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의 틀’은 누가 깼을까…조명래 장관 임명 강행 등 야당 반발
‘협치의 틀’은 누가 깼을까…조명래 장관 임명 강행 등 야당 반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13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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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요구를 수용해달라, 여야정 상설협의체로 신뢰 쌓았는데 야당의 반발 초래, 조국 수석 해임 요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모처럼 살린 협치의 불씨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여당은 돌려막기 인사,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채용비리 국정조사 거부 등을 자행했고 여당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협치 노력은 진전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촉구한다. 대통령과 여당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조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관영 원내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조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1월5일 청와대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5당 원내대표)가 열렸고, 국회에서 초월회(5당 대표)가 열렸다. 그날 여야 공감대가 형성됐고 여야 협치의 제도화 그리고 신뢰의 배경은 구축됐으나 후속 조치를 두고 공방이 일고 있다.  

두 원내대표가 문제삼은 것은 △유명무실화 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청문 결과 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임명 강행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불수용 등이고 이로 인해 ①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해임 ②채용비리에 대한 국조 요구 ③문재인 대통령 또는 민주당의 사과 세 가지를 즉각 수용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국회 일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두 원내대표는 대통령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보이콧을 예고했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자신의 철학과 국정목표를 실현할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헌법상 권한이다. 두 원내대표가 예산안과 법안 처리 등 국회 일정을 볼모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야당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라는 노골적 요구이자 대통령의 인사권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행태”라며 쉽게 물러날 의지가 없음을 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들이 질문을 받고 있는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기저에는 야4당(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채용비리 국조 요구에 민주당이 응하지 않아서 오는 불만도 깔려있지만 역린은 조 장관에 대한 임명 강행이었다. 

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은 일찌감치 조 장관에 대해 △불법 증여 △다운계약서 △위장전입 △정치적 중립 훼손 △거짓 증언 등을 사유로 자진 사퇴를 촉구했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백서를 편찬하고 일곱 번이나 청문 보고서가 미채택 됐음에도 임명이 강행된 사례에 누구보다 비판적이었다. 더 이상 조 장관 건 만큼은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전투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예산안 정국에서의 캐스팅보트 행사, 상설협의체 합의사항 이행 등 바른미래당의 실력 행사에 민주당이 반응할만한 요소들도 많이 있다. 

당장 민주당 입장에서 이런 두 야당의 강공 모드에 마냥 팔짱만 끼고 바라볼 수만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수석을 해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향후 인사 문제에 대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협약을 맺는 등 중재 카드가 제안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 대통령 보다는 청와대의 책임있는 인사 또는 민주당 지도부 인사의 유감 표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조는 이미 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고 서울시가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한 상황이라 수용하지 않을 명분이 있다. 

두 원내대표의 결단에 민주당이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 원내대표의 결단에 민주당이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8년 전반기의 국회 풍경을 보면 ‘김영철 방한·권성동 전 법사위원장 회의 진행·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방송법·드루킹 사태’ 등 여야 첨예한 쟁점 이슈로 국회 전체가 마비된 적이 빈번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전운이 맴돌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11월 국회에서는 예산 심사가 핵심이고 규제혁신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산적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데도 정부에서 사실상 협치를 거부한 만큼 국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9일 오전 3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협의체의 후속 조치로 정책위의장과 수석원내부대표 간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는데 그날 오후에 인사가 강행됐다. 야당은 협조하려고 마음을 모으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일방적인 인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해서 두 야당을 달래는 방식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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