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특위 구성이 완료됐지만 다른 사안과 연계돼서 미뤄졌다는 김관영 원내대표, 아직 멀었고 한국당의 책임을 묻고 있는 민주당과 정의당, 미세 조정이 남았고 그걸 조율 중이라는 한국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분명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6개 특별위원회 구성이 완료됐지만 거대 양당의 다른 정치적 사안들과 연계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실 특위에 관한 문제는 거의 다 완료가 됐다. 그런데 지금 특위만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다른 문제들과 연계시키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양당 간에) 있어서 그것 때문에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사법개혁특위 구성 때문인가) 아니다. 특위 (6개 구성) 전체는 다 끝났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이어 “목요일(4일)에 합의해놓고 금요일 아침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날 다시 번복돼서 하루 하루가 늦어지고 있다.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지금 월요일(8일)에 최종 합의가 이뤄져서 발표돼도 국정감사 기간에는 정치개혁특위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거대 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이려는) 고의성이 대단히 짙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미 6개 특위 구성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미 6개 특위 구성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말 6개 특위 구성이 완료됐는데 다른 정치적 쟁점 때문에 발표가 안 되는 것일까. 확인해본 결과 그렇지는 않았다.

6개 특위는 윤리특위·정개특위·사개특위·남북경제협력특위·에너지특위·4차산업혁명특위가 있다. 선거제도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논의 기구인 정개특위를 우선 가동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자유한국당은 6개 특위를 패키지로 같이 구성하자는 것을 명분으로 미루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6개 특위 구성이 잠정 완료됐는가) 그건 아니다. 여전히 뭔가 논의될 게 많다. 심지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에서 정의당을 빼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뭐가 됐겠는가. (김관영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거듭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사개특위나 이런 데서 그니까 정개특위가 9대 6대 2대 1에서 8대 6대 2대 1대 1로 조정되지 않았는가. 다른 데도 그렇게 (여야 동수 구성 관행을 깨려는 차원에서) 해달라고 (한국당이) 생떼를 쓰고 있는가 보다. 그것 때문에 안 되고 있는 것이라 한국당은 명분이 없다. 아마 오늘도 어떤 얘기를 해보고 판단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태도 때문에 특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태도 때문에 특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정미 대표도 한국당의 태도를 "생떼"라고 표현했을 만큼 특위 구성이 어려운 책임을 한국당에 물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정미 대표도 한국당의 태도를 "생떼"라고 표현했을 만큼 특위 구성이 어려운 책임을 한국당에 물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결국 한국당의 입장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6개 특위 구성이 완료됐는가) 아직 아니다. (얼마나 됐는가) 거의 안 됐다는 말은 아니다. (정개특위와 더불어 가장 난항이 예상됐던 특위로서) 사개특위가 쟁점이라고 특별히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뭐 미세한 조정이 필요한 상태다. 아직 멀었다고 하면 안 되고 어느정도 조정이 됐는데 뭐 더 미세한 조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게 정확한 (진행 상황에 대한) 표현이다. (민주당을 비롯 다른 정당은 한국당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안 하고 싶은 모양인가 보다. 여야 동수라는 게 여야가 지금 그 원래 취지가 어느 일방이 단독으로 처리 못 하게 하겠다는 그런 취지이지 여야라는 게 지금 뭐 애매하지 않나 (그런 여야 동수 원칙이란)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의 말처럼 거대한 특정 정당 소속 의원들을 특위에 너무 많이 포함시키게 되면 특위의 날치기 의결이 우려되기 때문에 관행처럼 굳어진 게 여야 동수의 원칙이다. 윤 수석은 그 원칙을 현재 특위 구성에 명료하게 적용하기에는 뭔가 애매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즉 한국당 입장에서 그나마 바른미래당까지는 정부여당에 상당히 비판적이기 때문에 야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비교섭단체인 평화당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조류를 같이 하는 범여권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는 속내가 있다. 그동안 정개특위를 비롯 여러 특위들에 관용적으로 비교섭단체를 포함시켰더라도 지금은 두 당이 범여권 성향이라 배제해야 한다는 정치적 이익이 깔려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김관영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다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윤 수석은 6개 특위 구성에 대한 미세 조정만 남겨둔 상태이고 곧 타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시그널을 보여줬다. 야3당 입장에서 불행 중 다행인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성태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정개특위에 대해서 각각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김 원내대표는 정의당의 배제를 천명했고, 함 의장은 명단 제출을 당리당략과 무관하게 해야한다고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혔고, 윤 수석은 거의 6개 특위의 구성이 미세한 부분만 빼고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진=윤재옥 수석 페이스북)

거대 양당의 한 축인 한국당이 이런 입장을 고수한다면 결국 정개특위 구성은 점점 더 늦어지고, 선거제도 개혁의 시작점 역시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 발언을 통해 “공직선거법상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총선 1년 6개월 전인 15일까지 설치돼야 하지만 10월5일까지 선거구획정위원 명단을 선관위에 통보해야 했을 국회 정개특위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윤 원내대표는 정개특위 구성이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4당끼리 비공식 모임을 개최해서 한국당을 압박할 계획이었다. 그 데드라인이 8일이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는 답답한 처지를 토로했다.

이를테면 “아니 내가 어제(7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야기했는데 (한국당이) 또 뭐 몽니를 부리고 정의당을 빼라 그래가지고 아까 아침에도 상무위 끝나고 또 통화했는데 비공식 정개특위 모임을 오늘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오늘 김성태 원내대표를 만나기로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한국당까지 포함한 정개특위 구성 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좀만 기다려주라고 했다. 그래서 혹시 안 되면 간담회 열어서 차라도 한 잔 하자 그랬는데 왜 그것도 못 하느냐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오늘 좀만 더 기다려주라고 하는 데까지 해보고 그러더라. 내가 봤을 때 과연 될까 그런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고 막막한 심경을 드러냈다.

홍영표 원내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는 비공식 정개특위 개최를 두고 약간의 견해차를 드러냈다. 한국당과 빨리 합의해서 전체 특위를 구성하겠다는 홍 원내대표의 말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영표 원내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는 비공식 정개특위 개최를 두고 약간의 견해차를 드러냈다. 한국당과 빨리 합의해서 전체 특위를 구성하겠다는 홍 원내대표의 말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실적으로 8일 안에 뭔가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4개의 시나리오가 있다면 ①6개 특위 모두 명단 구성 완료 ②정개특위만 별도로 구성 완료 ③모두 결렬돼 비공개 모임 개최 ④결렬됐음에도 한국당의 눈치를 보는 민주당의 스탠스에 따라 비공개 모임도 무산 등이 될 수 있다.

윤 원내대표와 야3당의 바람대로 ①이 극적으로 펼쳐질지 ④으로 끝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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