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불수능 후폭풍에 입시학원 대목, "언제는 입시전략싸움 없었나..."
[기획취재] 불수능 후폭풍에 입시학원 대목, "언제는 입시전략싸움 없었나..."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8.12.10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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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현지 기자)
본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2019학년도 수능 후폭풍에 사교육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올 국어가 역대급 불수능으로 해석되면서 강남을 비롯한 강북의 일부 학원들이 국어 특강 마케팅에 바짝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국어 난도 출제에 국어학원 문전성시

지난 8일 강남의 유명 국어학원 앞에는 예비 수험생 학부모들이 겨울방학 수능특강 접수창구에 몰려 장사진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에도 밤새 줄이 줄어들지 않자 학원측은 긴급하게 번호표를 나눠주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이거는 솔직히 사교육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수능이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니, 특히 첫 교시 시험인 국어가 이렇게 어려워지면 거기에서부터 애들이 정신을 잃어 나머지 시험을 망칠게 빤하잖아요.

그래서 올 재수생이 늘어날 거라고 걱정인데 미리 선행학습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불안감에 나왔어요, 하루라도 빨리 준비를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겨울방학 입시특강에 등록하려고요.”

이날 학원 앞 긴 줄에서 만나 B 씨의 말이었다. 현재 아이가 고 2학년인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아니냐며 올 불수능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B 씨는 안양이 거주지라고 했다. 이 같은 풍경은 목동의 학원가도 다르지 않았다. 

학원가, "교사도 풀지 못한 수능문제 갈수록 어려워질 터...입시전문가의 전략이 필요해“

그동안의 누적된 수능 문제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 게 사실이잖아요. 학생들 실력도 엄청 늘었고요. 그러니 수능 문제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알다시피 올 국어 경우는 교사도 못 푸는 난도의 문제(국어 31번 문항)가 나왔잖아요.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그 바람에 학생들이 정신을 잃어 나머지 시험을 망쳤다고 아우성이고요. 그런데 그 정도의 변별력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이 출제의 현실이에요. 그동안 나올 문제는 다 나왔으니까요. 아이들은 고사장에 들어가기 전 그동안 누적된 수능 문제를 수없이 풀어 대비한 상태라 그것을 뛰어 넘는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요”

목동에서 만난 모 입시학원의 K 원장은 올 불수능에 이어 앞으로도 수능이 어렵게 출제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의 수능 난도를 예측했다. 그런 그의 상담실은 상담 예약한 학부모들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었다. 이곳 학원도 마찬가지로 중 3학년과 고 1,2학년을 대상으로 윈터스쿨 접수 중이었다. 

“아이들 상위급 빼고는 혼자서 공부 안 해요. 공부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수두룩해요. 그러니 자신의 목표가 뭔지 입시에 뭘 준비를 해야 하는 건지 아무것도 몰라요. 

그저 부모님들이 시키는 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거죠. 그런 아이들 배경지식도 약해요. 사고능력도 떨어지고 개념파악도 어렵고 언어수준도 부족해요. 그렇지만 일단 학원에 오면 아이들이 달라지죠. 공부를 하지 않고는 안 되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니까요.

솔직히 지금 고 2학년들은 책을 많이 읽고 배경지식을 쌓고 이럴 시간은 없어요. 무조건 문제를 풀어야 만 돼요. 많이 풀다보면 답이 기계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공부도 전략이에요.

더욱이 수능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그것에 맞게 전략을 짜 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에요. 그 같은 전략은 오랜 경력의 우리 같은 입시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힘들어요.”

공부도 전략이라며 오래 누적된 경험과 이 학원만의 숨은 노하우로 수능 대비 겨울프로그램을 진행 예정이라는 K 원장의 벽면에는 각 대학의 입시전형에 맞춘 이 학원의 입시전략이 빼곡하게 붙어 학부모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물론 그런 중에도 상담실의 예약 전화는 빗발쳤다. 

이 학원의 모집요강에 따르면 현재 중 3학년생과 고 1,2학년을 대상으로 12월 31일~1월 30일까지 4,5주 기간인 인터스쿨의 교육비는149만원이었다. 상당히 비싼 교육비라는 생각인데 학원측은 조기마감을 예고했다. 학원 등록하려는 학생은 성적증빙자료를 제출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특히 지방에서 올라오는 기숙형학생의 경우는 학원 제휴 숙박업소에 숙박을 해야 하며 식사는 가능한 학원과 계약된 식당을 이용하는 등록학생들을 관리에 세밀한 부분까지 제시했다. 

이처럼 내년 수능을 대비한 움직임은 이곳만이 아닌 입시전문의 S 학원도 마찬가지였다.  예비 고1·2·3 재학생 대상의 `2019 윈터스쿨`과 재수생을 대상으로 `2020 재수선행반`등 이미 모집 완료가 된 상태였다. 

올 불수능에 재수생이 많아질까, 불안한 예비 학부모들 입시학원으로 몰려 

같은 지역의 A 학원도 유명 입시전문가를 초청 '2019학년도 대입 정시 지원전략 설명회' 개최에 이어 예비 수험생 겨울특강 등록 중이었다. 

이날 목동의 학부모 L 씨는 “올해 불수능에 재수생이 많아질 것 같아 그것이 가장 불안하다” 며 “아무래도 재수생들이 많으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기 때문에 미리 내년 지원전략을 알아두고 그것에 맞게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설명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L 씨는 “그동안 아이 국어 1등급에 걱정은 안했는데 실전에서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상당히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는 겨울특강을 시작으로 학교와 학원 두곳에서 수능 준비를 할 생각인데 솔직히 학원비가 부담은 된다고 했다. 

이처럼 올 불수능 여파는 유명 입시학원 뿐만이 아닌 아파트 내의 공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가양동의 한 아파트 내에서 초중등부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J 씨는 “수능 끝나고 학부모의 문의전화가 급속하게 늘었다.”며 “특히 국어 관심이 평소와 달리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J 씨는 “그동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수학 영어에 비해 국어 과목이 수업 비중이 약했는데 이번 수능 끝나고 어머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국어 수업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말했다.

만점자 9명이나 나온 올 수능 정말 불수능인가... 언론 보도 자제 필요

하지만 한 편에서는 수능 끝나자 많은 언론들이 일제히 ‘불수능 비판’ 기사들을 쏟아냈다며 이를 지적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이 중 플루토미디어 예병일 대표는 미디어 회보를 통해 “올해 입시가 정말 ‘불수능’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이번 수능의 만점자는 9명이다.

시험의 난이도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만점자가 수 십 명, 수 백 명씩 나와야 정상인 건 아니다. 오히려 시험은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 게 적정 난이도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실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4수능부터 1998수능까지는 만점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1999수능에서 처음으로 만점자가 1명 나왔고, 2000수능도 1명이었다. 2001수능은 66명으로 대표적인 ‘물수능의 해’로 기록됐지만, 2002~2007수능은 다시 0명이었다.

이후 2009~2018수능 10년 동안은 0명~33명 사이였다. 만점자가 7명 나온 올해가 정말 ‘비난 받아야 마땅한 불수능’인가”라고 불수능을 쏟아낸 언론과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불수능 쏟아낸 언론에 편승한 사교육시장 예비수험생 불안감 조성

또한 전주의 K 교사는 “올 수능이 불수능이라 입시전략에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여기에 편승한 사교육시장이 혼란을 부추기는데 언제는 입시에 눈치싸움이 없었던가. 중·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눈치싸움’은 매년 있어왔다.

물수능이면 물수능대로 눈치전략이 필요했다. 그리고 올 국어 출제가 역대급 난도라고들 하는데 31번 문항 말고는 예측할 수 있는 문항들이었다. 

그런데 국어 점수가 전년과 비교해 9점이나 하락한 것은 31번 문항에 아이들이 멘붕 상태가 되다보니 여타 문항들을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아이들이 그날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데 그런 훈련이 안 되다 보니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수능이라는 아우성에 언론까지 나서  학교는 믿을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사교육시장이 대목을 맞는 것 아니겠냐”며 지적했다. 

이어 K 교사는 “이번 입시전략도 전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난도가 높아지면서 수시 수능 최저기준 미달 탈락이 늘 확률이 커졌으니 올해 재수를 택하는 수험생들이 전년에 비해 많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고 모두 함께 망친 시험 소신있게 지원..."

2019년 수능을 치른 한 학생은 이번 수능 끝나고 평소 2등급이었던 국어가 5등급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진짜 죽고 싶은 맘이었는데 어차피 모든 수험생이 함께 망친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고 룰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소신 있게 지원하려고요.” 

한편, 올 국어 영역 표준점수는 150점으로 지난해 134점보다 16점이 올랐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등급 구분 표준점수도 132점으로 지난해 134점에서 2점 낮아졌다. 국어 1등급 비율도 4.68%(2만4723명)로 줄었다. 

영어는 90점 이상인 1등급이 5.30%(2만7942명)로 그쳤다. 지난해 1등급 10.03%(5만2983명)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90점 미만 80점 이상인 2등급은 7만5565명으로 14.34%였다. 2등급도 지난해 19.65%(10만3756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등급 구분 표준점수도 가형과 나형 각각 126점, 130점으로 나타났다. 또 1등급 비율은 가형 6.33%(1만675명), 나형 5.98%(2만368명)로 전년도와 비교, 난도가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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