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⑮] 하승수의 다음 전략 ‘정수 증원’ ·· 한국당 ‘개헌 분리’ 시사
[선거제도 개편⑮] 하승수의 다음 전략 ‘정수 증원’ ·· 한국당 ‘개헌 분리’ 시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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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명단 구성에 합의, 개헌 분리는 마지막 단계, 민주당의 예산안 속내 있어서 11월에 큰 틀에서의 합의 필요, 김성태 원내대표 개헌과 분리해서 선거제도 개혁 가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7일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시민사회에서 간절히 원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1단계를 넘어섰다. 원내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명단 제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서 오랫동안 선거제도 개혁에 힘써왔던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16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 바로 디테일한 논의로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정수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승수 위원장은 비례민주주의연대를 통해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왔다. 최근 하 위원장은 녹색당을 이끄는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위원장은 “정수가 해결되면 나머지는 다 풀릴 수 있다. 그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의제화) 해볼까 생각한다”며 그 다음 단계로 여야가 정수 증원에 큰 틀의 합의를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하 위원장이 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완료하기 위한 단계는 아래와 같다.

①정개특위 가동
②정수 증원에 대한 컨센서스
③거대 양당의 당론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모으기
④개헌 권력구조와의 연동 저지
⑤본회의 통과

현재 ①을 넘었지만 ②을 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렇게 되면 ③까지 바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제안한 선거제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인데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대 1로 연동시킨 것이다.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 쿼터가 정해지고 지역구 당선자 수가 이보다 부족하면 추가적으로 의석을 더 확보하는 안이다. 하지만 현행 300명을 그대로 두고 비율을 조정하면(300명 중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에서 각각 200명과 100명으로)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강한 저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행 253명 지역구 의원수의 50%인 127명으로 비례대표 수를 증원하기 위해 총원을 38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실제 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지역구 의원들의 저항을 감안해 정수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정치 혐오 그중에서도 국회의원에 대한 최악의 이미지는 일반 상식이라 의원 숫자를 늘린다고 하면 국민 여론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이미 문희상 국회의장은 총 세비를 동결한 상태에서 정수 증원을 도모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하 위원장도 “(의원 정수 증원) 거기에 초점을 맞추려는 캠페인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아직 다 세팅은 안 됐다. 인지도 있고 이미지가 괜찮은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정수를 늘리더라도 선거제도 개혁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홍보를 집중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증원만 물어봤는데 우리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먼저 전제하고 그 다음에 증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려는 여론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정수에서 컨센서스를 이루면 나머지 쟁점들은 다 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②과 ③의 절차 전에 갑자기 ④이 부상해서 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은 없는 걸까.

보통 정부와 국회 둘 중 후자의 권력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제도 개편은 필히 전자의 권력구조 문제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라면 선거제도 개편과 개헌 권력구조 문제를 같이 논의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재 집권 세력인 민주당과 야당인 한국당 사이에서 이 문제를 두고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대통령제 존치와 분권형 개헌이 팽팽히 맞서다가 개헌 협상이 결렬되면 선거제도 개혁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야3당과 시민사회는 둘의 분리 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하 위원장은 “개헌 분리는 어느정도 된 거다. 아직 한국당은 아니지만”이라며 “한국당이 이야기하는 게 나름 일리있기도 하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이 선거제도 개혁이 되면 분권형 개헌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정수 증원 방안이 국민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러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 “(선거제도와 관련) 정확한 한국당의 입장을 말하겠다. 국민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개헌과 맞물려서 선거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사실상 대한민국의 제왕적 대통령제와 정치권력이 해결될 수 있는 그런 그림이 되는 것인데”라고 말했고 같이 출연한 장진영 변호사가 “개헌이 조건인가?”라고 묻자 김 원내대표는 “꼭 조건이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 대신 정개특위에서 선거구제 개편이라도 꼭 완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분명히 밝혔다. 기존에 둘을 필수적으로 연동시켜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 발 물러선 발언이다. 김 원내대표는 장 변호사와 손가락 깍지까지 끼고 약속했다.

더 나아가 “이제 저희들 기득권 유지를 위한 볼멘 입장으로서 국민적 여망이 생긴 그 대표성 비례성 강화를 걷어차지 않는다. 지켜봐달라”며 꼭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고정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김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탈당했다가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복당했다. 철새이기 때문에 복당했다고 믿지 않는다. 시스템 자체(승자독식의 거대 양당 체제)가 (정치적으로 소수 정당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복당을 한 것이고 그 부당한 제도에 대해서 누구보다 절감했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달라고) 부탁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 원내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장진영 변호사가 약속을 청했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응하고 있다. (캡처사진=채널A)
김 원내대표는 전국민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분명히 개헌과 선거제도를 연동하지 않고 후자부터 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캡처사진=채널A)

하 위원장은 “11월에 큰 틀(②과 ③)에서 합의를 보는 게 좋다. 왜냐면 예산안이 통과되면 민주당도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 전에 합의를 봐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알다시피 연말 연초에는 국회가 개점 휴업에 들어간다. 결국 핵심 법안이나 예산안이 걸려 있을 때 합의를 봐야 한다. 11월에 큰 틀의 합의를 보든 땅땅땅(본회의 통과)을 하든지 그래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쨌든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니까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여러 협조가 필요할테니까) 그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그러면 11월이 골든타임이다. 특위 구성도 됐으니 사실 복잡한 논의들은 (이미 논의된 것들이 있어서) 며칠이면 다 정리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의원 정수 부분 그리고 선관위 안을 기본으로 해서 어느정도 선에서 절충할 수 있느냐 그 다음에 나머지 세부적인 부분들은 하룻밤에도 다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원책 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은 11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이대로라면 나는 (한국당이) 제1당으로 복귀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이라며 “집권 여당부터 선거법 바꾸려고 이 난리를 치고 있으니까 내가 그게 가장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거대 양당의 한 축으로서 70년간 기득권을 누려왔는데 2016년 말 국정농단 이후 주춤하다고 해서 선거제도 개혁에 제대로 나설 수 있을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은데 전 위원이 그걸 입증해준 발언을 한 셈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여러 시민단체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결성한 연대체로서 연내 목표 완수를 위해 여러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여러 시민단체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결성한 연대체로서 연내 목표 완수를 위해 여러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위원장은 “오히려 숫자를 늘리고 선관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가면 한국당 의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는 측면이 있다. 선관위의 말대로 권역별로 가면 수도권 의원들(29명)도 살 길이 있지 않느냐 이렇게 현실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의원들은 현재 중대선거구로 해서 2등으로라도 들어가려고 할텐데 민주당이 절대 받지 않을 거다. 사실 그거보다 더 현실적인 것은 지역구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제로 구제받는 소위 말해 석패율제라든지 그게 한국당 입장에서 더 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지금 선거제도로 하면 한국당이 총선에서 50석도 어렵다. 그게 지지율 몇 퍼센트 올라가도 어차피 2등은 다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부산과 동부 경남 쪽이 다 전멸하는 것이다. 현재 상태로 조금 더 지지율이 오른다고 해도 확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런 (과거 패권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 하겠지만 수도권 의원들은 자기들이 1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까 싶다. 어쨌든 한국당이 인천과 서울 경기 쪽에 의원들이 좀 있는데 동부 부산도 그렇고 충남도 그렇고 그쪽은 많이 불안해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 위원장은 한국당의 정치적 이익의 관점에서 “한국당 맞춤형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정수 증원을 하기 어렵다고 했을 때에도 연동형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고 이럴 때를 가정해서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도농 복합형 중대선거구제 얘기를 꺼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면서 “인원을 늘린다면 도농 안 하고 한국당 현역의원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안이 나올 수 있다. 도농 복합을 자꾸 얘기하는 것은 300명을 유지한 채로 연동형으로 가자는 흐름에 중대선거구를 말하는 것”인데 “사실 그건 민주당이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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