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박람회의 청년 면접자들 (사진=중앙뉴스 DB)
취업 박람회의 청년 면접자들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통계청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8.4%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0.2%p 하락 했지만, 여전히 취업난은 심각한 상태다. 체감실업률로만 보면 청년 10명 중 1명 이상은 ‘실업상태’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입사만큼이나 퇴사도 난리라는 뜻의 ‘입퇴양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층의 퇴사가 빈번하기도 하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실제로 최근 1년간 신입사원 채용을 한 기업 68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6.2%가 ‘조기퇴사자 발생자가 있다’고 답했다고 23일 밝혔다.

조기 퇴사한 신입사원은 전체 신입사원 중 약 2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입사 후 평균 5개월만에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청년층 조사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았는데 2018년 5월 기준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5.9개월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취업준비기간이 계속 늘어가지만, 막상 입사를 해도 빠른 시간 내에 퇴사를 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것이다.

겨우 취직한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 금방 줄줄이 퇴사하는 것일까.

조기퇴사자들이 회사에 밝힌 퇴사 사유로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48.6%,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낮은 연봉 수준’(26.4%), ‘업무 불만족’(22%)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층은 무조건 연봉이 높다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닌 근로환경, 성취감 등을 점점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직무적합성은 최근의 채용평가 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업이 인재를 안정성 있게 유지 시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금의 2030세대는 업무상 성취감과 보람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사람인에서 구직자 573명을 대상으로 ‘바라던 직무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 물었을 때, 구직자의 42.8%(복수응답)는 기업의 대중적 인지도, 회사의 사회적 평판(35.6%), 높은 연봉(25.1%) 등을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개인의 적성 탐색과 직무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것이 청년 취업난의 해결 방법 중 하나 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는 ‘갭이어’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년들(19세~34세)의 직업 만족도 및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개인의 적성, 진로탐색 등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갭이어 사업으로 ‘2018 청년인생설계학교’를 추진해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갭이어 사업을 공모해 진행했고, 전주시 등의 많은 지자체에서 ‘갭이어’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갭이어는 영미권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예정인 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우수한 학생들의 대학 중도 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도입됐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과 직장인 대상으로 등장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적합한 직무를 찾아 인재들이 기업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갭이어’ 제도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간기업에서도 직무 적합성에 따른 일자리 매칭을 위해 노력 하고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서는 지원 직무가 본인에게 적합한지 파악할 수 있는 인성검사 서비스를 선보여 자신에게 맞는 직무 선택 가이드를 제시한다.

6가지로 분류된 성격 특성 분석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맞는 성향인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총 15만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인은 인공지능 매칭기술을 활용해 성향과 잘 맞는 채용정보와 기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뢰도 높은 검사 결과와 개인의 구직활동을 분석해 맞춤 채용공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불필요한 검색 시간을 줄이고, 일자리 매칭 확률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