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광원 기자]국회에서 의미있고 알찬 토론회가 열렸다. 3일 녹색문화 운동단체인 풀빛문화연대와 종로구 국회의원 정세균, 한국적제3의길(대표의원 박영선)이 공동 주최한 "송현동 숲공원화 및 발전방안 토론회"였다.

박영선 의원은 송현동 숲공원화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존과 공감토론회를 가졌다.(사진=박영선 의원실)
박영선 의원은 송현동 숲공원화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존과 공감토론회를 가졌다.(사진=박영선 의원실)

참석자의 발언도 있었지만, 솔고개라는 뜻의 송현(松峴)은 전국 여러 곳에 있는 지명이다. 따라서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경복궁 옆 송현동 숲공원화 발전 방향 토론회"가 맞다.

정세균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본회의 바쁜 일정가운데도  월요일 이른 아침 시간부터 진행된 토론회 현장에 참석할 만큼 큰 관심과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세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19대 의정활동부터 관심을 갖고 송현동을 지켜봐왔다. 법개정까지 추진하며 학교 옆 호텔을 건립하려했던 대한항공 측의 다양한 시도를 상임위와 캠페인 활동, 토론회 등을 통해서 막아냈으며, 이번 국회에서는 19년째 방치되고 있는 이 부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매입하여, 국립민속박물관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립민속박물관을 유치하는 것과 이 일대의 숲공원 조성은 병행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특히 이 공간이 "경복궁과 창덕궁을 잇고, 인사동과 미술관 등을 잇는 역사와 문화벨트의 축으로서 기능할 때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발언을 통해 이곳이 학창시절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애정을 쏟았던 장소임을 회고하였다. 서울의 역사, 문화, 생태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로서 송현동 숲공원화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특히 "들여다보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닫혀있던 이곳이 이제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존과 공감, 소통의 터로서 시민들에게 다가가야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문화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은 이 송현동의 역사적 맥락을 개관하고, 이 부지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특히 "미국 대사관에서 이 송현동 부지와 미 대사관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해왔으며, 국방부는 이 부지를 반환받아 삼성생명에 매각하였다. 그 비용의 행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해당 비용으로 다시 이 부지를 다시 매입하는 방향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내셔널트러스트 김금호 사무국장은 이 송현동 부지의 트러스트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지 소유주의 전향적 자세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또 단기적인 국면 전환보다는 장기적인 압박전략으로서 지자체와 시민들이 중심이 된 문화 운동을 통하여 송현동 숲공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 환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 박연주 부소장은 송현동 숲공원화 캠페인을 통한 시민의식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아직은 송현동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으나, 시민들의 송현동 숲공원화에 대한 희망과 의지가 매우 높음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풀빛문화연대 유영초 대표는 "공공성과 송현의 미래"라는 주제를 통해, 토론회가 "사유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그 미래를 논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송현동의 역사성, 학 교와 이웃하여 자리한 위치적 특성에 비추어 공익성, 시민성, 공개성 등이 강한 "공공적 장소"임을 주장하고, 대한항공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특히 관용과 개방, 포용의 사회공공성이 창조와 혁신성장의 발판이며, 후지숲 등의 예를 들어 문명과 기술의 발전이 더욱더 생태공공성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토론에 나선 김인호 신구대 교수는 "송현동 숲공원화는 미세먼지 등의 시대적 현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며, 본인이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생명의숲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제안하였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해서 숲공원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토지 소유자의 여건도 감안한 효율적인 운동과 정책을 제안하였다. 끝으로, 문성돈 서울시시민참여예산위원회 환경공원분과장은 전략적 지속적 접근을 위한 협의체와 문화적 활동의 모색을 제안하였다.

토론의 사회를 맡은 한국외국어대 박치완 교수는 "송현동의 공공적 가치와 방향은 대체로 희망적이며, 무엇보다도 소유주의 의지가 중요하고, 예산 등에 있어서는 대체부지와의 교환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겨울비가 내리는  월요일 이른 아침임에도 많은 토론주제의 이해당사자들인 숲해설가, 문화유산해설가들이 참여하여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부지의 호텔건립이 사실상 무산되었을 무렵, 2014년 출판계가 이곳에 "책의 전당"를 조성하자고 제안했을 때도 사유지임을 내세워 발끈 한 바도 있고, 종로구의 부지 교환 등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근혜 정부에서 학교 옆 호텔불가의 관광진흥법 등의 규제를  '암덩어리'라고 규정하면서 호텔건립의 기회가 오는 듯도 했고, 차은택 등이 관여된 것으로 보도된 한류체험공간건립 사업도 이제 멀어진 듯하다.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등 최근 수년간 추락한 기업 브랜드와 이미지 제고 등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물론, 정치권이나 지자체 등의 정책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송현동 숲공원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존과 공감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찰영을 했다.(사진=박영선 의원실)
송현동 숲공원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존과 공감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찰영을 했다.(사진=박영선 의원실)

이 토론회는 풀빛문화연대, 기독교환경연대, 불교환경연대, 천도교 한울연대 등 주로 종로구에 있는 숲과 환경 관련 단체들이 공동 주관하였으며, 한국숲재단에서 후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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