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빼고 예산안 처리 합의 “더불어한국당의 탄생일”
3당 빼고 예산안 처리 합의 “더불어한국당의 탄생일”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0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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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의 간절한 선거제도 개혁 외침 좌절, 예산안을 걸어도 안 되면 다른 최후 수단, 합의문 초안까지 갔으나 양당이 안 받아들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모든 것을 걸고 촉구했던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 동시 처리 계획이 큰 위기를 맞았다. 

6일 15시4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2019년 예산안 처리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3개 교섭단체 중 거대 양당은 바른미래당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문구 삽입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두 당만의 예산 처리 합의안을 도출했다. 

양당 원내대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성태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양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안에 대한 추인을 받기로 하고 만약 실패하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원칙을 공유했지만 결국 의총에서 추인 절차를 완료했다. 

양당은 7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에 뜻을 모았다. 

3당 원내대표들은 16시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결국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적 열망을 거부하고 기득권 동맹을 선택했다. 양당의 기득권 욕심이 정치개혁의 꿈을 짓밟고 있다. 양당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국민이 원하고 국민을 위한 개혁은 버리고 결국 기득권 동맹을 택했다”며 “기득권 동맹, 기득권 야합, 기득권 공생, 민주당과 한국당. 두 당의 본 모습”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 양당은 야합을 멈춰달라.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를 거두지 않으면 3당은 보다 강력한 투쟁으로 정치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는데 예산안을 걸고 집회·시위·농성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담판을 요구하는 등 49석(바른미래당 30석·평화당 14석·정의당 5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실력행사 수단을 동원했음에도 관철시키지 못 했기 때문에 다음 최종 카드는 안갯 속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급하게 정론관 긴급 기자회견을 찾아 양당을 강력 규탄한 3당 원내대표들. (사진=박효영 기자)

관측되는 카드로는 △삭발과 단식 △49석 의원 총 사퇴 결의 △본회의 필리버스터 △무기한 장외 투쟁 등이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다. 당장 예정된 것은 7일 10시 3당 공동 규탄 집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의총에서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3당은 전날(5일) 청와대로 가서 촉구 집회를 하려고 했지만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서한을 직접 받겠다는 연락을 받고 취소했다. 양당의 기습 합의 이후 문 대통령의 입장이 주목되는데 급하게 정론관을 찾은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기자에게 “문 대통령도 짜고 치는 것이라고 본다. 문 대통령에 대한 것을 내일 아침 추가로 논평을 해야겠다. (민주당은) 루비콘강을 건너서 빠이 빠이 했다”고 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기자와 만나 “청와대로부터 전혀 연락받은 게 없다. 이미 알고 짜고치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추인 절차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서 “선거법이 원내대표 몇 명이 합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각 당 지도부가 합의해도 국회의원들 각각 의견이 있어 충분한 공감대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사이에 정리하기 어렵다. 민주당과 한국당 둘이 합의서를 만들더라도 3당이 충분하게 나머지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거법 개정은 저희 당에서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개특위를 연장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제도가 워낙 커다란 사안이라 짧은 시일 안에 방향성만이라도 합의해주기 어렵다는 취지인데 이에 대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사실 어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3당 간사(김종민·김학용·김성식)와 위원장(심상정)이 모여서 적어도 이 정도는 합의를 할 수 있겠다고 해서 합의문 초안이 나왔었다. 3당은 그보다 더 강한 수준의 합의문을 원했고 내부적으로는 그 합의문이 유통된 다음에 이 정도 합의문 가지고 3당이 수긍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내가 어떻게든 오늘 예산안과 선거제 동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예산안 합의문과 별개로 선거제도에 대한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어놓고 막판에 깼다는 것은 이미 양당이 방향성과 대세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알고 있었으면서 의석수라는 정치적 셈법을 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양당과 함께 협상을 진행했지만 선거제도에서 만큼은 3당과 공동행동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관영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양당과 함께 협상을 진행했지만 선거제도에서 만큼은 3당과 공동행동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실제 초안의 내용을 보면 이런 거다. 

①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원칙으로 하고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확대한다. 
②의원 정수와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도농복합형 선거구 포함) 등에 대하여는 정개특위 합의에 위임한다.
③석패율제 등 지역 구도 완화를 위한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
④선거제도 관련 법안은 2019년 1월 임시 국회에서 최종 확정 의결한다. 
⑤정개특위 활동 시한(12월31일)을 연장한다.

큰 틀의 방향성에 대해서만 결정하고 데드라인을 1월로 못박은 채 구체적인 논의를 정개특위에서 한다는 것인데 김관영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책임을 맡고 있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김종민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가 회의를 한 후에 그 초안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한국당에 대해서는 “어제 합의된 정개특위 초안에 한국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도농복합형을 검토하는 것을 포함한 물론 그것은 정개특위에서 위임해서 했었다. 그렇게 해서 그 부분은 5일 오전에 거의 합의됐지만  한국당은 도농복합형 검토하는 그 문구가 빠지면 합의할 수 없다고 해서 결국 결렬됐다”고 밝혔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양당의 짜고 치는 게임을 꼬집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양당의 짜고 치는 게임을 꼬집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목에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도농복합이 들어가서 합의할 수 없다. 한국당은 그게 들어가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 그렇게 양당이 서로 짜고 치는 게임을 해서 모두 부결시켰다. ②을 보면 도농복합형으로 합의한다가 아니다. 이걸 포함해서 앞으로 정개특위에서 합의해간다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양당은 이 괄호를 핑계삼아서 선거제 합의를 비토하고 대신 예산안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연동형은 하지 않고 현재 비례대표제에서 47명을 100명 정도 늘려서 전국구가 아닌 권역별로 운용하겠다. 연동형은 싹 빠지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겠다는 말만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협상 상황과 관련 김관영 원내대표는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오락가락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동의된 입장을 이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공감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이 정도 합의문에 이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도 3당의 합의를 통해서 선거제도와 예산안이 처리되는 것을 원했기 때문에 상당히 낮은 수준의 합의문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것마저도 문서로 된 것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고 거부한 두 거대 양당에 나는 깊이 실망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따로 기자와 만나서는 “홍 원내대표는 비교적 탄력성을 가지고 접근하려고 했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당대표와 사무총장에 있다면서 그 의견에 따라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서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3당은 실제 공직선거법을 당장 성안해서) 개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틀의 선거제도 모델에 대한) 초안에 대해서 최소한 교섭단체 3개 당이 서명하면 예산안 처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그런 요구를 했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된 3개 당에게 서명을 요구했던 것이지 공직선거법과 예산안 처리를 동시에 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3당 원내대표들은 가장 강력한 어조로 더불어한국당이라고 규정한 뒤 규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이날 14시 본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3당은 예산안이 아닌 무쟁점 법안 200여건에 대한 처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보이콧 의사를 피력하지 않았었다.

장 원내대표는 “200여건의 안건에 대해 여야 합의로 각 상임위에서 올린 것이기 때문에 (3당은) 본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것을 국회 사무처에 명백하게 통보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회의가 열렸다면 아무 문제없이 법안들이 처리됐을텐데. 내일 예산안과 연계시켜서 두 거대 양당이 야합해서 동시에 처리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 정략적으로 일정을 내일로 미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오늘 아침 일찍이 이미 한국당과 야합을 끝낸 상황이었다. 공식 회의석상에서 한국당과 함께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더불어한국당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국민과 함께 규탄하겠다. 14시에 본회의가 잡혔었는데 양당은 오늘 처리할 민생법안과 예산안을 되려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음을 국민들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양당”이라고 거듭 규탄했다. 

김관영 원내대표에 따르면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 핑계를 대면서 피해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관영 원내대표에 따르면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 핑계를 대면서 피해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실제 홍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양당만의 합의 처리를 시사했었고 정동영 평화당 대표 역시 며칠 전부터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그런 정보를 사전에 듣고 “적폐 연대이자 협치 종식 선언”이라며 경고한 바 있었다. 

덧붙여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소소위에서 감액한 것의 대부분과 증액 사항에 대해 두 거대 양당의 철저한 담합에 의한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시작될 것이다. 언론인 여러분들이 그 부분에 관해서 주의 깊게 봐달라. 담합에 의해 어떻게 예산을 처리하고 비도덕적으로 하는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양당이 발표한 합의문 9개항 전문은 아래와 같다. 

1. 2019년도 예산안은 2017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2018년도 순국선열·애국지사사업 기금운용계획변경안과 함께 12월7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2. 2019년도 예산안 중 감액 규모는 취업성공패키지,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일자리 예산 및 남북협력기금의 일반회계 전입금 등을 포함하여 총 5조원 이상으로 한다.
3. 고용보험의 구직급여 지급수준 상향(평균임금의 50%→60%) 및 지급기간 연장(90일∼240일→120일∼270일) 등 보장성 강화 방안은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해 2019년도 7월부터 시행한다.
4. 2019년도 국가직 공무원은 필수인력인 의경 대체 경찰인력 및 집배원의 정규직 전환 등을 제외한 정부의 증원 요구 인력 중 3000명을 감축한다.
5. 아동수당은 2019년도 1월부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만 0세에서 만 5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2019년도 9월부터는 지급대상을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최대 생후 84개월)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연구용역 등을 통해 아동수당의 확대 및 출산장려금, 난임치료 확대 등 출산 지원제도의 획기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한다.
6.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여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개정을 통해 이장·통장 활동수당을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확대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하여 2019년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확대 조정한다.
7. 지방소비세는 지방의 자주 재원 확충을 위해 현행 부가가치세의 11%에서 15%로 인상한다.
8. 근로장려세제(EITC)는 정부안을 유지하되, 2018년 9월 13일에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른 종합부동산세는 조정대상지역 내외 2주택에 대한 세부담 상한을 200%로 완화하고, 1세대 1주택자의 보유기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5년 이상 보유시 50%로 상향(연령에 대한 세액공제율과 합하여 최대 70% 한도)하는 방안을 반영하여 세입예산 부수법안과 함께 처리한다.
9. 정부는 2019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추진된 지방재정분권에 따른 지방소비세 인상, 유류세 인하 등으로 발생한 국채 발행 규모를 고려하여, 금년 내에 국채 4조원을 조기에 상환하고, 동시에 2019년도 국채발행 한도는 정부 예산안보다 1조8000억원만 추가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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