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 4당의 압박 시작됐다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 4당의 압박 시작됐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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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판부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3가지 명분, 한국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먼저, 교통공사 국정조사 야4당 요구와 어떻게 맞물리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원내대표들이 특별재판부 설치라는 칼을 빼들었다. 자유한국당의 반응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어쩔 수가없고 4당이 힘을 모았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원내대표들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문을 통해 “법원이 과연 사법농단 수사에 협조하고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사법농단 사건 압수수색 영장은 단 한 건도 온전히 발부된 적이 없다. 전부 기각되거나 발부되더라도 일부만 발부됐다”는 점을 들어 특별재판부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들 중에 사법농단 사건을 관할할 가능성이 있는 다수 재판부의 재판장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거론됐다”며 거듭 필요성을 역설했다.

4당 원내대표들은 각자 특별재판부, 국정조사, 법관 탄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4당 원내대표들은 각자 특별재판부, 국정조사, 법관 탄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만큼 사법농단에 대한 수사가 농익어가고 있지만 4당의 주장처럼 결국 공범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사법부에서 사법농단을 재판한다는 아이러니에 직면해 있다.

정리하면 사법부는 사법농단과 관련 △수사 비협조 △비상식적인 영장 기각 태세 △기소 이후의 재판 불공정성 이 3가지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특별재판부 설치를 촉구하는 4당에게 빌미를 줬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사법농단 사태는 “정의의 여신처럼 스스로 눈을 가리기는 커녕 자기 이익에 눈을 뜬 법원의 민낯을 드러냈다. 권력자들이 법을 이용했고 법원은 이와 결탁했다. 진실에 눈을 가리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특별재판부 도입 추진은 사법부의 자업자득”이라고 규정했다.

당장 한국당은 손사레를 치면서도 워낙 사태가 심각한지라 세부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수용 불가 방침을 내비쳤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재판부는 현재의 사법부를 부정하는 것이다. 사법부 수장으로 자격을 잃게 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가 선행된 뒤 특별재판부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 한국당은 좀 더 심사숙고할 것이다. 지금 특별재판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여당이 야권 공조(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정조사 야4당 연대)를 파괴하려는 정치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를 먼저 정리한 뒤 특별재판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특별재판부 촉구 전선으로는 한국당이 4당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조 전선으로는 민주당이 야4당의 압박을 받고 있는데 김성태 원내대표는 바로 그 카드를 꺼내 무마하려 한다는 식으로 받아쳤다. 

이를테면 한국당의 첫 반응은 절대 안 된다는 차원이 아니고 △심사숙고의 대상 △야4당의 채용비리 국조 요구에 대한 민주당의 국면전환용 △김 대법원장 사퇴 선행 등 3가지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역공을 편 것이다.

민주당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당장 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조 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주당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당장 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조 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시민사회에서 사법농단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강력했다. 그런만큼 이미 민주당이 내놓은 대응 카드는 ①국정조사 ➁법관 탄핵 ➂특별재판부로 나와 있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국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생산적 논의를 하기 보다는 그냥 정쟁만 하다가 끝난 적이 많았기 때문에 사법농단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 (국조로 대응하기에는) 이견들이 많았다. 국회에서 필요하면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국조는 가장 좋지 않은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국회가 삼권 분립의 차원에서 사전적으로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탄핵의 경우는 사실 특별재판부로 확정되면 여러 위법적인 게 나왔을 때 가장 최후로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보적이다. 현 시점에는 특별재판부 설치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4당의 압박에 한국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4당의 압박에 한국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3가지 대응 카드에 대해서는) 평화당의 입장과 같다. 사실 김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이 문제를 잘 매듭짓고 사법부의 독립성과 신뢰를 회복하도록 바랐는데 그러지 못 해서 유감이다. 국회가 개입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김 대법원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 개입 정도도 가능하면 최소한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탄핵권이 국회에 있다. 국회가 행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그게 국민의 요구라고 정의당은 생각하고 있다”며 3당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4당의 목표는 11월 정기국회 안에 특별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키는 것인데 한국당을 움직일 수 있을지 정치적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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