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최고 존엄임에도 솔직하게 부족함 드러내, 성과에 대한 기대를 사담으로 표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지난 4월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 발전이 성숙하지 못 한 자국의 여건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온 사람들(북측 고위급 방한)이 말했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화된 절대 지도자가 자국의 약점을 진솔하게 토로한 것이다.

이번 3차 회담에서도 비슷한 대목이 있었다. 

두 정상 부부는 18일 점심 오찬 이전 백화원 영빈관에 들어와 가벼운 환담을 나눴다.

점심 개별 오찬을 하기 전 백화원에 도착해 환담을 나누는 두 정상 부부.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은 “(김정숙 여사가 북측의 세심한 준비에 고마움을 표현하자) 그야 응당 해야될 일이다. 뭐 대통령께서 세상 많은 나라들을 돌아 봤을텐데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 숙소라는 게 초라하다. 지난번 5월달에 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지역에 왔을 때 너무나 그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영접을 해드리지 못 했고 식사 한 끼도 대접해주지 못 해서 늘 가슴에 걸리고. 그래서 오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우리가 비록 수준이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 성의를 다해서 성의를 마음을 보인 숙소이고 일정이고 하니까 우리 마음을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표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뭐 아주 최고의 환영과 최고의 영접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신중한 결심이 이뤄지면 그것은 곧 양국의 5000만명·2500만명 시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실무 의제를 논의하기 전에 어색함을 풀고 신뢰를 쌓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정상 부부의 가벼운 사담마저도 많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정상은 무엇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거리에 나와있는 시민들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는 분들까지 열렬히 환영해주니까 가슴이 벅찼다. 가슴이 뭉클했다”고 감정을 드러냈고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마음으로 또 우리가 앞으로 오래 이룩한 성과만큼 빠른 속도로 더 큰 성과를 바라는 게 우리 인민들의 마음이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북과 남의 인민들의 마음 기대를 잊지 말고 온 겨레의 기대를 잊지 말고 우리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야 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마 평양 시민들이 이렇게 열렬하게 환영해주는 모습들을 우리 남측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아마 우리 남측 국민들도 뿌듯하고 감격해할 것 같다. 아 이번 회담에 아주 풍성한 결실이 있겠구나 기대를 가질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백화원에 도착한 문 대통령을 영접하는 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오신 다음에 환영 오찬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오자마자 일정이 너무 그러면 불편하기 때문에 여기서 편히 쉬고 15시부터 문 대통령과 만나서 좋은 성과를 한 번 모두가 기대하는...”이라고 발언했고 문 대통령은 “하여튼 뭐 이렇게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으니 이제는 정말로 결실을 순수하게 맺어야 한다. 가슴도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고 느낀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 아주 이렇게 신뢰와 우정이 많은 사이였기 때문에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15시45분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첫째 날 정상회담이 시작됐고 우리측은 서훈 국정원장·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북측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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