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상황이 된 국회 ·· 민주당과 한국당 각자 ‘답답’
‘총파업’ 상황이 된 국회 ·· 민주당과 한국당 각자 ‘답답’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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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장관 임명 강행에서 채용비리 국조로 무게추가 옮겨져, 민주당은 감사원 감사 결과 이후로, 예산안 조정소위도 엎친데 덮친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가고 있는 계절인데 국회의 온도계도 급격히 냉랭해졌다. 

자유한국당은 19일 오후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 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인데 왼쪽부터 김관영, 홍영표,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외에는 모든 국회 일정이 멈췄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도 급 취소됐다.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만남을 갖고 정상화를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1시간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쟁점 항목은 ①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정조사 ②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 ③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④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구성 등 4가지다. 

①②③을 정부여당에 촉구하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3일부터 슬슬 군불을 지폈고 보이콧을 예고했었다. 타이밍상 문 대통령이 해외 출장 중이었던 터라 ②③은 그렇다치고 ①을 민주당이 받아준다면 타협선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맡겼기 때문에 추후 결과를 보고 논의하자는 기존의 민주당 입장은 양보되지 않았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오늘 협상도 사실상 결렬됐다. 민주당이 예산과 법안을 걷어차고 국민을 무시한다면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특단의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 박원순 한 사람 보호하려고 고용세습 채용비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민주당이 다 망쳐놨다. 이제 더 이상 법정처리 시한을 넘어 예산을 정부안대로 가져가기 위한 술책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박 시장을 보호하는 것도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 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해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발본색원 하자는 (한국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국정조사도 수용하지 못 하겠다는 민주당 입장은 470조 예산 국회를 패싱하겠다는 것이다. 국정조사에 어떠한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강원랜드까지 수용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더 이상 민주당이 박원순 한 사람을 보호하려고 고용세습 채용비리를 덮고 가려는 의도가 무엇이냐. 강력한 대여 투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국회를 정상화하고자 하는 야당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예산 심사에 있어서는 시간이 내편이다고 생각하는 여당의 태도를 규탄한다. 책임있는 여당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국정조사가 무엇이 무서워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나. 대다수 국민들은 민주당을 제외한 정의당까지도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최소한 요구마저 무참히 짓밟고 있는 여당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고 여당의 입장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국회 정상화가 어렵다는 사정을 국민들께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할 말이 많다. 

“민주당으로서는 야당의 지나친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 예산 심사도 그렇고 여러가지 민생 경제 법안도 시급한 정도가 아니라 여당으로서는 절박하다. 수용할 수 있는 요구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데 야당이 너무나 무리하고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해서 난감하다. 국회가 빨리 예산 심사도 제대로 하고 중요한 법안들도 처리해야 하는데 나로서는 접점을 찾아볼까 하고 주말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여전히 평행선이고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요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난감하다. 감사원에서 전수조사하고 고용세습 취업 비리가 조직적 구조적으로 발생했는지 따져보는 국정조사를 하는 게 생산적이지 않는가. 대화는 계속 하겠다.”

추가적으로 김성태 원내대표가 채용비리 국조를 실현시키기 위해 유인책으로 제시한 사립 유치원 국조 제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은 국민의 많은 공감대가 있고 이 법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요구다. 유치원 3법과 국정조사를 연계시키는 것이 이 시점에서 맞는지 의문이다. 예산과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중요한 시기에 유치원 국정조사까지 하자는데 그 배경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2019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12월2일인데 조정소위 구성도 15명(한국당 주장)으로 할지 16명(민주당 주장)으로 할지도 연동돼서 합의가 불발됐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위해서 소위 인원을 늘리자는 민주당 입장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300명 중 28명이나 되는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대표해서 한 명도 포함 안 시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저희 안은 민주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이다. 15명이 문제라면 우리도 한 명 양보하고 한국당도 한 명 양보해서 6명, 5명, 2명, 1명으로 되지 않느냐. 이거라도 오늘부터 가동할 수 있게 하자고 했는데 수용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대로 7대 6대 2대 1로 16명으로 하거나 14명으로 하면 예산안 조정 정국에서 8대(범여권) 8(보수 야당)이나 7대 7로 동률이 되지만. 한국당 안대로 민주당이 1명을 양보하는 15명으로 하면 균형추는 보수 야당쪽으로 기울게 된다.   

씁쓸한 표정을 짓고 회동을 마치고 있는 3당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이번 사태의 화약고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 대한 임명 강행이었다. 

분명 5일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와 초월회(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 모임이 있었고 여야 협치의 신뢰를 쌓았다. 여기서 일방적인 인사 정책에 대한 야당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문 대통령이 바로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협치를 깨는 것이고 도저히 못 참겠다는 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이다. 

내친 김에 오래 전에 정의당까지 동참해서 촉구했던 채용비리 국조도 지금까지 민주당이 무반응으로 일관한 것도 부각됐다. 

현실적으로 ②은 비현실적이지만 ①과 ③은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하더라도 두 야당의 포커스가 ①에 맞춰진 측면이 있어서 민주당이 국조를 받지 않으면 쉽사리 정상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  

당장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반응을 보면 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평화당은 처음부터 채용비리 국조 스크럼에 합류했던 터라 양비론의 입장이지만, 정의당은 한국당에 대한 비판으로 화력을 집중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위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협상이 아무런 성과없이 결렬됐다. 예산 국회가 2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심한 일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채용비리 건을 문제 삼아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도 적절치 못 하다. 두 보수 야당의 태도는 국회 보이콧을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집권 여당 또한 국회의 비정상 운영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3당 교섭단체 협의 대신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논의를 마무리 할 것을 교섭단체 3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명분도 때도 없이 오로지 한국당 입맛에 맞지 않으면 수시로 보이콧 선언을 하니 이쯤 되면 버릇이다. 정당한 방어권으로 행사해야 할 보이콧이 거대 정당인 제1야당의 욕심 부리기와 몽니에 악용되고 남발되고 있다. 오늘 보이콧 선언은 당장 처리를 약속한 윤창호 법안 등 민생 법안에 보이콧을 선언한 것과 다름 아니다”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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