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예방 실시에도 10년 새 6.2%p 급증

겨울철 노인 폐렴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겨울철 노인 폐렴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겨울철 기온변화에 민감한 어르신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회사원 김 모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노모(79세)가 계시는 지방의 응급실에서 걸려온 전화 때문이었다. 노모가 응급실에 실려 간 원인은 감기로 인한 고열과 심한 기침 때문이었다.

노모의 검사 결과 폐렴이었다. 그런데 노모는 3년 전 보건소에서 폐렴예방접종을 마친 것이라 폐렴이라는 말에 조금은 의아심이 생겼다고 한다.

더욱이 1회 접종만으로 평생 폐렴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동네의 65세 이상 어르신들 대부분 보건소에서 폐렴예방접종을 했던 것을 기억한  김 모씨는 담당의를 찾아갔다가 그만 얼굴이 붉어졌단다. 

즉, 담당의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가까운 보건소(지소, 진료소, 보건의료원 포함)를 방문하여 ‘폐렴구균 23가 다당질백신(PPSV23)’을 1회에 한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폐렴구균 23가 다당질백신(PPSV23)’은 1회 접종만으로 100% 예방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2014년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와 대한감염학회(KSID)에서는  65세 이상 성인은 두 종류의 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한 뒤 6~12개월의 간격을 두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주요사망원인에 의한 사망확률  (자료=통계청 제공)

그런데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폐렴구균 23가’ 예방접종을 보건소를 통해 실시하는데 노인들은 폐렴 예방’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13년 5월부터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1회 무료 접종이 시행되면서 보건소에서 폐렴 예방접종을 해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노인이 적지 않다.

이는 보건소에서 배포하는 예방접종 포스터에서 ‘폐렴 1회 무료 접종으로 평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정확한 정보 전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23가’예방접종을 마친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접종 후 5년이 지나 1회 추가 접종을 하거나 병의원을 찾아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폐렴구균은 폐렴의 합병증인 패혈증과 수막염에서는 예방효과가 높지만, 폐렴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는 아직 확실치 않기 때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같은 담당의 설명에 이어 김 모 씨는 폐렴구균이 만성질환자에게는 일반인들보다 효과가 미미 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확인했다.

즉,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이 게재한 미국의사협회지에 따르면  2014년 이 백신을 접종한 만성질환자에서 항체 형성 반응이 낮게 나타났다. 

또한 국내 의학 관련서에도 만성폐질환자의 경우 건강한 성인의 65%, 당뇨병환자는 84% 수준에서 효과가 있는 반면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성인 8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한 결과 폐렴에 대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만성질환자에 대한 항체 형성 반응도 ‘13가 단백접합 백신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김 모씨는 노모의 퇴원 후 전문의와 상담에 따라 ’13가 단백접합‘추가접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1~4위는 암(21.1%), 심장질환(12.0%), 폐렴(8.9%), 뇌혈관질환(8.3%) 순으로 나타났다.

2007년 당시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2.7%에 불과했던 것이 10년 사이 6.2%p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남녀 모두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이 뇌혈관 질환보다 높았으며  65세 남자와 80세 남자의 경우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10.6%, 12.7%로 나타났다. 사망확률 1위 암의 경우에도 폐암(5.0%)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의에 따르면 폐렴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오인하기 쉬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폐렴은 심각한 합병증(패혈증, 호흡부전, 폐농양) 등 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65세 노인일수록 폐렴에 걸리기 쉽고, 폐렴에 걸릴 경우 기저질환이 더욱 악화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데 먼저 13가 백신을 접종하고 6~12개월의 간격을 두고  23가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대한감염학회에는 “65세 이상이면서 만성질환을 앓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23가 백신에 이어 13가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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