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게이트, 정의당의 '역습'...제2의 ‘드루킹’처럼 커지나?
서울교통공사 게이트, 정의당의 '역습'...제2의 ‘드루킹’처럼 커지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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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때처럼 야3당 공조,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민주당은 감사원 결과놓고 기다려봐야, 한국당은 총대메고 총공세, 정의당의 강원랜드 역제안, 야당 연대체의 전환 가능성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지방선거 이전 정부여당을 몰아붙일 수 있었던 야당의 최대 이슈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었던 것처럼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도 그렇게 되어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이 야당의 흐름을 주도해서 대 정부여당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의당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맞불 전략을 구사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야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원내대표들은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공사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제출한다고 밝혔다.

야3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안과에 제출했다. 왼쪽부터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제공)

야3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발단이 된 교통공사를 시작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같은 공기업에서 동일한 유형의 채용비리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고 공공기관 전체에 유사한 형태로 만연해질 충분한 개연성마저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또한 반드시 그 진상을 규명하는데 즉각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번 드루킹 때도 야3당은 특별검사 도입을 공동으로 촉구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도 한국당의 주도로 협공하는 태세다. 한국당은 이미 18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21일에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지역 조직까지 총동원해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한국당의 정치적 의도는 문재인 정권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끌고가고자 함이 분명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1일 한국당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모두발언을 통해 “일자리 기근과 고용참사의 책임을 감당해야 될 민주당 정권이 친인척 채용비리에 앞장서는 작태에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말로는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면서 친인척 고용세습을 통해 정규직 나눠먹기에 혈안이 돼 있는 후안무치한 정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된다”며 목청껏 소리쳤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8.4%)은 교통공사 재직자의 친인척(자녀·형제·배우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 고용세습 문제가 직원 개개인들의 일탈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묵인과 비호,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주도라는 점에서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문제제기하는 것의 핵심은 이런 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가 추진한 위험의 외청화 문제 개선 작업과 맞물림)이 특정 세력에게 혜택을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무기계약직으로 특정 세력을 대거 채용하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는 요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성태 원내대표는 교통공사 문제에 투쟁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용태 사무총장이 연일 브리핑을 통해 이 사태 초기부터 여론화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사무총장은 16일부터 18일까지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일일 브리핑으로 구체적 증거들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22일 서울시 국정감사를 통해 “채용에 있어 불공정과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 우리들 자체 조사만으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서 내일 감사원에 정식 감사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국회 국조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총장은 21일 박 시장에게 “서울시에도 감사관이 있다. 채용 비리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지가 얼마인데 서울시 감사관을 통해 직접 확인하려는 노력은 왜 하지 않는가? 박 시장의 주장처럼 교통공사가 규정대로 채용했다면 한국당이 사과하고 책임지겠다. 그러나 박 시장 주장과 달리 교통공사에 친인척 근무자 수가 108명 외에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박 시장은 직을 걸고 물러나라”며 공개질의서를 발표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마치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고 있지만 교통공사의 문제는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했고 자세하게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민주당은 채용비리를 정말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문제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사실 충격적이다. 서울시가 해명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①정말 친인척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업시켰는가 ②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는 자체가 문제인가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①에서 박 시장을 비롯 고위층의 비호로 특혜 채용이 이뤄지는 “그런 일은 단연코 없었다고 말씀드린다”며 “만약 교통공사 내부에서 그런 일이 단 한 건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법률이나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분명 문책해야 된다. 권력으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②의 측면에서는 “무기계약직이면 대부분 이전 정부에서 채용됐을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채용됐던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그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우리의 고용 문제에 대해 너무나 인식이 천박하다”고 반박했지만 김 사무총장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 때 대거 무기계약직 채용이 있었다는 것이라 핀트가 어긋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조를 할 사안까지는 아니고 그 정도의 채용비리는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조를 할 사안까지는 아니고 그 정도의 채용비리는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원내대표는 “국감은 야당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인데 한국당이 최근에 와서 성과가 없다는 강박관념에 빠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여러 상임위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과 파행을 지도부에서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적 분위기 반전 차원으로 의도를 해석했다. 

실제 한국당이 이번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올인할만한 요인은 3가지나 있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공세
Ⓑ보수 진영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민주노총과 박 시장에 대한 타겟팅
Ⓒ이번 국감에서 제1야당임에도 여당의 유치원 비리 폭로에 묻혀 존재감 희미

그런데 정의당이 한국당에 어퍼컷을 날렸다.

정호진 대변인은 22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 의원단의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당 지역조직까지 동원된 채용비리 규탄대회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한국당 지역조직까지 동원된 채용비리 규탄대회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즉 “정의당은 이 사안이 국조까지 해서라도 밝혀야 할 사안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한다. 노조든 경영진이든 이 문제와 관련 어떤 의혹도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500여명 취업자 전원이 채용비리 의심자로 드러난 전대미문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함께 국조를 해야한다”고 역제안을 한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2012년~2013년에 채용된 신입사원 518명 중 493명이 고위층의 부정청탁으로 입사했다는 사상최대 규모의 게이트다. 여기에 한국당 전현직 의원 7명(권성동·염동열·김기선·김한표·한선교·이이재·이강후)이 청탁자 명단에 포함됐고 피해자 구제를 위해 다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는 점, 해당 수사를 맡은 검찰 조직 내부의 무마 의혹 등 여진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정 대변인은 “당시 한국당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국조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했는데 교통공사에 대해 연일 정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당이 원하는 국조는 실시하고 반대하는 국조는 하지 말아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 태도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다른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 사건들과 동시에 국조 추진할 것을) 모든 정당에 제안하고 동의를 요청한다. 노동의 정의와 청년의 미래를 밝히는 것은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2016년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채용과정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채용공정 절차법을 발의했고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제사법위에 먼지만 쌓인채 여전히 계류 중이다. 채용비리를 막을 수도 있었던 이 법안은 한국당이 먼저 반대한 법안”이라고 꼬집었다. 

정호진 대변인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등 한국당에 유불리한 것을 포함한 모든 사례를 동시에 국조하자고 역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사실관계를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채용공정 절차법(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압력·강요 등의 행위를 하거나 금품·물품·향응을 제공 수수하는 행위 금지 ㉯고용주가 구직자의 이력서 서류에 사진 부착을 포함 신체적 조건·출신지역·직계 존비속 재산상황을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 금지 두 가지로 이뤄졌다.

2017년 2월24일 열린 법사위 제2법안소위에서 실제 당시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의결되지 못 한 것은 맞다. 그러나 ㉮는 이의가 없었고 ㉯의 사진 부착을 금지한 대목만 과잉금지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가 있었다.

즉 정의당이 한국당에게 강원랜드 게이트를 근거로 내로남불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채용공정 절차법에서 내로남불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분명 한국당 의원들은 ㉮에서는 공감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 했지만 분명 채용비리 근절 규정을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청년일자리 탈취 고용세습 엄중수사 촉구' 긴급 규탄대회를 위해 서울시청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 한국당 구성원들은 18일 오후 서울시청을 항의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사전에 셔터를 내려 진입을 막으려 한 서울시청 관계자들과 작은 충돌이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의혹이 제기된 서울시 교통공사 사건을 계기로 고용세습과 채용비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 고용세습 전수조사·국조·제도개혁을 포함한 모든 노력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며 “지금까지 채용비리의 몸통이었던 보수야당들이 이번 사건을 정쟁으로 접근해 다루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정부여당도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당리당략적으로 회피하지 말고 촛불민심을 받드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당은 야3당 스크럼에 들어가 있지만 정의당의 역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강원랜드와 교통공사 어느 곳에도 손해볼 일이 없기 때문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22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강원랜드는 받고 교통공사는 못 받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받으려면 다 받아야지. 결국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같이 안 받을 것이다. (당론으로 말할 것은 아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우리야 뭐 어느 쪽이든지 문제는 없다.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은 다 문제 없다. 중요한 건 강원랜드는 한국당이 안 받고 교통공사는 민주당이 안 받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강원랜드만 수용하자고는 못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쨌든 서울시가 감사원에 의뢰한다고 하니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조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성태 원내대표·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조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감이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보고 필요하면 다시 논의하자고 정리했다. 국감이 며칠 더 남았으니 야당이 충분히 더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정말 필요하다면 우리도 응할 생각”이라며 수용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야당이 제기하는 사안을 보면 해당 기관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고 일부 사례는 거짓으로 드러나 신문사가 사과까지 했다”고 밝혀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교통공사 게이트에는 여야의 치열한 수싸움이 얽혀있다. 3당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교통공사 게이트에는 여야의 치열한 수싸움이 얽혀있다. 3당 원내대표(장병완·김성태·김관영)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처럼 한국당이 민주당의 불수용을 충분히 예상했지만 국조를 밀어붙이는 데에는 드루킹 때처럼 마지못해 특별검사 요구안이 수용됐던 전례를 염두에 두는 측면도 있다.

김 대변인은 “(꼭 한국당의 국조 요구가 정치적 용도만이 아닌 실효적인 측면에서) 민주당이 지금 당장 안 받아도 시간이 좀 흐르고 지난번에 드루킹 같이 전개되면 안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망했다.

야3당이 제출한 국조 요구서에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무기계약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 과정 △중앙과 지방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관련 사안으로 범위가 설정됐다. 

교통공사와 서울시 산하를 넘어 다른 공기업 사례도 조사할 수는 있지만 “정규직 전환 사례”로만 국한해 최대한 정부여당을 염두에 둔 한국당의 노림수가 짙게 반영됐다.

정기국회 국감 기간에 터진 교통공사 채용비리 게이트를 두고 각 당의 정치적 수싸움이 치열한데 유불리에 따른 미묘한 입장 변화가 어떤 정국을 펼쳐지게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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