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수입맥주 코너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수입맥주 코너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 맥주, 초콜릿의 구매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해외산 맥주, 초콜릿의 수입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FTA 관세인하로 저가 수입맥주 가격은 눈에 띄게 낮아진 반면 고가 수입맥주는 가격변동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수입맥주와 수입초콜릿의 가격 및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입맥주와 초콜릿의 통관가격은 FTA 체결이후 하락했으나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소비자가격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6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 EU, 중국산 수입맥주 63개 제품을 고가·중가·저가로 나눠 조사했다.

그 결과, FTA발효 전과 비교해 고가 제품에서는 가격 변화가 크게 없었으나 저가 제품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미국 제품의 경우 고가는 1L당 591원, ㅅ저가는 2,732원 하락했고, EU 제품은 고가가 112원 상승한 반면, 저가는 1,200원 하락했으며, 중국산 고가 제품은 가격변동이 없었고, 저가는 2,520원 하락했다.

아울러 판매단위별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낱개로 구입하는 경우 묶음으로 구입할 때보다 평균 36.1% 비쌌다. 이는 ‘주세법’상 수입맥주의 출고가가 낮게 설정되어 상시적인 할인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수입초콜릿은 2018년 상반기 수입가격대비 소비자가격이 최대 7배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국가별로 2018년 상반기 초콜릿 수입가격을 살펴보면, EU가 10g당 91.4원으로 가장 높았고 미국 84.3원, 아세안 57.2원, 중국 46.1원 순이다.

유통경로별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비교해보면 미국산의 경우, 편의점이 10g당 303.5원(수입가격 대비 3.6배)으로 가장 높았고, EU산도 편의점 414.9원(수입가격 대비 4.5배), 중국산은 백화점 323.2원(수입가격 대비 최대 7배)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FTA체결로 관세가 인하되었음에도 고가맥주와 초콜릿의 소비자가격 인하가 확인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 귀속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입·유통업체들의 가격경쟁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을 관계 부처에 건의하고 수입소비재 품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가격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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