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의 말⑥] 이양수, 한국당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관하여
[대변인의 말⑥] 이양수, 한국당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관하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04 0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증을 통한 신뢰 형성이 중요, 그 검증을 위해 핵 리스트 제출과 우리 정찰 기능 강화돼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대북 정책에 협력적일 수 있게 될 기준은 뭘까. 

현재 북한 관련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큰 줄기는 △국회회담 △종전 선언 △경제협력 △판문점 선언 비준 △군사적 긴장완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북미가 결단하면 종전 선언은 가능하다는 것과 정부의 권한으로 군사적 긴장완화도 가능하다. 그외에 나머지는 한국당의 협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9월28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5가지에 협력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똑같은 것인지에 대해) 다 한꺼번에 맞물려 가는 것이니까. 김성태 원내대표의 입장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우리 당의 의원들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런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8번 약속하고 8번 파기했는데 이번에도 파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최소한 신뢰가 갈 수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의미있고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 카드를 내놔야 (뭐든) 가능하다. 그런 실질적인 조치가 되면 판문점 선언 비준도 해줄 수 있는 것이고 군축 협상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의 전제조건으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똑같이 내걸고 그 전까지는 아무 것도 협력하지 않겠다는 강경 노선이 되풀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양수 대변인은 핵 리스트 제출을 통한 검증가능성이 있어야 신뢰가 쌓이고 그 이후 한국당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단 그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9월26일 논평을 내고 “핵무기·핵물질·핵시설에 대한 정확한 신고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검증 로드맵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초기 조치로서 핵 리스트를 신고하는 것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IAEA의 사찰 시간표까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한국당이 미국의 용인으로 종전 선언이 합의됐을 때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흡하다고 주장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변인은 “여태까지 북한이 말로만 한다고 해놓고 약속 파기한 것이 8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지금도 북한이 약속 파기하면 다시 대북 제재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 북한이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다. 아직까지는”이라며 “핵 리스트를 제출하면 미국이 검증을 할 것(1차 북미 대타결)이다. 그러면 최소한 기본적인 방향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의 사찰 로드맵에 대해서는 “사찰까지 받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윤 대변인의 말씀도 핵 사찰이라는 얘기를 한 것은 신고서가 정직하다면 이런 뜻이다. 거짓말로 제출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케이하고 다 해줬는데 알고 봤더니 거짓말이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니까 제출하고 미국이 핵 시설에 웬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맞춰봤을 때 다 있다. 그러면 인정할 수 있다. 거짓말로 판명나면 그건 제출하지 않은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핵 리스트가 제출됐을 때 기존에 확보된 미국의 대북 정보와 대조해보고 그게 검증 완료되면 사찰 이전이라 하더라도 한국당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신뢰의 기준이 곧 검증가능성에 있다는 취지로 “예를 들어 채무자가 정말 돈이 없어서 일단 채무상환 유예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면 야 우리 집에 와서 통장이고 계좌고 다 뒤져봐라. 나 돈없는 것 맞지? 그래야 말이 된다. 즉 채무자가 빚을 앞으로 몇 년 안에 갚겠다고 얘기했을 때 그게 믿음이 가려면 우리 집에 와서 재산을 다 파악해봐. 이렇게 돼야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다”고 풀어냈다.

이어 “(현재 북한의 속내가 단계적 핵 리스트 제출이라고 한다면) 그건 말장난이다. 헬싱키 조약(1975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거기서 채택된 안보 주권 합의서)이 있다. 여기서 군축 협상을 할 때 서로의 공격용 무기는 줄이고 정찰 감시는 좀 더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다. 헬싱키 조약을 맺고는 상대국에 신고를 하고 정찰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 아 정말 군축할 용의가 있구나 믿게 된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하고 온 것(남북 군사 합의)을 보면 정반대다. 정찰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북한과 군사 합의로 오히려 정찰을 못 하게 한다고 했으니 오히려 한국당 입장에서는 의심이 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거짓없는 핵 리스트가 제출돼야 미국의 검증이 가능하고 더불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진행된다고 했을 때 또는 군사적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정찰 기능은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월23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외부에서는 신고와 검증 얘기들이 많았지만 일단 미국의 공격 좌표가 될 수도 있으니 이미 알려진 핵 관련 시설 단지(동창리와 영변)를 영구 폐기하겠다고 한 것 같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그렇게 공격 좌표 우려로 인해 북한이 핵 리스트 제출을 하는 것이 중대한 조치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세상에 비핵화 한다는 나라가 리스트 제출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이걸 핵 리스트 제출하는 게 무슨 굉장히 엄청난 조치라고 그렇게 민주당은 얘기하는데. 무슨 북한이 그걸 내면 끝나는 거다. 좌표를 알려주는 거다. 뭐 그렇게 얘기하는데. 좌표 알려준다고 미국이 그걸 공격할 수 있을까”라며 운을 뗐다.

이를테면 “한미 동맹은 방어적 동맹이다. 공격용이 아니고 방어적 동맹이다. 둘 중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동맹으로서 같이 참전하는 것이라 한미가 먼저 공격할 수 없다. 또 북한의 군사력이란 게 있는데 미국이 그 좌표를 공격할 수 있겠는가. 핵 리스트를 제출하고 성실하게 핵 사찰을 받고 비핵화를 잘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경제 개발 지원해서 북한 국민들 잘 살게 해주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나오도록 해야지 미국이 그걸 공격을 하겠는가. 그래서 핵 리스트 제출이 좌표를 알려주는 게 아니고 핵 리스트 제출 정도는 해야지 비핵화의 의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리스트 제출이 시작점이다. 그니까 왜 핵 리스트를 뭐 그렇게 어렵고 대단하다고 생각들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대변인은 핵 리스트 제출을 북한의 큰 카드로 보는 주장들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대변인은 북한의 핵 리스트 제출을 통해 검증이 이뤄지고 신뢰가 형성된다면 즉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핵 리스트를 제출한다든지 뭔가 한다면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판문점 선언 비준 뿐만 아니라 뭘 못 해주겠느냐”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지금 남북 간에 중요한 협상들은 북한이 정말 신뢰할 수 있는 그런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이 사람들을 정말 믿을 수 있겠다 그러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결론이다. 

한편, 이 대변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 관련 “미국의 태도도 트럼프가 환영한다고 그랬는데. 남북 정상 협상의 내용 중에서 아직 우리에게 밝히지 않고 미국만 알고 있는 게 뭔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 내용이 알려진 다음에 우리가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