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의 말⑦] 이종철, “개인적으로 비준해줬으면 좋겠다”
[대변인의 말⑦] 이종철, “개인적으로 비준해줬으면 좋겠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1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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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인식 전환의 중요성, 비핵화를 추구하는 방식들 중 가장 효율적인 것, 바른미래당 내 첨예한 입장, 절충안으로 나온 비준의 발효와 허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남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한반도 정국은 대전환을 맞고 있다. 국내 정당들은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비교적 명확하다. 단 하나 바른미래당을 제외하고.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비핵화를 위한 해법에 대해 자기 소신을 밝혔다. 

이종철 대변인은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만 대북 문제에서 만큼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종철 대변인은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만 대북 문제에서 만큼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변인은 “나는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면. 비준해주자. 그런 쪽이다. 내가 보는 남북 환경이 옛날과 다르다. 나도 많이 고민했다. 북한 비핵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현재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 즉 해법이나 로드맵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라고 운을 뗐다. 

이 대변인은 무엇보다 기존의 보수적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남북관계와 앞으로의 전망을 놓고 봤을 때 물론 몇 가지 변수나 기준들을 놓고 고려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일단 제일 첫 번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각이나 행동이라고 본다. 김 위원장이 핵을 완성한 상태에서 경제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가 막 집권했던 2012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을 만큼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 전환을 해야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대변인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으로 오랫동안 북한을 지켜봐왔던 대북 전문가로서 면밀한 논거를 가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완성된 핵을 매물로 내놓을 때 그걸 비싸게 팔기 위해서 최대한 저울질을 할 수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이 대변인은 “그렇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로 확실하게 갈 것이냐는 물음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거꾸로 비핵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이렇게 봤을 때. 진짜 계속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 그럭저럭 가는 방식이 있고, 아니면 전쟁을 각오하고 물리적으로 비핵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가거나, 지금 문재인 정부의 방식대로 하는 것이 있다”고 분류했다. 

즉 이런 거다.

①제재와 압박 위주의 방식
②전쟁을 감수하고 비핵화의 위협을 군사작전으로 제거하는 방식 
③평화 협상과 교류협력을 늘려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방식

이 대변인은 “(②의 방식인) 전술핵 배치도 거의 ①에 가깝다.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 우리도 (군사적으로) 대처하자는 그런 거니까. 그 다음 진짜 물리력으로 전쟁을 각오하는 ②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는 것(우리도 인명 피해가 있으니) 아닌가. 그러면 제재 일변도로 가는 것과 지금 문재인 정부처럼 하는대로 가면 결과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이렇게 해도 비핵화 안 되고 저렇게 해도 비핵화가 안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논지를 전개했다.

이어 “그렇지 않은가. 제재와 압박 위주로 보는 사람은 (북한의 비핵화가) 안 된다고 보는 것 아닌가. 김 위원장을 못 믿으니까”라며 “그런데 정부여당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제제 강화의 방식으로만) 하면 비핵화가 더 안 된다. 불보듯 뻔한 거니까. 그니까 이런 상태에서 결과적으로 제3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이 봤을 때 인명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②의 방식은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없고 더불어 ①을 지속하면서 국방력의 우위 과시로 넘어가는 ②의 패턴으로 가는 것도 그리 효율적인 패턴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북한이 보통이 아니다. 북한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나는 북한을 알기 때문에 더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완성된 핵을 팔아 여러 경제적 효과를 노리는 북한 전략의 치밀함을 환기했다.

북한은 최대한 비핵화의 과정을 단계로 나누고 쪼개서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비롯 여러 국익 요소를 취할 것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비핵화로 가거나 쉽게 그러한 절차(핵 리스트 신고)를 밟지는 않을 것이란 취지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평화적 방식(신뢰관계 유지)과 철저한 비핵화 검증 및 안보태세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이 대변인의 주장이다.

즉 “문재인 정부처럼 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가졌던 관점에서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의 안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하고 그러니까 핵에 대해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방어적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건 안보의 문제이고 비핵화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처럼 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북 문제에 협력하자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도부.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대북 문제에 협력하자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도부.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강경한 3인방. (사진=박효영 기자)
이학재 의원, 오신환 의원, 김중로 의원, 지상욱 의원이 워크숍에 참석했다. 오신환 의원은 이날 초청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설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강경한 3인방은 조 장관이 결국 비준 동의안을 요구할 것이 뻔하니까 초청하면 안 되고 장소에 오게 되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조 장관이 오는 것으로 되자 3인방은 워크숍장을 나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재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비준 동의안까지 당장 국회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그 어떤 남북 교류에도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비준 동의안부터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당내 지배적 여론이 형성돼 있지 않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결합으로 탄생한 정당이라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큰 것이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그리고 하태경 의원까지 사실상 시대적 흐름이 바뀌고 있으니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협력해야 한다는 방향이 조금 더 우세한 것으로 보이나 지상욱·이학재·김중로·이언주 의원 등 강경론의 목소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 워크숍은 사실상 비준 동의안을 비롯 당론을 결정하기 위한 자리였다. 여기서 나온 결론은 뭔가 좀 애매하다. 

즉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 지지하는 것을 전제하되 비준을 Ⓐ정부의 발효 Ⓑ국회의 허가(재정소요 사업에 대한 국회의 동의) 두 단계로 나눴다. 그래서 판문점 선언은 아직 Ⓑ의 대상이 아니고 Ⓐ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대북 문제에서 협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태경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대북 문제에서 협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의원은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우리 의원들 다수가 남아서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는 이거 빨리 (정부가) 발효를 하는 게 필요하고 (국회의 비준) 동의까지 받으려면 하세월”이라며 “아직까지 재정 소요도 좀 일부분이고 이게 100% 안 나와 있고 구체성과 명확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하니까 일단 비준을 정부가 하고 우리는 정치적으로 지지해 주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정부여당이) 동의해달라고 하는 가장 큰 게 철도와 도로 예산 때문이다. 철도와 도로는 어차피 유엔 제재 풀려야 시작되는 것이고 또 철도와 도로 건설에 대한 전체적인 합의서를 따로 (북한과) 교환해야 된다. 그때 되면 우리가 또 동의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국회 비준 동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은 바른미래당 내 지도부의 낙관론과 일부 의원들의 강경론이 부딪치다 보니 절충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이 대변인도 워크숍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는데 “구체적 사안인 비준으로 가면 좀 더 첨예해지긴 했다. 결과적으로는 (강경한 의원들은) 지금 비준은 안 된다는 거고 그럼에도 (하 의원과 지도부는) 지금 하자 이렇게 부딪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로 넘기지 말라. 그 대신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겠다”는 스탠스가 잠정적 당론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 대변인은 “그런데 그것조차도 대표적인 사람들(지상욱·이학재·김중로 의원)은 퇴장한 상태라서 그것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이언주 의원은 처음부터 불참). 판문점 선언 자체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으니까”라고 밝혔다. 

특히 “(지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강경 대북 노선을) 대변하고자 하는 게 있을 것”이라고 후술했다. 

이 대변인은 바른미래당이 제3의 방법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 국회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변인은 바른미래당이 제3의 방법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 국회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의원은 “법률 빠꼼이들(법적 요건을 꼼꼼이 따져 비준 동의에 부정적인 의원들)이 있다. 그러니까 비준은 찬성하는데 비준 동의 요건은 안 된다는 분들이 많다. 물론 비준까지 반대하는 분들도 있지만 소수다”라며 “(당내) 갈등이 있다.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잠정적 당론은 복잡하게 결론이 났지만 하 의원은 당내 견해가 △비준 동의 찬성 △판문점 선언은 잘못됐기 때문에 비준 동의 반대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지만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 아님 이렇게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전자와 후자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우니 세 번째가 절충안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미 4선의 박주선 의원(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전 국회부의장)이 외교통일위원회 활동 경험을 살려 비준 발효와 허가를 분리해서 보자는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대안으로 선택된 측면도 있다. 

다음은 이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Q: 현재 한반도 정세를 보면 과거와는 정말 다르다고 볼 수 있는가?
A: 나는 그렇게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머지 소소한 것은 과감하게 벗어나자는 것이다. 과거의 관점으로 보면 계속 의심되고 안 내킨다. 그런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크게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워딩이고 그게 내키지 않는 그런 것(정치적 진영논리)에 (보수가) 매여있으면 안 된다. 뭔가 모르게 전체적으로 보수 쪽이 그런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과감하게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싸움은 김 위원장에게 유리하게 될 수밖에 없다. 지금 김 위원장은 핵을 완성한 상태에서 이런 식으로 나는 지금 비핵화하려고 한다 이렇게 선언한 후에는 주도권은 김 위원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옆에서 아무리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봐야 안 된다. 전쟁으로 (핵을 강제적으로) 들어내려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제3의 방법으로 우리가 어쨌든 비핵화 협상을 해나가면서 가시적인 비핵화로 끌고 가면서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자는 거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북한이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동시에 얘기한 것이 경제발전이다. 크게 봐서 과거의 (유럽) 동구의 개혁개방하듯이 유도해나가는 그런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Q: 제3의 방법은 구체적으로 뭔가?
A: 이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좀 모르는 상태에서 막 하고 있는 측면도 있고 해서 좀 아쉽다. 나도 이제 대변인이니까 당내 분위기를 봐가면서 논평을 해야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계속 견제해나가면서 하는 건데. 어쨌든 핵 리스트를 내놔라 내놓으면 진전이 있다라는 그 기준을 가지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해야한다. 성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큰 틀에서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우리도 환영한다. 그런 행보(신뢰 구축)를 환영한다. 거기에 대해 (북한이) 화답하면 추켜올려주고. 이런 양동 작전(투트랙)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당은 좀 (그렇게 가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당이라도 좀 그렇게 (시대적 흐름을 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리 당이 (제3의 방법에 확신하고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던질 건 던지면서 정국을 주도해갔으면 좋겠다. 

Q: 문재인 정부의 방식에 조언해줄 것은 없는가?
A:
문재인 정부도 좀 빌미를 준다. 너무 오버한다. 여러 가지 면에서 행동이나 판단은 좀 그럴 수 있는데 문 대통령과 주변 그룹이나 여당의 주요 세력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신뢰하는 것 같다. 나는 그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100% 완료할까에 대해 강한 의문이 있다. 줄 건 주고 현실을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러면서도 좀 여러 가지를 대처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무조건 신뢰의 바탕에서만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약간 소소하게 오버도 많이 나오고 국민 정서에 안 맞게.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 노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라는 차원)도 주고 있고. 김 위원장을 더 견인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좀 약한 부분도 있고. 민주당이 한국당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너무 제껴놓고 하는 그런 문제가 있다. 여당답지 않다. 

Q: 8일 워크숍 분위기는 어땠는가?
A: 이언주 의원은 어제 안 왔는데 그 전에 말씀(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것도 있고. 그분들(지상욱·이학재·김중로)이 강한 입장을 내는 편이다. 그러니까 좀 신중하게 접근하자. 딱 반대라고 얘기하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 같다. (어느 선까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가 이뤄지면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인지와 관련) 그게 딱 없는 것 같다. 구체적인 그런 기준을 말하면서 반대한다 그런 얘기는 없는 것 같다. 

Q: 평소 보수의 대북관 전환을 적극적으로 주창하는 하 의원이 워크숍에서 강경한 의원들을 설득하지는 않았는가?
A:
별로 얘기 안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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