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보수의 신선함, 보수 단일대오, 태극기도 품어야, 보수 분열, 포퓰리즘 비판, 당권 도전하고 될 것 같다는 정두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으로 컴백했다. 누구나 2019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

한국당에 2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 전 시장. (사진=자유한국당)

정두언 전 의원은 30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 전 시장이 유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비교적 신선해 보인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홍준표·황교안·정우택·김성태) 다 고만 고만한데 그러니까 홍준표 대 오세훈 이렇게 갈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 대해 “들어온 것까지 좋은데 내가 대표가 되겠다. 그럼 좀 안 맞는다. 자기도 자기 입으로 반성한다고 그랬다. 반성하는 사람이 대표를 나간다?”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오세훈과 유승민(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전과 다른 게 뭐 있는가. 똑같은 얼굴이다. 그 사람들이 그 사이에 무슨 사람들을 깜짝 놀랄만한 책을 하나 썼는가. 기껏 오 전 시장이 한 게 예능 좀 했다. 결국 돈벌이가 좀 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 다른 모습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실제 오 전 시장은 2016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국정농단 정국이 한창인 2016년 12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2017년 1월 바른정당에 입당했지만 1년 후 탈당했고 이날 한국당에 복당했다.

오 전 시장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인 김용태 사무총장. (사진=자유한국당)

오 전 시장은 분명 현재 한국당의 주류인 비박계(김성태 원내대표·김용태 사무총장)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친박계로부터 비토를 당하지 않고 있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 전 시장은 이를테면 29일 한국당 입당 기자회견 자리에서 “지금 현재 이 정부의 문제와 잘못된 정책에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시내에서 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게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시작된 모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 정부의 무능과 폭주에 대해 우려하고 견제를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집회에 참여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발언을 할 수 있다.

즉 “그런 분들(태극기 부대)이 다수가 아닐까 싶다. 그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박계의 정서를 가지고 친박계를 포용하겠다는 전략을 천명한 것인데 일종의 반 문재인 연대를 위해 보수 단일대오로 뭉쳐야 하고 핵심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의 영향력을 안고 가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여기서 국정농단과 탄핵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오 전 시장 입장에서 오직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는데 과거 탈당해놓고선 복당하는 모양새가 적절치 못 해 보일 수 있고 이에 대한 미안함만 거듭 거론했다. 

오 전 시장은 “이제 전당대회와 총선을 앞두고 친박, 비박, 잔류파, 복당파라는 갈래를 만들어서 국민적 우려를 자초하는 것은 스스로 자제해야 할 시점이다.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에서 예기치 못 하게 이런 점(친박과 비박의 갈등)을 보여드려서 국민께 걱정을 끼쳤는데 앞으로 한국당은 대화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사실 내년에 치러지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보수의 가치에 동의하는 통합 전당대회가 되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며 “반복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분들께 요청을 드리는 게 절차적으로도 명분을 쌓는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돼서 늘 목소리를 함께 해왔다. 그런 요청을 드리는 일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소속의 이학재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먼저 이 의원은 이미 복당을 암시하는 뜻을 내비쳤고 유 전 대표는 개혁 보수의 큰 가치를 피력하면서 한국당 복귀설을 부인했다. 

오 전 시장은 당권 출마에 대한 의지를 사실상 드러냈다. (사진=자유한국당)
오 전 시장은 당권 출마에 대한 의지를 사실상 드러냈다. (사진=자유한국당)

오 전 시장은 좀 더 나아가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말하겠다”며 “(2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어떤 형태의 참여가 있을지는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 지도 체제도 논의 중이고 선출 방법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지금 결심을 하는 것은 이르다. 주위를 지켜보면서 결정을 해야한다. 지금 거주하는 곳은 광진구(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그곳에 총선을 의식해서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가 됐든 당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돼서 요청하는 곳이면 어려운 곳을 가라고 하면 내 책임을 다하는 도리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지만 거의 기정사실화 된 듯한 분위기다.

동석한 김용태 사무총장은 “오 전 시장과 같은 지명도와 명망이라면 정말 당으로서 반드시 탈환해야 할 험지로 가줘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상대 후보가 반드시 이겨서 총선 승리 전체를 견인하는 상징적 인물을 겨냥해야 한다”며 당 전면에 적극 내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사실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도 개혁 보수라는 가치를 추구한 것이라기 보다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통해 보수 재집권의 플랜을 위한 것이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해외 체류하고 있던 보수우파의 가치를 대변해줄 수 있다고 판단됐던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았고 그분을 중심으로 해서 대선을 치러서 한 번 해볼만한 대선을 만들어보자 라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이 가장 큰 바탕에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불러 일으켰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퇴에 대해서는 “주민투표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결과에 대해서 직을 걸고 한 것에 사죄를 드린다. 민주 국가가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감에 있어서 마지막 관문인 이 인기영합주의의 정책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을 극복하는 게 국가 미래에 가장 중요한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했다. 그 점에 대해 내 운명을 걸고 정치적 결단을 했다”고 해명했다.

(사진=자유한국당)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와 함께 자신의 시장직을 걸었던 오 전 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최근 김성태 원내대표 위주로 출산주도성장 정책이 제안됐고 이번 예산안 심사 정국에서도 한국당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무차별적인 현금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7년 전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고 현재 저출산 극복을 위한 현금 지원 정책은 포률리즘이 아닌지 오 전 시장의 명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 

궁극적으로 오 전 시장은 큰 줄기에서 현실성을 보고 정치적 선택을 해왔고 이번 입당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해석되는데 정 전 의원의 추측대로 당권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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