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비 변호사, 임종헌 영장심사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될 수도”
최단비 변호사, 임종헌 영장심사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될 수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26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발부 여부의 핵심은 증거인멸과 직권남용 해석, 임민성 판사의 성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최단비 변호사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면 구속할 수도 있다. 원래 변호사들이 유해용 때까지는 무조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사실상 (국민 여론이나 국회의 움직임이 재판부에) 영향을 안 줘야지 정상인데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농단 수사의 분수령이 될 활은 활시위를 떠났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10시반부터 16시20분까지 진행됐다. 발부 여부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은 물론 온 나라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결과는 2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단비 변호사는 증거인멸, 판사 성향, 직권남용 해석이 영장 발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단비 변호사는 증거인멸, 판사 성향, 직권남용 해석이 영장 발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각될 것 같다. 일단 사법농단에 대한 방탄 법정이라서 기각되는 것도 있고 그것말고도 일전에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을 때 직무유기와 관련 죄가 안 된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며 “근데 또 모르겠다. 판사가 다르게 보면. 구속은 반드시 그 사람에게 (확정적인) 죄의 성립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임 전 차장이 증거인멸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차명폰이나 아직도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면 구속할 수도 있다. 판사들이 어느 쪽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5명(박범석·이언학·허경호·명재권·임민성)인데 이중 3명(박범석·이언학·허경호)은 방탄 그 자체로 불릴만큼 사법농단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무더기 기각한 바 있다. 하지만 2명(명재권·임민성)은 비교적 최근에 발령왔고 상대적으로 덜 방탄적이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실질심사는 임민성 부장판사가 맡았다. 

이런 측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최 변호사는 “판사들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다. 글쎄 만약 영향을 미친다면 판사들의 성향과 국정감사 이후의 (사법농단에 대한 비판 고조 및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 분위기 그 두 개 때문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판사들 성향의 차이를 안 두고 본다면 지난번 영장 기각 때 한 번 그런 적이 있어서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임종헌 전 차장은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종헌 전 차장은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말 그대로 최 변호사는 반신반의 하고 있는데 ①직권남용에 대한 기존의 무죄 판단 ➁증거인멸 가능성 ➂임 판사의 성향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했다.

9월20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허경호 중앙지법 부장판사(영장전담)는 “변호사법위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등 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존재한다”고 사유를 제시했다.

유 전 연구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인인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분쟁 재판과 관련된 문건(사건 경과)을 후임 재판연구관에게 작성하도록 했다. 의무없는 일을 후임에게 시킨 월권은 맞지만 유 전 연구관의 직무와 권한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허 판사는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일각에서는 직권이 아니더라도 의무없는 일을 시킨 것 자체로 직권남용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 변호사는 “직권남용죄의 요건이 있는데 본인이 할 수 있는 직권 내에서 남용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으로 안 된 게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본인의 회사로 뭔가 보내라는 것은 원래 권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도 비판이 있었다. 그렇게 직권을 좁게 해석하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이 뭐가 있겠는가라는 건데. (직권남용죄와 관련 남용할 직권이 없지만 월권적 지시를 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입법에 대해서는) 그렇게 법이 바뀌어도 이번 재판에서는 적용이 안 되니까”라며 “원래 직권남용은 본인의 직권이긴 해야 한다. 근데 그 직권을 너무 좁게 보느냐는 판례 해석이긴 한데 그 (법원의 좁은) 해석이 너무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풀어냈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 내에서 막강한 권세를 자랑했고 엘리트 코스로 통하는 행정처 실세였기 때문에 폭넓은 직권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개별 재판, 판사들 인사 등 모든 게 사법 행정의 직권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당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대기업을 두고 재단에 출연금 요구)에 대해 수사하고 있었고, 최철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임 전 차장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되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를 요청했다. 임 전 차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을 시켜 270쪽에 달하는 법리 검토 자료를 만들도록 했다. 

여기서 임 전 차장이 의무없는 일을 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임 전 차장에게는 대법원 연구관들에 그런 자료 작성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고 해서 면죄부가 내려질 수 있다. 하지만 직권남용죄를 피해가도록 임 판사가 그렇게 해석하지 않고 행정처 실세의 실질적 권한과 위력적 범위를 넓게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

최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의 방어논리에 대해 예측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떠넘긴다기 보다는 자기는 이게 사법농단과 관련된 것인지 몰랐고 당시 하는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누구에게 떠넘긴다기 보다는 자기의 죄가 되는줄 몰랐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윗선에 부담을 안 주고 자기한테도 죄가 안 미치게 하려고”라고 밝혔다. 

예컨대 “왜 판사 가족들 뒤를 알아보라고 했느냐고 물으면 그 당시 해당 판사가 좀 문제가 있어서 그걸 알아보라고 한 것이지 (그게 판사가 반대 성향이거나) 주요 재판에 개입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게 아니다. 불법적으로 알아보라고 한 게 아니라 업무 범위 내에서 하라고 한 것이지 이런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임 전 차장은 4시간 반 동안 영장 심사를 받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 전 차장은 4시간 반 동안 영장 심사를 받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임 전 차장의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6가지인데 최 변호사는 “그게 다 하나로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밀을 넘겼다고 하면 검찰은 다른 곳에서 빼돌려서 상대방이 알아서 준비할 수 있도록 그 재판 자료를 넘겼다고 주장하겠지만. 임 전 차장은 아니라고 말할 거다. (내가) 검토하는 원래 직책이니까 그렇지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고 부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는 우선 형사소송법 70조 1항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를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최 변호사의 “(확정적인) 죄의 성립”이라는 표현대로 공식 재판의 기준보다는 영장심사 단계에서의 혐의 소명 정도가 덜 엄격할 수 있다. 혐의 소명이 된다고 판단되면 1항 2호 증거인멸 우려에 따라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이 점은 명백해 보인다(차명폰·판사들 입단속 등). 

결국 직권남용에 대해 임 판사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사법농단 수사팀의 수장인 한동훈 3차장검사(서울중앙지검)는 이번 영장 청구서를 무려 230쪽 분량으로 채웠다. 여기서 양 전 대법원장과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임 전 차장의 범행 공범으로 분명하게 적시했다. 임 전 차장이 구속될지 여부에 따라 향후 사법농단 수사의 향배가 결정되는 것이다.

한편, 노영희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영장 기각 확률이 80%라고 판단하면서 “직권남용 혐의 관련 직무 범위가 한정적이고 권한이 없어 남용할 권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본인은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할 것이다. 혐의 사실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거나 지시할 동기도 고의도 이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각돼야 사법농단(에 대한 비판 여론)의 불씨를 더 오히려 키울 수 있다. 사법부가 지금 반성하고 있는가. 국민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구속 영장은 자동판매기로 발급하고 자기들의 사법농단한 관계자들의 압수수색 영장은 90% 이상 기각했다. (검찰이 영장 청구서 쪽수를) 2300쪽으로 했어도 재판장이 (기각) 결정하면 결정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27일 새벽에 알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