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행 ‘강용석’ 나락으로 떨어지다 ·· 실형 1년의 ‘배경’
감옥행 ‘강용석’ 나락으로 떨어지다 ·· 실형 1년의 ‘배경’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25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문서위조죄로 실형 1년, 중형 선고의 이유
자기 능력에 따른 위치에서 누려야한다는 의식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강용석 변호사는 끝내 감옥으로 향했다.

박대산 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는 24일 오전 강 변호사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박 판사는 “반성의 기미가 없고 불륜 관계였던 김미나씨(유명 블로거 ‘도도맘’)와 소송 취하 사문서를 위조한 것은 변호사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비춰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양형의 사유를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즉각 항소했다.

구속 결정이 이뤄지고 호송차에 오르는 강용석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과거 아나운서 ‘망언’으로 1차 추락을 겪었던 강 변호사가 끝내 구속됐기 때문에 비교도 안 되는 2차 추락을 하게 된 셈인데 이번 사태를 정리해보면 이런 거다. 

의뢰인으로 만난 김씨와 강 변호사는 2014년부터 불륜설에 휘말렸다. 두 사람이 홍콩 밀월 여행 중인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문제가 됐는데. 당시 강 변호사는 jtbc <썰전>을 비롯 5개의 고정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불륜은 사생활 영역이지만 곧바로 수면 위로 회자됐다. 당시 강 변호사는 jtbc <유자식 상팔자>에서 두 아들과 함께 출연하는 등 화목한 아버지로 이미지가 소비됐었기 때문에 대중의 눈초리는 자연스러웠다. 김씨도 자녀가 둘이나 있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었기에 쌍방은 불륜 의혹을 적극 부인했고 김씨의 남편 조용제씨는 자꾸 언론에 회자되는 두 사람을 강하게 추궁하면서 피해를 호소했고 결국 강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김씨와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다가 2015년 8월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로 사실 확인이 이뤄졌다. 사실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없을 만큼 물증(카드내역과 사진)이 제시되자 강 변호사는 줄줄이 방송에서 하차당할 수밖에 없었다.   

조씨는 혼인 파탄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강 변호사에 대해 손배소를 취하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강 변호사도 공갈미수와 명예훼손으로 조씨를 맞고소 한 상태였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김씨를 교사해 조씨가 소송 취하를 원한다는 문서를 조작해서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강 변호사는 교사범을 넘어 공동정범으로 기소됐다. 

김씨는 남편인 조씨에게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허위 위임장을 썼고 이걸 토대로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까지 받았다. 이 인감증명을 통해 조씨가 손배소 취하를 원한다는 문서를 거짓으로 만들었고 이걸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강 변호사는 배우 김부선씨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낸 고소 사건의 변호를 맡고 있는 중에 구속됐다. 사실상 향후 김부선씨에 대한 변호는 불가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씨는 처음에 김씨만 사문서위조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범행을 인정했고 “강 변호사가 모두 시킨 일이고 너무나 후회한다. 강 변호사는 소송에 대응하는 방법을 수시로 알려줬고 남편의 인감증명서를 떼서 소송 취하서를 내도록 적극적으로 주도했다”고 폭로했다.

조씨의 변호를 맡았던 손수호 변호사는 여러 물증들을 통해 강 변호사의 교사가 확실하다고 보고 형사 고소했던 것이고 검찰은 두 사람이 범행의 역할을 나눠 분담했다고 판단해서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 

김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구속을 면했다. 그런데 강 변호사에게는 왜 실형이 선고됐을까. 간단하게 말하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여기서 인간 강용석에 대한 특징을 읽어낼 수 있다. 

손 변호사와 장용진 아시아경제 기자는 강 변호사의 선고공판을 직접 참관했고 YTN 이날 방송된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실형이 선고된 배경을 설명했다.

①반성하지 않는 모습
②법원까지 기망
③변호사의 범죄
④피해자에게 이중 고통

먼저 ①은 강 변호사가 여러 물증들이 있음에도 이를 반박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 한 채 무작정 부인하고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양지열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서가 법원에 제출된 것이니 항소심에서 남은 가능성은 자백하고 판사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일텐데. 글쎄”라고 밝혔다.

②의 측면에서 양 변호사가 말했듯이 실제 가짜 문서가 법원에 제출됐다. 이게 인정돼 소취하 상태라는 법원 전산처리까지 이뤄졌다. 이런 법원의 처리 상태를 두고 조씨는 법원을 불신하고 허탈했을 수도 있다. 결국 강 변호사는 국가기관의 오류 행정을 유도해 다른 시민의 불신까지 받도록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법원의 피해구제 기능인 민사소송을 농락하려 한 것도 비난가능성이 높다.

모든 국민은 법을 지켜야 한다. 당연히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이기 때문에 더 높은 법 준수 의식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③은 용납될 수 없었다. 법을 이용해 자기 불이익을 면하려는 시도를 한 것 자체가 악의적이었다. 

조씨와 김씨의 부부관계가 원래 어그러져 있었는지는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알수도 없다. 다만 강 변호사의 ④은 분명하다. 강 변호사는 조씨에게 민사적 손해를 끼쳤고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 그걸 배상받으려는 법적 권리까지 무마시켜서 2차 피해를 끼쳤다.  

강 변호사가 유명 방송인으로 뜨게 된 첫 프로그램인 '강용석의 고소한 19'. (캡처사진=tvn)
'썰전'도 강 변호사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준 결정적 프로그램이었다. (캡처사진=jtbc)

2010년 7월20일 보도된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면 강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심사위원들은 (대학생 토론대회에서의 토론) 내용을 안 듣는다.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 토론할 때 패널을 구성하는 방법을 조언해주겠다. 못 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여성 대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 하더라.” 

“(2009년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여성 대학생에게) 그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으면 너의 번호도 따갔을 것이다.”

강 변호사가 8년 전 뒤풀이 장소에서 한 발언이지만 여성에 대해 철저히 성상납을 하거나 외모적 어필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발언했다. 그런 곡해된 현실이 일부 상존하더라도 그걸 비판하고 경계한 것이 아니라 그런 루트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처세술 차원의 말을 해줬다. 

이후 강 변호사는 한나라당에서 출당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11년 11월 개그맨 최효종씨가 국회의원의 행태를 꼬집는 풍자 개그를 했다는 이유로 모욕죄로 고소한 바 있다. 자신이 아나운서라는 넓은 직업군에 대해 한 마디 했다고 소송도 당하고 여러 정치적 피해를 겪었기 때문에 최씨도 국회의원 전체를 모욕했으니 똑같이 당해봐라 그런 심보로 해석됐다.

자기 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방송일이 잘 풀리게 되면서 과거 논란을 역이용해 이미지 세탁을 하게 되자 그때에 가서 아나운서 망언을 진정성있게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경기고, 서울대 법대, 하버드대, 변호사, 전직 국회의원, 잘 나가는 방송인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강 변호사였다. 자기 능력으로 등극한 사회적 위치에 따라 뭔가 누려도 된다는 그 보상 의식을 보일 때마다 매우 위태위태 했다. 

아나운서 망언, 불륜, 사문서위조 모두 이런 맥락에 닿아있다. 

강 변호사는 사랑이 변해서 아내와 이혼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재혼을 하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불륜만 즐기고 현재 누리고 있는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여러 증거들이 나왔음에도 불륜 의혹을 줄기차게 부인했다. 유명 방송인으로서 불륜도 즐기면서 대중의 미움을 사지 않으려고 즉 둘 다 잡으려다 보니 결국 추락했다. 

강 변호사는 재판에서 방송 출연을 많이 하고 있는 자신이 왜 그런 위험한 사문서위조를 했겠느냐며 항변했지만 반대로 박대산 판사는 범행 동기가 충분했다고 해석했다. 즉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는 걸 두려워했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러서라도 손배소에 따른 불륜 의혹 입증 과정을 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당시에 굉장히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김씨의 남편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이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방송 출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강 변호사가 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범행의 동기가 있었다(고 박 판사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