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책 ··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사·소비자 양보
카드 수수료 인하책 ··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사·소비자 양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27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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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불경기에 따라 힘든 차상위 자영업자, 정책 선택에 따라 혜택보는 주체와 손해보는 주체가 나뉘어, 자영업자의 고통 경감에 나선 이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6일 아침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놓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의 핵심은 낮은 수수료율(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을 영세업자에서 평범한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흔히 매출만 억대이지 실제 손에 쥐는 순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 편의점과 동네마트에게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 대책을 주로 설계한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수수료 인하 대책을 주로 설계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구체적인 구간을 보면 아래와 같다.

△0.8% 적용은 연매출 기준 3억원 △1.3% 적용은 연매출 기준 5억원 △1.4% 적용은 연매출 5억원~10억원 △1.6% 적용은 연매출 10억원~30억원

대책이 시행되면 매출액은 커보여서 우대 수수료율 혜택에서 배제됐던 기존의 차상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이 대폭 완화(현행보다 0.6% 이상 낮춰졌음)된다. 혜택 규모는 연매출 5억원~10억원은 연 평균 147만원 가량이고, 10억원~30억원은 연 평균 505만원 수준이다.

예를 들면 연매출 7억원을 달성하는 A 자영업자의 경우 각종 세금,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본사 로열티 등을 다 떼고 나면 마진율은 15% 또는 10% 가량 된다. 즉 실제 연봉은 7000만원 정도 되는 것이다. A는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정부는 A의 결코 적지 않은 수입으로 인해 수수료 혜택에서 제외시켰었다. 이제 A는 기존보다 0.65% 낮아진 1.4% 수수료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300만원 정도를 더 남기게 되는 것이다.

돈을 좀 버는 이들은 그동안  정부의 경제 보완 정책에서 항상 소외되어 왔다. 하지만 갈수록 불경기가 심화되고 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 저소득층의 고용 시장(단순 일자리 및 아르바이트)도 동시에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과감하게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약 24만의 차상위 자영업자들이 연간 약 5200억원 규모의 수수료 부담이 경감되는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전체 혜택받는 자영업자들의) 93%에 해당한다”며 정책의 효과를 추정했다.

차상위 자영업자들은 당연히 이번 대책에 환영할 수 있지만 카드사는 볼멘소리를 낸다. 카드사별 노동조합들은 총파업까지 거론할 정도로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당장 자영업자가 5000억원의 수수료를 덜 내면 그건 반대로 카드사의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대형 카드사들은 그렇다고 쳐도 현대인의 절대 다수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혜택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편의점주들은 월 매출은 높지만 순수익은 결코 녹록치 않은 자영업자의 대표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편의점주들은 월 매출은 높지만 순수익은 결코 녹록치 않은 자영업자의 대표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회는 이번 당정 협의를 통해 사실상 그런 방향(자영업자가 내는 수수료를 줄여주는 대신 카드사의 매출과 소비자 혜택 축소)으로 정책을 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카드사들이 대형마트를 비롯 유통 재벌들과 전면적인 서비스 협약을 맺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 혜택을 받는 자영업자들에게 카드사는 그동안 수수료율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산업적 조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면도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작년에 신용카드 고객들이 낸 연회비는 8000억원인데 반해 누렸던 각종 서비스 혜택(이벤트성 무이자 할부·영화관·놀이공원·의류쇼핑·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은 5조8000억원이다. 다시 말해 카드사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많은 혜택 제휴를 설정해놓고 그 비용을 반대급부로 일반 자영업자의 수수료 수익으로 벌충했던 측면이 있다.

일반 기업에 고용된 취업자들과 달리 687만명(전체 취업자 수의 4분의 1)에 달하는 전국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야생에서 혼자 분투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라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시그니처 정책들은 되려 이들의 단기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고 여기서 민생의 고통이 더욱 부각됐던 면도 있다. 

여러 경제 주체들 중 차상위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만든 이번 조치가 어떤 효과를 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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