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중앙뉴스=김필수] 기아차는 현대차 그룹에 합병되었으나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독립적인 역할에 노력하여 왔다. 같은 차종의 경우 동일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과 특성을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가문을 유지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잘난 아우 없다는 식으로 형님격인 현대차보다 항상 시기적으로 느리게 출시되면서 후속 차종을 내는 차별 아닌 차별대우를 받아오기도 하였다. 현대차와 동일 부류와 겹치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 싸움으로 피 튀기는 형제의 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차종마다 승자의 세월이 계속 바뀌면서도 더욱 치열한 경쟁력 제고를 통하여 해외 시장에서 입증하는 역할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기아차의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면서 운전성능 또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고 같은 뿌리에 다른 시스템이 구현되는 차종으로 성장하였다. 

  물론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같이 프리미엄 차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중차 이면서도 고급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대형 차종을 고민하기도 하였으며, 유전적이면서 전통적인 기아차 만의 색깔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기종 중 카니발이나 쏘렌토 같은 경우 동급 차종에서 경쟁이 없는 최고의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은 연예인들이 애호하는 차종으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레프트 밴을 대체하는 차종으로 성장하였다.

그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연비와 가격은 물론 가성비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다. 쏘렌토는 중형급 SUV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미 팬덤이 형성될 정도이다. 스팅어는 스포츠카의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다시 한 번 재도약한 차종으로 젊은이들에게 기아차의 가능성을 크게 높인 차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오면서 기아차의 색깔이 흐려지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결여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된 특성이 섞이는 부분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최근에는 디자인 부분이 강조되면서 차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물론 연비와 가격, 옵션 등 다양한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디자인은 분명히 차종 선택에서 핵심적인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독립성을 좌우하는 요소 중 앞태와 뒤태는 물론 전체적인 실루엣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눈에 가장 부각되는 부분을 찾는다면 가문을 대표하는 엠블럼을 지적할 수 있고 또 하나는 얼굴의 코에 해당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엠블럼은 이름표인 만큼 중요한 표현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역사가 깊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한 동안은 엠블럼을 떼어가거나 모으는 매니아들도 있을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해외 브랜드 중에는 엠블럼 가격이 극히 높아서 도난의 염려를 없애기 위하여 운행 중에는 엔진 보닛으로 올라와 있으나 주차하여 시동을 끄면 엔진 보닛 속으로 들어가고 덮개가 덮어지는 차종도 있을 정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얼굴의 중심점을 나타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같은 브랜드의 경우 유사한 모양을 유지하여 멀리서도 어느 차종인지 바로 알 수 있는 동일한 모습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른바 패밀리 룩이라 부르고 있다. BMW의 경우 패밀리 룩으로 콩팥 같은 두 개의 구멍을 뚫어서 혈족임을 나타내는 ‘키드니 그릴’이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엠블럼은 이름표이고 패밀리 룩은 얼굴을 대표하는 실과 바늘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아무 것도 아니라도 판단할 수 있으나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선택 요소이기도 하다. 

  기아차의 경우 엠블럼은 이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차종에 구분 없이 주로 타원형에 KIA라는 고딕체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름답고 차종에 잘 어울려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으나 최근 출시되는 차종과 어울리지 않는 불균형과 세련된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고객 중에는 별도로 사적으로 만든 기아차 엠블럼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현 시대에 맞는 엠블럼을 여러 종 개발, 제작하고 차종에 따라 어울리는 몇 가지 엠블럼을 독립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패밀리 룩이다. 약 10년 전 기아차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도입한 얼굴 문양이라 할 수 있다. 호랑이 얼굴 형상을 지칭하면서 타원형의 기본 모양에 중간 위아래에 일부 튀어 나오게 만든 형상이다.

문제는 기아차의 색깔을 내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밀리 룩 모양이 다양한 차종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즉 기아차 색깔을 지정하는 이러한 패밀리 룩의 동일한 적용이 균형 잡힌 디자인과 고급스런 이미지의 경우 더욱 맞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전체는 괜찮은 데 빌려 입은 옷같이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 기아차는 미래의 다양성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과감하게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상기한 두 가지인 엠블럼과 페밀리 룩 형상을 차종에 맞게 다양성을 키우자는 것이다.

새로 개발한 중대형 차종의 경우 새롭게 개발한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용할 경우 변화된 모습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올리고 기아차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여기에 더욱 가치를 높이는 기아차만의 알루미늄 휠을 추가한다면 새로운 변화를 부여하고 훨씬 세련된 기아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더욱 충성 고객은 늘고 매니아들도 크게 증가하리라 확신하다.

▲ 김 필 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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