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클러스터 해외 사례와 시사점 - 녹색클러스터 성공의 5대 과제

1. 녹색클러스터의 의의

‘녹색클러스터 해외 사례와 시사점’
따라서, 녹색클러스터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이용효율화, 탄소배출 저감 및 예방, 폐기물 재활용 및 자원순환 등의 녹색산업과 관련하여 상호 연계된 기업들과 전문화된 공급자, 서비스 제공자, 연관기관과 제도의 지리적 집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녹색클러스터의 조성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는 녹색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선진국과의 기술 및 경쟁력 격차를 조기에 만회하며, 나아가 녹색관련 부품·소재의 수출산업화를 지원하는데 유용한 역할을 한다.

2. 선진 5개국의 녹색클러스터 사례: 덴마크,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일본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 선진국은 녹색산업과 녹색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덴마크 : 유틀란트반도 서부 링쾨빙州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덴마크 풍력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은 (1)1970년대 석유위기(oil shock) 이후 30년 동안의 장기 투자, (2)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5년간(1980~2006) 덴마크 경제는 78% 성장했으나 에너지 소비는 거의 변화가 없으며, 덴마크의 에너지 원단위는 EU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덴마크 에너지청이 주도한 “Energy 21"과 같은 중장기 정책은 참여 기업들의 안정적 투자를 유인했고, 발전차액지원(FIT), 의무할당제도(RPS), 녹색인증(GC) 등 다양한 지원제도는 덴마크 기업들의 앞선 기술력과 경쟁우위를 뒷받침했다.

아울러, 세계를 선도하는 덴마크 풍력터빈 기술은 활발한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에 기인하며, 현재 베스타스(Vestas)와 같은 풍력터빈 및 부품업체들, 덴마크工大, 알보그대학, 리소(Riso) 국립연구소, 덴마크 수력연구소(DHI - Water & Environment) 등이 공동연구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스페인 : 스페인의 풍력발전 산업은 항공기 및 자동차 관련 제조업의 오래된 전통과 경쟁력을 토대로 안정적이고 높은 수준의 발전차액지원(FIT)를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북동부지역 바스크州에 형성된 에너지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정부의 정책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계 2위의 풍력터빈 제조업체 가메사(Gamesa)와 세계 1위의 풍력발전회사 악시오나(Acciona)가 탄생했다. 스페인 풍력클러스터의 핵심은 (1)풍력터빈 제조업체(Gamesa, Acciona, Echotecnia 등)와 (2)풍력발전회사(Acciona, Iberdrola, Endesa)이며, 그리고 2005년 구성된 REOLTEC은 64개 참여기관(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 등)의 협력과 이해관계 조정을 담당하는 핵심 네트워크다.

스페인 풍력클러스터의 구성 요소별 강점은 터빈업체와 부품업체의 장기계약과 긴밀한 관계, 우수한 전력산업, 풍부한 바람자원, 장기적 풍력발전 인센티브, 부품업체의 우수성 등이다.

독일 : 독일은 튀링겐-작센-작센안할트 등 구동독 3개州를 중심으로 하는 ‘솔라 밸리’에 태양광 관련기업이 다수 집적되어 있으며, 12개 기업과 12개 연구소가 태양전지 관련 공동연구를 하는 솔라 포커스(Solar Focus) 프로젝트가 추진 중에 있다. 특히, 튀링겐州 지역은 세계 태양광산업 매출의 10%, 독일 태양광산업 매출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태양광 장비 공급업체와 우수한 엔지니어링 업체,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소 등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독일 태양광산업의 경쟁력은 (1)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광학, 화학, 정밀기기 등의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2) 1990년대 중반 슈뢰더 총리에 의한 ‘혁신파트너스 프로젝트’(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등에 기초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태양광 대표기업 큐셀(Q.cells)은 직원 4명의 벤처기업에서 세계 1위 태양전지 회사로 급성장했으며, 2007년 현재 직원 2천명, 매출액 8억6천만 유로의 대기업이다.

프랑스 : 프랑스 남동부 론알프스(Rhone-Alpes)지역의 사보이(Savoie) 태양광 클러스터는 1983년 공군기지 폐쇄로 초래된 위기를 딛고, 25년 만에 프랑스의 태양광/태양열 주택, 공기조절 산업의 중심지(태양광 클러스터)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1986년 설립된 ‘사보이 테크놀락’은 기업, 대학, 연구소를 유치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클러스터의 핵심기관으로서 기능해 왔다. 사보이 테크놀락이 운영하는 테크노파크에는 현재 150개의 혁신 기업, 15개의 실험실, 18개의 경제발전기구, 69개의 대학 분교가 입주해 있으며, 사보이 지역에는 2,600명의 노동자와 5,100명의 학생, 600명의 교수와 연구원이 거주하고 있다.

일본 : 일본 키타큐슈(北九州)市는 공해 방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환경 정책의 비전으로서, 도시산업시설의 쇠퇴와 구 도심권의 슬럼화에 따른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그리고 자원순환형 사회의 도래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1988년 에코타운 계획을 수립, 추진하였다.

일본 키타큐슈의 에코타운 사업은 크게 (1)환경종합 콤비나트와 히비키 리사이클 단지를 활용한 재활용사업, (2)후쿠오카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16개 실증연구 사업, (3) 키타큐슈시립대학을 중심으로 한 기초연구 사업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키타큐슈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이끌어가는 핵심기관은 市에서 설립한 에코타운센터, 45개 리사이클기업들의 협회인 KICS, 신일본제철에서 분사한 (주)KTR(큐슈기술연구), HKK(히비키환경개발), 키타큐슈市의 환경산업정책실 등이라고 할 수 있다.

3. 한국형 녹색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5대 과제

위와 같은 선진국의 성공 사례와 달리 국내 녹색클러스터는 대부분 계획 단계에 있거나 형성 초기단계에 있다. 녹색성장 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한국형 녹색클러스터의 조성을 위해서는 5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중공업, 화학,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토대로 한 녹색전환(green tranformation)이 중요하다. 덴마크 베스타스, 스페인 가메사 등 풍력터빈 선두업체들과 독일의 태양광 관련 선두업체들(큐셀, 바커-케미 등)은 기존 주력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우리도 조선, 철강, 화학, 반도체, IT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활용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지속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초기시장 창출노력이 중요하다. 덴마크 풍력산업이 앞선 이유는 초기가동 5만시간(약6년) 발전차액(FIT)지원이라는 안정적인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며, 스페인의 높은 발전차액도 풍력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 했다.

셋째, 발전단지 개발회사(Project Developer)의 육성이 필요하다. 전력생산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단지가 대형화되는 추세에 있으며, 부지확보와 자금조달, 인허가, 운용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발전단지 개발회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넷째,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한 시너지효과 제고 및 클러스터 활성화가 핵심 성공요인(KSF)이다. 독일 튀링겐 지역의 솔라포커스, 스페인의 REOLTEC, 프랑스의 사보이 테크놀락, 미국 텍사스의 ‘론스타 Wind Alliance’ 등과 같이 각 지역의 클러스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동R&D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섯째, 기존 산업단지의 녹색화가 가장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이다. 일본 키타큐슈 에코타운은 산업단지 녹색화의 대표적 사례로서 활발한 민관협력, 대학 연구소 등 연구기관의 집적과 실증연구, 핵심기관의 존재, 테마파크를 포함하는 공동체 친화적 단지조성 등 클러스터 성공요소를 고르게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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