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에서 제2의 청문회 첫 질문부터, 웃는 표정에 고성과 맞고성, 총선 출마에는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예상대로 첫 질문부터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 대한 제2의 청문회가 펼쳐졌다.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유 장관에게 따져물었다. 도덕적 자격·총선 출마·국민 여론 등 유 장관에게 나올 수 있는 질문은 다 나왔다.

유은혜 장관은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답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은혜 장관은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답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단 10월2일은 여야 정치권의 ‘슈퍼데이’였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밀자료 접근과 관련 본회의장 맞대결, 유 장관에 대한 임명 강행이 이날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는 사전에 벼르고 온 김 장관의 역공으로 심 의원이 판정 패배였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날(3일)부터 대정부질문에 유 장관을 불러 파상 공세를 하겠다는 한국당의 만회 의사가 드러났다.

첫 질문자로 단상에 오른 주 의원은 “누구나 보내고 싶은 학교에 자기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 위장전입을 하고 그럼으로써 정당하게 그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아동의 입학 기회를 박탈하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과연 교육부 장관이 돼서 되겠나”고 비판했고 유 장관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저희 딸아이가 96년도 유치원을 다녔고 97년도에 초등학교 입학할 때 다녔던 유치원의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게 내가 당시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위장전입 한 사실에 대해 여러 차례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거듭 위장전입과 관련된 국민 여러분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프게 받아들이고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만 내 딸아이가 입학했던 덕수 초등학교는 그런 명문 초등학교가 아니었다. 당시 서울 중구 시내에 있었던 이 학교는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부족했던 그런 실정이었다”고 해명하자 한국당 구역에서 성토가 터져나왔다.

특히 유 장관의 표정이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가볍게 웃음을 짓고 있었고 이에 대해 “지금 웃을 상황인가”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이 네 번째 질문자로 나섰을 때 거듭 자격 검증을 일삼자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구역에서 “국가 정책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하라”고 항의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질문을 방해하지 말라고 반발했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상 근처까지 나서 거칠게 항의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같이 나가 홍 원내대표를 제지했다. 

거듭 고개를 숙여 사과한 유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거듭 고개를 숙여 사과한 유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장관은 처음 장관직 제안을 받았을 때 부족함을 먼저 알고 사양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교육부 장관과 사회부총리라는 자리가 얼마나 엄중한지에 대해서 성찰했고 숙고했다. (야당이) 지적해주고 비판하는 부분들은 실제 부족함을 채우라는 그런 질책의 말씀으로 듣겠다”고 응수했고 역시 한국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당장 2020년 4월 총선까지 1년 반 남았는데 유 장관은 출마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고, 주 의원은 “국민들은 장관의 그러한 말씀은 차기 총선에 출마한다는 걸로 이해할 것이라 판단한다”고 밝혔고 유 장관은 “임기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판단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세 번째로 대정부질문을 할 때 비슷한 취지의 물음을 던지면서 정확하게 답변해달라고 촉구했고 유 장관은 “정책적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다. 직을 제대로 수행을 못 하면 출마해도 당선될 수 있을 것인가. 그 논란보다는 직을 책임있게 수행하는 것에 대해 집중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국당 쪽에서 “결정장애자”라는 힐난이 들려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자로서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국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의 과오에 대해서 반성하는 만큼 앞으로 자기 관리나 교육 현장에 더 엄정하게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총선 출마에 대해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반복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장관은 총선 출마에 대해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반복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 의원은 유 장관 임명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의 근거자료를 본회의장 스크린에 띄우고 청와대의 잘못된 인식을 추궁했고 이 총리는 “국민의 우려와 실망을 충분히 존중한다. 그런 우려를 드린 데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단지 조금 전에 주 의원께서 인용한 이 포털(네이버)은 좋은 일에도 화나요 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고 지켜보는 여야 의원들은 각각 여러 의미로 웃는 소리를 냈다.

좀 더 나아가서 주 의원은 “반대하는 야당의 뜻을 일반 국민의 여론이라고 할 수 없다.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과반이라고 볼 수 없다. 나는 정말 오만방자하고 완전 국민을 무시하는 청와대의 인식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추궁했고 이 총리는 “청와대 대변인(김의겸)의 그러한 논평은 좀 더 사려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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