △오전에는 추가 정상회담 진행(김 여사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 △합의서 발표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예정(군사부문 합의)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오찬 △오후에는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하거나 추가 회담 진행될 가능성 있음 △저녁에 환송만찬
9월20일은 △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오전에 서울로 출발[경우에 따라 두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 있음]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에 현지 주민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 했다. 그래서 어떤 식당이 될지 모르나 평양시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평양 만두나 냉면집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자체가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과 연결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런 남북 간 합의의 진전이 촉진할 수는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이 두 개가 잘 풀려야 경제협력에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즉 “경제협력은 제재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다.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 여부와 연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운전수론을 강조했기에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주목되는데 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 수석 협상가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중재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이 가진 생각들을 아무래도 김 위원장보다는 문 대통령이 자세히 알고 있어서 충분히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생각과 특사단 방북 때 얘기된 답답함 여러 이야기를 충분히 듣게 된다면 저희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와 촉진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