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정국 ·· 깜깜이 ‘소소위’에서도 여야 합의는 난망
예산 정국 ·· 깜깜이 ‘소소위’에서도 여야 합의는 난망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0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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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기금과 일자리 예산에서 여야 합의 진통, 감액 심사도 마무리 못 해, 3당의 캐스팅보트도 중요, 소소위의 깜깜이 걱정도 여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나라 살림 470조 5000억원을 깜깜이로 심사하는 ‘소소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조정소소위원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지만 딱 하나 논의의 효율성 때문에 필요악처럼 유지됐었는데 그것도 난망한 상황이다. 

교섭단체 정당들(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주말(1~2일) 내내 소소위를 가동해서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격차를 좁히지 못 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예산 정국은 각 당 예결위 간사들(조정식·장제원·이혜훈)이 중점적으로 끌고 가고 있으면서도 주요 쟁점에서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간의 탑다운 논의로 이뤄지고 있다.  

핵심은 1조1000억원에 이르는 ‘남북협력기금’과 23조5000억원의 ‘일자리’ 예산 두 가지다.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 따라 11월30일 부로 정부 예산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됐는데 민주당은 최대한 원안을 지키기 위해 본회의를 빨리 개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바른미래당은 최대한 많이 삭감하고 싶기 때문에 심사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7일 본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1일 예산안 처리가 기한을 넘기며 예결위 소위에서 소소위로 공이 넘어갔다.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 소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논의를 위해 예결위원장, 교섭단체 원내대표 등이 모인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①감액 심사 ②증액 심사 ③여야 원내대표 간 최종 합의 

현재 ①과 관련 야당은 △협력기금의 절반이 비공개 예산이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 삭감할 수밖에 없고 △22% 증액된 일자리 예산도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핵심 사업이 대북 정책이기 때문에 야당의 주장만큼 협력기금을 대폭 삭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들 간에 마지막 타결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소소위에서 100% 다 타결이 될 것 같진 않다. 상당 부분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타결해 원내대표단에 넘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일단 3일 본회의를 열고 부의된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상정시킨 뒤 이를 계류해놓고 여야 협상을 지속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미 법정시한인 2일 안에 처리하는 것은 물건너 갔고 현재로서는 정기국회 회기 데드라인인 9일 안에 여야 합의가 이뤄질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는 소위에서 조금만 이견이 생기면 속기록도 남기지 않는 소소위로 예산 항목들을 넘겼는데 246건에 달하고 그 규모는 1조300억원 가량이다.

여야의 원내대표단이 결국 탑다운 대타협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7년 연말 상황을 보더라도 민주당·한국당·국민의당의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2+2+2’ 소소위를 가동했음에도 12월6일 자정을 넘겨서 겨우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쟁점은 1만명 수준의 ‘공무원 증원’에 들어갈 재원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3조원 가량의 ‘일자리안정 기금’ 두 가지가 있었고 일주일 동안 밤샘 협상이 진행됐었다. 

당시 정우택 전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국민의당과 합의를 해놓고 당내 의원총회에서 반발에 못 이겨 추인 절차를 밟지 못 했다. 끝내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는 순간 한국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당시 본회의를 하루종일 유지시켜놓고 여야 최종 합의를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본회의 의결을 진행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정 전 의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때 의결정족수(재적의원의 과반 이상 151석)를 충족했던 것은 국민의당의 협조 덕분이었는데 이번에도 바른미래당의 캐스팅보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양당에 촉구하고 있고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하지 못 하면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민주당(129석)과 한국당(112석) 간의 예산 철학 간격이 커서 합의되기 어렵기 때문에 3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것인데 양당 입장에서 의석수 손해를 본다고 판단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바로 합의해주는 것도 쉽지 않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11월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당 불참 속에 통과된 작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렇다고 한국당과 합의해서 민주당이 통과시킨다? 그것은 불가능한 얘기다. 예산에 대해서 두 당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예산 관련) 한국당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그 코스트를 너무 치러야 한다. (한국당은) 지금 정부여당의 기본 정책들을 다 부인하기 때문에 그것(그런 한국당의 요구사항)은 청와대나 정부여당이 다 못 받아들인다”고 풀어냈다. 

25일 3당은 정식으로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의 연동을 천명했고, 이후 시작된 한 주 동안 로텐더홀 피켓 시위 등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작년과 비교해봤을 때 △소위 구성이 여야 정치적 이득 계산으로 늦춰졌고 △4조원 세수결손 대책으로 인한 파행이 일어나는 등 올해 예산 정국은 이미 패이스가 늦다.  

2일 하루종일 협상을 진행했음에도 ①을 다 마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②에 들어가더라도 결국 ③의 탑다운이 예산 정국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소위에 대한 지탄으로 기획재정부 직원,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등이 밀실 회의에 배석하더라도 지역구 의원들의 “카톡 예산” 밀어넣기 관행이 차단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한 민원성 예산도 여야가 적정액을 맞춰 최종 원내대표 합의를 하는 방식으로 짬짜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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