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형 사장 권력 비판의 역할 강조, 10년 보수 정권 하의 투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기쁘면서도 왜 이리 슬픈걸까. 너무 늦었고 너무나 멀리 돌아온 길이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고생들 하셨다.”

박진수 전 지부장(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공기업이 주요 대주주로 있는 YTN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보수 정권 10년간 구본홍·배석규·조준희·최남수 전 사장과 맞서 싸운 장본인으로서 소회를 풀어낸 것이다.  

정찬형 전 TBS 사장이 27일 오전 YTN 사옥에서 신임 YTN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정 사장은 라디오 PD 출신으로 지난 7월27일 사장으로 내정됐고 21일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됐다. 

정찬형 사장이 향후 YTN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사장은 “믿고 보는 YTN이 되면 좋겠다”며 △오보 방지 △팩트체크 강화 △과학적 비판 지향 △노사관계 복원 △과거 적폐와 결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경영혁신 △사람 존중의 조직문화 정착 △인재 발굴 중시의 인사정책 등을 공언했다. 

특히 “맥락을 잘 짚어 실체적 진실을 보여주는 기자, 사회와 시대의 흐름을 판단하는 준거가 되는 보도로 만들어 가자”며 구성원을 독려했다.

1인 미디어 상호 소통의 시대를 맞아 정 사장은 “시청자 고객을 대상이 아니라 주인으로 모시고자 한다. 언론 소비자인 시청자들을 YTN 구성원들의 의사결정 최종 결재자로 모시겠다”며 시청자위원회의 위상 변화를 예고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드라마·예능·교양·스포츠·보도 등 모든 분야를 편성하지만 YTN과 같은 보도전문채널은 24시간 뉴스를 내보내기 때문에 그에 못지 않은 공공성이 요구된다.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공공장소에서 YTN은 백그라운드로 선택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도 공정성은 배로 중요하다.

정 사장은 “(보수 정권 하에 무너진 보도 공정성과 관련) 반성이 혁신의 시작점”이라며 “언론의 기본은 감시와 비판이다. 언론의 권력 비판은 우리 공동체를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의 역할이자 가장 소중한 기능이다. 엄중한 역할을 맡은 보도채널은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해야 한다. 스스로 겸손함이 전제되지 않으면 권력화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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