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의 기적⑩] 이름 석자를 사회에 남기고 떠난 ‘윤창호’
[윤창호의 기적⑩] 이름 석자를 사회에 남기고 떠난 ‘윤창호’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12 0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결식과 화장 진행 후 대전 추모공원에 임시 봉안, 음주운전에 경각심을 주는 큰 화두 남겨, 윤창호법 15일 통과될지 주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창호의 가는 길을 배웅하는 사람들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11일 부산국군병원에서 음주운전 범죄 피해자인 故 윤창호씨(23세)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 이후에는 화장 절차를 거쳐 대전 추모공원에 임시 봉안됐다. 이 기간동안 보훈 심사가 진행된다.

윤씨의 친구들이 영정과 관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씨의 친구들(이소연·예지희·손희원·박주연·진태경·손현수·윤지환·이영광·김주환·김민진) 중에서 윤창호법(음주운전 처벌 강화)의 통과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뛰었던 김민진씨는 추도사를 읊으면서 차오르는 비통함을 주체할 수 없었다. 

“네가 우리 옆에 없다는 게 너무 어렵고 마음이 시리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움직일게. 우리가 온 마음 다해 너를 사랑했고 이제 온 마음 다해 너를 기억할게. 고통없는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영결식에는 윤창호법이 발의되도록 애썼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손학규 당대표가 자리했고,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도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와 하태경 의원이 윤씨 가족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씨 외할머니, 윤기현씨, 손 대표, 하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씨의 부친 윤기현(54)씨는 “창호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너무 안타깝다. 창호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갔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꼭 윤창호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고 전날(10일) 장례식장에서는 “엄마와 아빠 모든 분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창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늘 가슴에 기리면서 꼭 윤창호법 이번 15일날 본회의에서 (친구들이 작성한) 원안 그대로 꼭 통과될 것이라고 엄마와 아빠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구들이 발벗고 나서는 데는 4가지 목표(윤창호법 통과·인식 개선·예방 정책·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가 있다. 하지만 윤씨가 뇌사 상태로 병원에서 투병 중이었던 45일 동안에도 음주운전 범죄 뉴스는 끊이지 않았다. 

이 의원이 법안에 서명을 하고서도 음주운전을 저질렀을 정도였으니 대한민국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은 겉으로만 범죄라고 말하고 있지 아직 멀었다. 심지어 영결식이 있었던 날 유명 BJ(인터넷방송 진행자) 임씨(27세)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했고 이를 인터넷 생중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음주운전의 재범률은 매우 높다. 술을 한 모금이라도 먹고 운전대를 잡는 것 자체가 일종의 돈을 주고 공적 권한을 탐내는 뇌물죄와 같이 범죄의 구성요건이 바로 성립된다는 판단이 아직 희미하다. 

처벌도 미온적이다. 

윤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범죄자 박씨(27세)는 면허 취소 수준(0.181%)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특정범죄가중법 5조의11에 따르면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2017년 음주운전으로 사망자를 내서 재판을 받은 범죄자들(4200여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고작 7% 불과했다. 그래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차원으로 윤창호법의 조속한 본회의 통과가 중요하다. 

박씨는 한 청년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범죄자 박씨는 10일 부산해운대경찰서에 의해 체포됐고 11일 오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정식 구속됐다. 

정제민 판사(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는 “사안이 중대하고 피의자의 도주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는 15일 윤창호법의 본회의 통과를 제안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이에 동의한 만큼 조속한 상임위(행전안전위·법제사법위) 심사가 이뤄져서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