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 도대체 뭐가 맞는가?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 도대체 뭐가 맞는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1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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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의 지지부진함으로 북한에 줄 선물이 없어서 못 오는가, 연내 답방 이벤트를 통해 국내 정치적 위기 돌파 의도, 2차 북미 회담을 준비하고 코치받아야, 자리를 깔아주는 의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9일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고 알렸다.

같은 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내고 “정부는 서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해 왔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실이 없고 서울 방문은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돼야 하는 만큼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이행 의지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대로 올해 안에 서울로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국내외 언론에서 연일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 분석 기사들을 쏟아내다 보니 청와대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청와대의 메시지는 되려 북측에 간곡한 연내 답방 요청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길윤형 한겨레 국제뉴스팀장은 10일 아침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재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청와대는 엄청 세게 재촉하는 것임을 알고도 저런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애매한 상황에서 답방하는 게 북에게도 남에게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입장을 바꿔서 북의 최고 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것인데 그에 맞는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할 필요가 없다. 그에 맞는 성과란 제재 완화다. 지난 9월 시점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였고 그 전제 아래 연내 답방이 잠정 합의됐을 것이다. 그런데 북미 대화가 멈춰 있다. 그렇다면 답방 일정도 그에 맞게 미뤄지는 게 자연스런 흐름”이라며 청와대의 성급한 속내를 지적했다. 

현재 북미 대화 분위기를 봤을 때 지지부진해 보이는데 청와대가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고 역설적으로 부정적 메시지를 “쏟아내며 엄청 쫀다”는 것이다. 

길 팀장은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카드를 국내적인 곤경을 뚫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로 사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당해도 어쩔 수 없다”고 고언했다.

같은 날 김계동 건국대 초빙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맞아서 정상 회담을 하는 것과 자신이 방문해서 정상 회담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대개 방문하는 쪽은 의도와 목적이 있고 거기에 대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성과없는 방남을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을 기대하기 보다는 무슨 성과를 안겨줄 수 있을지를 궁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한 회의론이 일자 청와대도 이를 시인하는 분위기다. 

10일 YTN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올해 안에 답방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연내 답방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북측에서 연내 답방 불가 통보를 보내온 것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역사상 최초로 북한 최고 지도자의 대한민국 수도 방문이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역사상 최초로 북한 최고 지도자의 대한민국 수도 방문이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물론 반론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9일 방송된 딴지방송국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본다”며 “(북한이 서울 답방 요청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북한은 스타일이 그런다. 1호 행사 관련해서는 사전에 동선이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는 걸 넘어 두려워 한다. 저쪽에서 발표하기 직전까지 우리가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평소 어법으로 봐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한 걸 보면 이제 날짜만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걸로 나는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이미 정 전 장관은 18일을 예상 답방일(17일은 부친 故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기일이고 21일부터는 열흘 동안 신년 국가 계획 발표 준비 기간)로 점쳐놓은 바 있는데 김 위원장 입장에서 서울 답방을 최대한 빨리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실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이 전하는 인센티브를 직접 청취할 기회 △명분면에서 서울 답방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 등 2가지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일 해외 일정을 수행 중이던 전용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 메시지를 전해달라.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이고 좋아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다 이행하기를 바라고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며 발언했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캡처사진=딴지방송국)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한테 문 대통령이 들은 게 있는데 그것은 극히 일부만 언론에 공개됐다. 물론 (미국이) 앤드류 김(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3일) 서울로 급히 보내서 판문점에서 북한 측을 만나게 했는데. 북한 사람들이 격을 굉장히 따진다. 자기네는 장관보다 더 높은 부총리급이라고 생각하는데 CIA 사람이지만 차관보도 안 되고 부차관보도 안 된 사람을 1대 1로 만난다고 하는데 그건 있을 수 없다. 김영철(통일전선부장)의 부하 김성혜(통일전선부 실장)”라고 주장했다.

이어 “앤드류 김과 김성혜가 만나서 그 얘기를 충분히 하지 못 했다. 앤드류 김도 폼페이오(국무장관)한테 들은 걸 가지고 얘기한다. 두 사람 세 사람 건너서 말하면 딴 얘기일 수 있다”며 “문 대통령한테 와서 구체적인 설명을 들으라는 얘기다. 내년 1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해야만 제재 완화를 시키든지 북미 수교와 관련해서 낙관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든지 그럴 것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논리로 뭘 잘 해줄 수 있다고 하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또 하나는 “명분면에서 와야 한다”며 “서울에 온다고 약속한 것은 9.19 정상회담에서 온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한국 보수 측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가. 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하는 걸 부하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가겠다고 하는 것을 안 온다고 하면 앞으로 김 위원장이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일어나면 북미 정상회담 에서도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에 와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전략을 짜야 자기가 바라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지 문 대통령으로부터 코치를 받아야 한다. 그걸 이용해서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설득해야 한다. 너무 세게 버티지 마라. 중국도 미국이 세게 밀어붙이니까 적절하게 요구를 들어주는 그런 식인데 미국이란 나라가 보통이 아니”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 전 장관은 “자꾸 기자들이 (김 위원장이) 오면은 우리가 선물을 줘야 한다고 하는데 왜 우리가 선물을 주는가. 자리를 깔아줬는데”라며 일각에서 북미 대화 답보 상태로 인해 인센티브 미제공으로 서울 답방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존 볼턴 보좌관이 최근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무엇보다 최근 대북 초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은 7일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성과”라며 “성과를 거두면 경제 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그동안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메시지를 던졌다.

물론 “쟁점은 북한의 말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수 십년 동안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실질적인 비핵화 이행을 단서로 달았다. 

다만 볼턴 보좌관이 그동안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PVID(영구적인)의 상징으로서 북한에게 털끝만큼도 선제적 보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초강경파였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러한 메시지 자체가 상당히 전향적이다. 

청와대는 이미 연내 서울 답방을 위한 경호와 보안 문제를 비롯 여러 사전 점검을 진행한 상태이고 외부적으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자꾸 던지고 있는데 과연 김 위원장이 2018년 내에 서울에 오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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