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와 김수현의 과제 ·· ‘소득주도성장’과 ‘현실 경제’의 조화
홍남기와 김수현의 과제 ·· ‘소득주도성장’과 ‘현실 경제’의 조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10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연·장하성 교체, 홍남기·김수현 구도 역시 이전 경제 운용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문재인 정부의 성공 판가름할 경제 정책 중책 맡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사실상 한 달 전부터 교체가 예상됐었는데 드디어 단행됐다. 

문재인 정부가 겪는 경제 정책의 어려움은 결국 둘을 교체하게 만들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도입하려는 것과 거시 경제 속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 둘 다 아직 미완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두 경제사령탑 소위 김앤장으로 불렸던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하고 그 자리에 홍남기 전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을 내정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홍남기 내정자와 김수현 정책실장은 서로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홍남기 내정자와 김수현 정책실장은 서로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장 홍 내정자(인사 청문회 대상)와 김 실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은퇴 세대의 급증과 맞물린 고용 악화 기세,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 산업 부진, 기업을 통한 일자리 경제와 확장적 재정정책의 조율, 보편적 복지체계 구축, 부동산 불평등 해소,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생태계 수립 등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김 전 장관과 장 전 실장의 경제적 관점 차이는 오래전부터 부각됐었다. 전자는 경제학 원론에 가까운 시장주의자적 스타일이었고, 후자는 사회적 균형을 강조하는 케인즈주의적(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의 역할 강조) 학자 스타일이었다.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지자 10월부터 끊임없이 동시 교체설이 불거졌었다. 청와대는 재차 부인하다가 이번주 들어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홍 내정자는 198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전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예산과 재정의 전문가다. 김 전 장관과 크게 결이 다르지 않은 경력인데다 무엇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포함 모든 정부에서 일을 두루 해본 경험이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처음 정무직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정부 부처간 정책을 조율했다.

홍남기 내정자가 임명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부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홍남기 내정자가 임명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부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교체 사실을 브리핑하며 “(홍 내정자에 대해) 정부 출범 이후 70여차례 지속된 이 총리의 대통령 주례 보고에 배석해서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사회수석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투기 근절 부동산 정책 등 주요 국정 과제의 밑그림을 그렸다. 2012년과 2017년 두 번의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공약을 설계하면서 신뢰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장 전 실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했지만 김 실장도 깊이 관여했다.

문 대통령의 의중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거시 경제의 운용은 보수적이고 원론적으로 하되 청와대 차원의 당위적 경제 운용을 가미하는 기존의 틀이 유지되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개인 의견이지만 여야정 협의체도 운영하는데 경제 연정까지 할 생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고 전날(7일)에는 “경제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국가 경제를 운용하는데 청와대의 당위적 관점과 기재부의 현실적 관점을 얼마나 잘 조율할 수 있을지가 무척 중요하고 특히 전자로 후자를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홍 내정자는 이와 관련 임명이 발표된 직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가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갔는데 역동성과 성장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포용성도 확보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역동성과 포용성이 잘 조화돼서 함께 잘 사는 포용 국가 달성에 진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총리 주례 회동에 배석해서 국정이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가까이에서 접했다. 소득주도성장·혁신 성장·공정경제 3축의 경제 기조를 잘 (조화롭게) 하라고 지명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는 향후 과제에 대해 “과거의 발전 방식과는 다르게 경제 체질을 바꾸고 구조 개혁을 이뤄야만 지금과 같은 성장 경로를 잘 유지할 수 있다. 구조 개혁을 완수하는데 최대 역점을 두겠다. 경제 주체들이 자기가 갖는 잠재력이나 여러 가지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환경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당위적 경제 운용을 총괄하게 된 김수현 실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와대의 당위적 경제 운용을 총괄하게 된 김수현 실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앤장의 견해 차이에서 봤듯이 김 실장과의 호흡이 중요할텐데 이에 대해서는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모시고 내각 돌아가는 걸 점검하고 같이 상의하는 위치에 있다. 경제부총리는 부총리대로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걸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의견 수렴을 하되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은 통일된 의견이 나오도록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내가 먼저 제안한다면 매주 김 실장과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되 경제 정책은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경제팀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임 국무조정실장에는 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임명됐고, 사회수석에는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