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영) 씨 빈소에 최불암 등 많은 영화인 조문행렬

영화배우 신성일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받다 지난 4일 향년 81세로 타계한 영화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영) 씨 빈소에 많은 영화인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첫 조문객 배우 최불암을 시작으로 신영균, 이순재, 김수미, 안성기,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고인의 타계를 애도하며 그의 넋을 기렸다.

특히 원로 배우 최불암은 "신성일 배우는 굉장히 로맨틱한 존재였는데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우리 또래의 연기자로서 조금 더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고인의 남긴 업적이 오랫동안 빛나기를 바란다"고 애도의 뜻을 말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저에겐 특별한 기억이 있는 분"이라며 "제가 60년대 아역배우로 선배님과 활동했고, 그 모습을 지금까지 봐왔다"며 "성인이 돼서도 80년대 좋은 영화 한 편을 같이 했다"며 고인과 추억을 되짚었다.

한편 고인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주옥같은 작품을 통해  6~70년대를 풍미했다.  특히 투병 중에도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이어갔으며 임종 직전까지 촬영 예정이었던 영화 '소확행'의 세세한 준비 사항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인 엄앵란 씨는 "남편이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는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걸 볼 때 정말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놀러다니라.."는 말로 고인을 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신성일은 ‘가정남자’가 아니라 ‘사회남자’였다.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내게 맡겼고, 그래서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이 남자는 사회적이었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늘그막에 함께 재밌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이렇다”고 말하면서도 “존경할 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은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 등 수많은 히트작을 쏟아내며 주연으로만 506편 출연, 한국의 알랭드롱으로 불리었다. 또한 자유롭고 호기로운 성격으로 박정희 군부시절 빨간색머스탱으로 대통령 차를 추월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시원시원한 외모와 강렬한 눈빛으로 영화계를 장악하며 여성들과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던 고인은  1964년 당대의 최고의 스타 엄앵란 씨와 세기의 결혼으로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또한 2000년에는 정치에 입문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기도 했으며 이때 광고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2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의정활동 당시 고인의 이름은 강신성일로 바꿨다. 

하지만 고인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엄앵란 씨와의 53년 결혼 생활 중 39년을 별거해왔다. 특히 고인은 2011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아내 엄앵란도 모르는 사실이라며 동아방송의 아나운서였던 고 김영애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낙태했다는 사실을 밝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김영애다. 하지만 아내도 사랑했고 김영애도 사랑했다.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지금도 애인이 있다. 마누라에 대한 사랑은 또 다른 이야기다”라고 말해 그의 자유로운 사랑관을 피력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엄앵란, 장만 석현, 장녀, 경아, 차녀 수화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었으며 내일(6일) 오전 10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화장 후 경북 영천 성일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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