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제한속도의 비현실성’ ‘위험한 차로 변경’ 민원 많아 
공정위, ‘하이패스’ 관련 민원과 국민생각함 의견 분석결과 발표

(자료=국민권익위원회 제공)
하이패스 관련 형태별 민원 현황 (자료=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중앙뉴스=박기연 기자]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를 30km로 급감속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고속도로를 주행해본 운전자라면 통상 100~110Km/h로 달리다 보면 하이패스 통과 제한속도인 30km에 맞추기 위해 감속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더욱이 속도를 갑자기 줄이다 보니 뒷 차량과 추돌사고가 발생할 뻔한 경험도 여러번 있게 된다. 하이패스 이용 관련 민원중 이같은 제한속도의 비현실성(43.1%)을 꼽는 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이용자들은 또 제한속도를 80Km/h로 상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하 국민권익위)는 국민생각함을 통해 하이패스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469명의 국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구조적 문제’ 중에서는 제한속도의 비현실성(43.1%), 하이패스·일반 차로 혼동(28.4%), 차로 폭 협소(23.5%) 문제를, ‘운전자 행태’ 문제로는 차로 변경(52.0%), 급정거(29.0%) 등을 중요하게 꼽았다고 10일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권익위는 2016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2년간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하이패스 이용 관련 민원 876건, 하이패스 안전에 대한 국민생각함 의견 469건 등 1,345건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하이패스 관련 민원 유형별 현황 (자료=국민권익위원회 제공)
하이패스 관련 민원 유형별 현황 (자료=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이에 따르면 하이패스 이용 관련 민원 중 ‘위험한 차로 변경’에 대한 내용이 38.7%로 가장 많아, 사고를 유발하기 쉬운 하이패스 차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차로 설계 등 요금소의 구조 문제’가 12.1%를 차지했다.

그 외에 하이패스 차로 추가 설치 요구(10.2%), 요금소 운영·관리 불만(10.6%), 통행료 납부 관련 불편사항’(9.9%), 감속이나 과속 등 하이패스 구간 내 속도 관련(7.0%)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접수된 ‘위험한 차로 변경 행위’와 관련해서는 ‘방향지시등 미점등 등 부주의한 차선 변경 차량에 대한 신고’가 80.5%(273건)로 대부분이었고, 차로 변경과정에서 발생하는 보복행위 등 분쟁(13.3%), 화물차 지정차로 위반에 대한 내용(6.2%)이 있었다.

두 번째로 많았던 ‘차로 설계 등 요금소의 구조 문제’로는 교통 흐름을 방해하거나 사고를 유발하는 하이패스 차로 위치, 협소한 차로 폭 등 잘못된 설계에 대한 불만이 65.7%로 가장 많고, 하이패스와 일반 차로의 식별이 곤란하여 발생한 민원이 25.7%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교통흐름을 방해하거나 급차로 변경 등으로 사고 위험성이 높은 하이패스 차로에 대한 위치 조정과 유도선 등을 개선하고, 일반차로와 쉽게 구별하도록 요금소별로 다른 하이패스 차로 위치, 표지판 등을 통일하는 것도 필요하다.

‘요금소 운영·관리 불만 사항’에서는 통로 경계석 등 하이패스 구간 내 시설물 등에 대한 관리 부실이 35.5%로 가장 많고, 영업소 직원의 불친절(26.9%), 음주‧안전벨트 단속 등 하이패스 차로에서의 단속행위에 대한 불만(23.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로 화물차들이 협소한 차로를 주행하면서 노후되거나 관리가 소홀한 시설물에 의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가 많아, 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함께 화물차 특성에 맞는 전용하이패스 차로 설치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통행료 납부’와 관련해서는 하이패스 카드‧신용카드 등 납부 방식과 관련한 불편사항이 31.0%, 통행료 과다 징수나 잘못된 징수에 대한 내용이 29.9%,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통행료 납부 불편사항이 28.7%를 차지했다.

고속도로별로는 한국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민원이 55.7%로 가장 많았고, 민자 고속도로(25.7%), 도시고속도로(18.6%) 순이었으며, 노선별로는 경부선에서, 요금소별로는 서울요금소, 고잔요금소, 김포요금소, 의왕요금소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에서는 주로 ‘위험한 차로 변경’과 ‘요금소 운영·관리 불만’이 많고, 민자‧도시고속도로에서는 ‘통행료 납부 불편’, ’하이패스 차로 추가 요구‘ 민원이 많아 고속도로 종류별로 중점을 두고 개선해야 할 사항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하이패스의 편리성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성 확보가 먼저 우선되어야 한다.”라며 “위험한 차로 변경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요금소 구조 개선 뿐만 아니라 하이패스 이용자들도 차로 변경이나 감속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