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확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 아직까지는 가능성의 영역, 트럼프 대통령도 연내 서울 답방 이뤄져도 양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연말인 상황임에도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2일 아르헨티나 G20 일정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충분히 연내 서울 답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그 결단이라는 게 결국 △북미 고위급 회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빅 이벤트가 열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부분적 핵 리스트 신고에 버금가는 미국을 끌어당길 만한 카드를 제공할지 그 여부로 해석된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이 미국에 다시 한 번 제재 완화 또는 종전 선언이라는 인센티브를 선제적으로 내줘야 한다는 어필을 하기 위해서라도 서울 답방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외교 소식통을 인용했지만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이 어렵다는 식으로 한국 정부에 의사를 밝혔다. 그 배경에는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 또한 사라져 한국을 방문하더라도 그에 걸맞은 대가를 얻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거론됐다.

그렇다면 결코 미국이 대북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을 때 북한이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뭔가 새로운 빅딜 카드를 던질 수 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있을 여지가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금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도 밝혔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한 가지 우려를 덜었다. 북미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면 혹시라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으로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큰 사변이었듯 북한의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그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평화, 비핵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이 모든 것을 다 담은 메시지다. 물론 내용적인 면에서도 조금 더 알찬 내용이 담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답방이 이뤄진다면 의제에 대해 논의할 부분이고 우선은 그것을 떠나서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후술했다.

북한의 빅딜 카드를 예상하고 있지만 그것이 바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더라도 서울 답방 자체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 차원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지만 국내 현안이 나왔을 때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지만 국내 현안이 나왔을 때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의 전언에 따르면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 (문 대통령께서 직접 나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이고 좋아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다 이행하기를 바라고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태극기 부대’와 ‘위인맞이환영단’으로 대표되는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가장 신경 쓸 부분이 경호와 안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부분은 우리가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 그런 보장을 위해 혹시라도 교통 등 국민께 초래되는 불편이 있다면 국민께서 조금 양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김 위원장 답방을 두고 국론 분열이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답방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남북 간 평화가 이뤄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국민이 바라는 바다. 거기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고 여야가 따로 있겠는가.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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